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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생태계 오염시키는 ‘파워블로거지’
블로그 생태계 오염시키는 ‘파워블로거지’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9.1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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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어선 상업성, ‘블로거 횡포’로 이어져

[더피알=조성미 기자] 화장품을 구매하기 전, 맛있는 집을 찾을 때, 여행 계획을 세우며 여러 상황에서 온라인 정보에 많은 부분을 의지한다. 특히나 나보다 먼저 경험한 이들이 자신의 체험을 사진과 함께 보기 좋게 정리해둔 블로그도 주요한 정보원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람 모이는 곳에 장사꾼 모인다는 말처럼, 블로그가 영향력을 발휘할수록 이를 통해 정도를 넘어선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블로그를 통해 구걸을 한다는 ‘파워블로거지’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요즘 온라인상에선 ‘파워블로거지’들의 사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파워블로거지는 영향력 있는 블로거를 말하는 ‘파워블로거’와 ‘거지’의 합성어로, 블로그를 통한 홍보를 이용해 공짜 음식이나 서비스 등을 요구하는 이들을 말하는 신조어이다.

얼마 전 자신이 전주의 맛집들을 소개하는 블로거인데 고기 뷔페에서 고기 5점을 먹고 1만4000원의 제 값을 모두 지불했다며, 고기집 주인이 ‘야박하다’는 글을 포스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그의 말에 공감하기보다는 질타의 말을 전했고, 이에 화가 난 블로거는 이윽고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단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나서 또 다시 누리꾼들의 빈축을 사는 일이 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방송인 홍석천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블로그 홍보를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제안을 거절했더니, 이후 가게에 대한 나쁜 평가가 이어졌다는 ‘블로거 횡포’를 경험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뿌리칠 수 없는 유혹, 상업 포스팅

파워블로거지 세태는 블로그의 성장 과정에서 블로그를 홍보의 수단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이들의 잘못된 만남에서 기인한다.

본래 블로그는 정보를 매개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조종완 KPR 온라인PR 컨설턴트는 “블로그는 정보를 통해 소통하는 개념이고 이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힘, 즉 영향력을 갖는 형태의 생태계”라고 설명한다.

정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게시물이 쌓이고 방문자 수가 늘어나며 블로그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영향력을 얻게 되면 이내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라는 곳에서 솔깃한 제안들이 전해오기 시작한다.

한 평범한 직장인은 자신의 일상을 담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하며 평소 관심이 많았던 화장품에 대한 글을 작성했다. 이런저런 제품을 사용하며 느낀 것들을 정리한 글들이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오르는 일들이 잦아지자 여러 업체로부터 메일을 받게 됐다.

화장품을 줄 테니 포스팅을 해달라는 가벼운 제안에서부터 글이 검색 결과 상위 다섯 번째 안에 들 경우 일정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거래’, 블로그를 통해 공동구매를 하자는 영업 제안까지 수많은 의뢰가 쏟아졌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포스팅에 들어갈 사진부터 제목과 키워드까지 세부 형식까지 정해주면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광고를 확산시키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 블로거는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글은 수정을 수차례 요구하기도 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만큼 블로거를 철저히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다”면서 “하지만 블로그가 저품질(상업적 포스팅이 많다고 판단된 경우 포털에 의해 블로그 글이 검색 후순위로 밀려나는 일)에 걸리면 철저히 외면당하는 것이 이 시장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 진짜 맛집 관련 포스팅을 찾을 수 있다는 키워드 ‘강남 맛집 오빠’로 검색했으나, 이미 광고 포스팅으로 점령당했다. (사진출처 :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화면 캡처)

