광고계에 부는 ‘막장 바람’
광고계에 부는 ‘막장 바람’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9.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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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시월드 콘셉트 차용…채널 다양화, 광고 형식·소재도 다변화

[더피알=조성미 기자] 요즘 광고계에 난 데 없는 ‘막장’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TV를 중심으로 한 영상 광고의 경우 정제되고 다듬어진 모습이었다면, 최근에는 유튜브를 비롯한 광고 채널 다양화로 형식과 소재의 틀을 깬 광고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황당한 웃음을 주는 ‘병맛’의 B급 코드나 좀 더 과감해진 섹시 코드 등 다양한 콘셉트의 광고가 등장하는 가운데, 특히 시청자들이 욕을 하면서 보게 된다는 매력을 지닌 ‘막장’ 코드가 광고계에 속속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불륜이나 시월드 등의 상황을 광고에 차용,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 최근 광고계에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을 바이럴 광고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방에다린, 베나치오, 쿠차, 양반김의 광고화면 캡처.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 광고는 불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한 남자와 두 여자 사이의 살벌한(?) 기운을 담았다. 서로 뺨을 때리고 맞는 모습과 남자의 사무실에 찾아온 여자가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냐고 소리치며 울분을 토하는 장면 등이 그것.

마치 막장 드라마의 장면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광고는 롯데칠성음료의 생활비법차 ‘한방에다린’의 바이럴 광고 영상이다. ‘한방이 필요한 당신께 한방을 권합니다’를 콘셉트로 아침드라마나 일일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상황과 감정을 고조시키는 음악을 배경으로, 마무리는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처럼 정지화면에 제작지원 자막을 넣어 진짜 막장 드라마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회사측은 “콘셉트로 아침 막장 드라마 속 장면 등을 코믹하게 패러디 해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제작했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한방차지만 유머 코드를 반영한 바이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제품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맞고 때리고 싸우고 욕하고…드라마야 광고야?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활용되는 시월드를 다룬 광고도 있다. 동아제약의 소화제 ‘베나치오’는 얼마 전 종용한 KBS2 <사랑과 전쟁>의 출연자들과 함께 위장의 운동을 방해하는 신경질 나는 상황을 그린 ‘소화와 전쟁’을 선보였다.

하루 종일 고생하며 차린 음식을 타박하는 시어머니와 아끼는 핸드백을 말도 없이 가지고 나가 흠집을 내온 시누이, 그리고 여자 동창 사이에서 남편과 자식 자랑의 신경전을 통해 소화가 안될 정도로 가슴 답답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리고 상상으로나마 마음속에 담긴 말을 토해내는 것으로 보는 이들의 꽉 막힌 속을 뚫어준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절대 강자가 자리하고 있는 마시는 소화제 시장에서 과식, 소화불량을 이야기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신경성 소화불량이 많은 30~40대 여성을 타깃으로 콘셉트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소 부정적일 수 있는 막장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약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수위 조절에 성공, 재미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한 몫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동원F&B의 양반김은 조금 다른 형태의 막장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tvN <SNL코리아-극한직업> 코너에서 험난한 매니저의 생활을 연기하고 있는 유병재와 개그맨 장동민이 스타로 등장해 거친 모습을 광고 속에 그대로 담았다.

광고 촬영장에서 스타와 매니저를 콘셉트로 꾸며진 이 광고는 장동민이 촬영 현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매니저 유병재에게 풀며 ‘삐~’ 처리된 욕설을 던지고, 월급을 김으로 주는 등의 횡포(?)를 부린다. 또 이에 소심하게 반항하던 유병재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모습으로 SNL코리아에서 선보이던 막장유머 코드를 사용했다.

이외에도 모바일 핫딜쇼핑 포털 ‘쿠차’는 모델 신동엽이 계속해서 뺨을 맞는 모습과 ‘싸다구’라는 카피를 담은 자극적인 광고로 브랜드 인지도에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광고도 라이브 상황 즐긴다

이처럼 광고계에 막장 코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베나치오의 ‘소화와 전쟁’을 제작한 에이엘커뮤니케이션즈 임경미 대표는 “광고 막장 소재가 활용되는 것은 단순히 자극적인 요소로 눈길을 끌려는 것이라기보다, 제품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찾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형식을 차용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광고가 제품에 대한 짜인 교육이었다면, 유튜브와 모바일 등의 성장으로 미디어가 다변화되면서 이제는 광고도 라이브한 상황에서 즐기기를 원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성향이 바뀜에 따라 다양한 형식의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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