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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생의 가을’은 온다[문화나들이] 뮤지컬 <락시터>
승인 2014.09.12  13:53:01
강미혜 기자  |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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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피알=강미혜 기자] 낚시는 홀로 즐길 줄 아는 ‘고수’들이 주로 찾는 여가활동이다. 그래서 취미가 낚시인 남자는 만나지 말란 말도 있다. 낚시 특유의 손맛에 빠지면 그 재미에서 헤어나기 힘든 ‘중증’이 되기 쉽고, 곁에서 낚싯대 입질을 기다리며 물아일체(?)의 기나긴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런데 홀로 있을 낚시터가 시끌벅적한 것이 웬만한 장터 못지않다. 뮤지컬 <락시터> 속 낚시터가 그렇다. 락(樂)과 락(rock)을 말하려는 걸까. 시종일관 배꼽을 잡게 만들더니 어느덧 진한 인생 이야기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락시터는 한적한 낚시터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어깨가 무거운 30대 ‘가제복’과 마음만은 늘 청춘인 60대 ‘오범하’가 그들.

일상에 찌들려 피곤한 가제복은 조용히 앉아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데, 어지간히 눈치 없는 ‘노인네’가 자꾸만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낚시터에는 요금 징수원과 판매상, 불륜남녀, 노부부, 경찰 등 독특한 캐릭터의 사람들이 오며간다.

사사건건 맞부딪치는 두 사람의 대화는 흡사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갈등의 축소판과도 같다. ‘요즘 사람들은 세상 좋은 줄 모르고 약해빠졌다’는 어르신들의 말에 ‘지금이 어느 땐데 고리짝 시대 얘기를 늘어놓느냐’고 반문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 그들 주변으로 스쳐가는 여러 인물은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다. 낚시터라는 가장 정적인 공간에서 수없이 벌어지는 동적인 사연들이 나의 가족, 나의 친구, 그리고 나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담담히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가을’은 온다는 사실을.

   

등장하는 인물은 십수명이지만 무대에 오르는 배우는 4명에 불과하다. 두 남자배우가 힘 있게 끌고 가고, 나머지 두 명의 남녀배우가 전혀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며 무대를 꽉 채운다. 그런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하다. 다년간 대학로 주요 공연에서 활약해 온 내공으로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미묘한 상황마저도 낄낄거리게 만든다.

관객과의 진한 스킨십도 빼놓을 수 없는 락시터의 매력. 관객에게 진짜 라면을 끓이게 하는 등 곳곳에서 황당 시추에이션으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한다.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혹은 스승과 제자 등 세대 차이는 나더라도 서로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가을의 문턱에서 유쾌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희망을 느껴보시길. 9월 4일부터 9월 30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4관, 4만원.

  배우 인터뷰  박태성·김아영

“무색무취하게 흠뻑 빠져” 

   

뮤지컬 락시터의 매력을 꼽는다면.
박태성
일단 보는 재미가 많아요. 멀티역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다재다능한 역량으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라도 공감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락시터의 매력 중 하나고요. 이번 작품은 2009년 초연 당시 출연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올라서는 무대인데요, 20대에서 30대로 변한 만큼 마음가짐이나 배역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깊어진 듯해서 개인적인 기대감도 큽니다.
김아영 락시터는 코미디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어요.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죠. 세대 간 소통이라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위트 있게 풀어냅니다. 그렇다고 절대 유치하지도 않아요. 감히 코미디 뮤지컬로는 최고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나요?
김아영 2~3년 전 이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땐 1인 10역의 멀티녀를 10가지 색깔로 표현하기 위해 애썼어요. 사투리도 전라도, 경상도를 다 썼고 배역에 따라 말투도 각기 다 다르게 했죠. 그런데 다시 작품을 하게 된 지금은 역할을 다르게 보여주는 것보다 상황 속에 녹아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어차피 관객들도 같은 사람이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을 다 아시잖아요. 방금 전 역할과 반드시 달라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서 벗어나, 전체 드라마를 더 살리는 쪽으로 힘을 싣고 있습니다.
박태성 굳이 뭘 하려고 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아요. 30대의 가제복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인물상이니까요. 무취무색하게, 작품 속에 잘 묻어가는 게 포인트?

뒤에서 연습하시는 걸 지켜봤는데 연기들을 참 잘 하시더라고요.
박태성 배우들 합(合)이 좋아요. 몇 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고 사이 늙어서들 그런지 체력도 달린 듯하고 느낌은 달라졌는데… 연륜이 생겨서 그런지 서로 더 잘 맞는 것 같아요.(웃음)
김아영 다 같이 나이 들어 힘은 좀 빠졌을지언정 세대 간 소통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는 데에는 더 적합한 틀을 갖추게 된 것일 수도.(웃음)

가제복이 중간에 눈물 흘리는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박태성 (몸 어딘가를 가리키며) 4번 트랙을 누르면 그대로 눈물 샘 방출입니다.(웃음) 치매 걸린 어머니와 통화하는 장면이잖아요. 엄마라는 단어는 누구라도 어쩔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김아영 나머지 배우들도 그 장면에선 같이 울곤 해요.

락시터는 결국 낚시터란 공간에서 그리는 삶의 이야기로 요약될 수 있을 듯합니다. 작품이 그려내는 삶은 어떤 모습이라고 보세요?
김아영 ‘오늘도 내가 산다, 내일도 내가 산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무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렇게 살아지는 게 우리네 삶이라는 의미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자는 희망이 있는 것이고요.
박태성 지금 젊은 사람 중에선 삶을 산다고 하기보다 하루하루를 메워간다고 할 정도로 힘든 이들이 있잖아요. 또 나이 드신 분들은 경제적 여유는 있어도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고… 상황과 처지는 다르지만 다들 혼자 느끼는 공허감, 결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줄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박태성 긴 말 뭐가 필요해요? 이 박태성이 (출연)합니다.(웃음)
김아영 저도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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