기승전‘광고’ 지친다

상업적 블로그의 문제가 불거진 것은 비단 요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요리와 관련된 글을 중심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던 한 주부가 식재료 손질에 사용한 세척기를 블로그를 통해 수차례 소개하고 공동구매를 진행, 수억원대의 수수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게다가 블로그에 소개된 글이 허위이고 이 세척기를 통해 건강이 악화되는 이들도 속속 등장했다. 그런데도 해당 블로거는 수수료만 돌려주겠다며 업체에 책임을 물으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고, 이후 파워블로거의 상업행위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블로거가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도 문제가 됐지만, 공동구매라는 명목을 내세워 청약철회권 등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거나,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등의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블로그 관련 칼럼을 쓰고 있는 한 파워블로거는 “블로그는 정보와 전문성을 통해 영향력을 가지기도 하지만,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매체로 글을 보면서 블로거와 친밀감과 신뢰를 형성해간다”며 “그런데 이렇게 상업적으로 이용된 것을 알고 난 후에는 배신감을 느끼는 문제까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한 광고글로 몸살을 앓자 한 때 누리꾼 사이에서는 음식점들의 광고글을 피해 맛집을 검색하는 ‘꼼수’가 회자됐다. 일반적으로 음식점을 검색하는 ‘지역+맛집’ 키워드 뒤에 ‘오빠’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는 경우 사람들이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를 제목에 배치하고 태그로 활용한다. 하지만 실제 맛집에 다녀온 사람들 중 포스팅을 하는 경우는 주로 ‘오빠’와의 데이트를 기록하는 일이 많다며 오빠를 검색 키워드에 넣는 것이 광고글이 아닌 진짜 맛집을 찾는 비법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며, 이제는 ‘지역+맛집+오빠’로 검색해도 대부분 광고성 포스팅이 검색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상업블로그로부터 탈출 선언

이에 따라 상업적 블로그가 넘쳐나는 폐해를 막기 위해 포털의 파워블로그, 우수블로그 기준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한편, 자체적으로 블로그를 평가하는 툴들도 개발되고 있다.

한 예로 컴퓨터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한 블로거는 수능성적표처럼 블로그 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툴을 만들어 ‘전국연합블로그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양질의 블로그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어 일반 방문자들에게 좀 더 많이 노출되고 알려지길 원한다는 ‘블로그차트’의 경우 760여만개의 블로그를 대상으로 순위 정보를 제공한다. 전체 순위는 물론 관심 있는 분야를 좀 더 세분화해 볼 수 있는 테마차트를 통해 순수한 블로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상업적 블로그에 지친 이들이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스타들의 블로그로 점차 발걸음을 옮기는 추세다. 사진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이효리와 레인보우의 지숙이 운영하는 블로그. (사진출처 : 각 블로그 화면 캡처)

여기에 상업적 블로그에 지친 이들이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스타들의 블로그로 점차 발걸음을 옮기는 추세다. 언제나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의 꾸미지 않은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을 받으며 최근 연예인 블로그 붐이 일고 있는 것.

연예인 블로그 열풍의 한 가운데는 가수 이효리가 있다. ‘소길댁’이라는 닉네임으로 지난 5월 27일 개설된 이효리의 블로그는 약 3개월 만에 1000만명이 다녀간 인기 블로그가 됐다. ‘이효리’라는 스타가 갖는 명성 덕에 그가 블로그 글을 올리는 날에는 인터넷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오르는 것은 물론, 포스팅에서 언급한 장소나 제품, 먹거리 등도 함께 큰 관심을 끈다.

최근엔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지숙의 블로그도 인기 블로그로 떠오르고 있다. ‘쑥스러운 쑥로그’라는 이름의 해당 블로그는 다방면에서 전문가 수준의 포스팅으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20대 여성들이 관심을 갖는 뷰티에서부터 IT, 피규어 등 성인 남성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수준급 요리 솜씨 및 손글씨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채워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박지윤 전 KBS 아나운서, 방송인 김나영, 가수 아이비, 방송인 정준영 등 여러 스타들이 SNS를 통해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연예인의 블로그를 조심스럽게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연예인들이 쉽게 스타블로거가 되면서 그동안 열심히 블로그를 운영해온 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고, 연예인 스스로는 너무 보여주기에 매달려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며 “이를 보는 대중들 입장에서는 그들의 생활을 엿본다고 하지만, 연출된 모습이라는 것을 느낄 때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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