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11 18:19 (수)
점잔 말고 파격 택한 ‘개불알’ 캠페인, 通했나?
점잔 말고 파격 택한 ‘개불알’ 캠페인, 通했나?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4.09.11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광고로는 이례적 모험…“산림보호 절박성 나타내”

[더피알=김찬석] 최근 버스, 지하철, 도심 옥외 전광판에서 “개불알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이 광고 문구는 산림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林)자 사랑해 캠페인’ 내용이다. (관련기사: ‘개불알’ 영상 “민망한 그거 아닙니다~”) 일부 온라인상에선 ‘파격성’을 두고 정부집행 공익광고로서의 적절함을 따질 정도이니 주목 효과를 한 몫 보면서 캠페인을 시작한 셈이다. 앞뒤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민망한 표현이나, 그 사정을 알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 영상에 등장하는 산림청 옥외광고 이미지. 실제로는 '개불알 지켜주세요'라는 문구로만 집행한다.

외떡잎식물에 속하는 개불알꽃은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 산기슭의 풀밭에서 자란다. 짧은 뿌리줄기를 옆으로 뻗고,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며 털이 나는 높이 25∼40cm의 개불알은 5∼7월 길이 4∼6cm의 붉은 자줏빛 꽃이 줄기 끝에 1개씩 핀다. 포는 잎 모양이며 길이 7∼10cm이다.

복주머니란이라 불릴 정도로 무언가를 감싸고 보듬는 듯한 이미지를 가진 개불알꽃을 소재로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산림청 대변인실 담당자는 “최근 자연휴양림과 캠핑 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숲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지만, 그 부작용으로 매년 축구장 890여개 면적의 산림이 훼손되고, 이젠 희귀식물 불법채취 사례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림보호의 절박성을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제한된 예산으로 국민들에게 산림보호를 보다 강력하게 알리기 위해서 다소 모험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모든 정보를 인식하려 하지 않으며, 자신의 심리 안에서 처리 가능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하거나 그걸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높다. 인지적 구두쇠 이론이다.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은 더 그렇다. 그래서 수많은 마케터들은 이 ‘인지적 구두쇠’들의 마음을 뺏기 위해 차별화된 메시지와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시도해 왔다. 

‘인지적 구두쇠’ 마음을 빼앗아라

요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놀이처럼 유행하고 있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도 유사한 캠페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위축성 측색 경화증에 대한 사회관심을 환기하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이 캠페인은 사람들이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이슈를 창출했다. 애초 취지는 차가운 얼음물을 통해 루게릭병을 일시 체험하자는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그 행동자체에 더 열광했다.(관련기사: 홍보·마케팅계도 ‘얼음물 샤워’ 러시)

한국의 산림보호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산림정책과 국민 간의 끊임없는 소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본다. ‘자연보호’, ‘숲에온(on)’ 등의 소통 메시지에 이은 ‘개불알’로 표현되는 이번 ‘임(林)자 사랑해’ 캠페인은 하나 같이 산림보호라는 절박성을 담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변화하는 국민 정서와 사회 환경에 따라 소구하는 메시지 표현의 방법뿐이다. 

정부 광고에서 다소 자극적인 메시지 표현을 쓰는 것이 적합한 것이냐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산림보호 정책에 대한 국민 주목도를 올려서 산림보호의 수준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보다 많은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데 이전과 다른 참신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아닐까 싶다.

또한 산림청의 이번 캠페인에 부동산개발협회 등 10개 민간단체와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산림보호’라는 오래된 주제를 산림청이 ‘개불알꽃’이라는 상징을 통해 국민과 새롭게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