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PR인의 나이한계는?
디지털 시대, PR인의 나이한계는?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4.09.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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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20대 시작해 30대에 뜻 이뤄야

[더피알=김광태] 지난 8월 초 세계적 PR 전문지 <PR위크>가 미국 PR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40세 미만의 40명을 선정, 프로필과 명단을 발표했다. 대부분이 30대였고, 20대도 3명이나 있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PR회사에서 오너, CEO, 부사장, 기타 중책의 임원직을 맡아 PR계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들 면면을 보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새삼 실감났다.

국내 PR업계는 어떤가? PR회사의 임원 중 30대도 있지만 오너나 CEO는 대부분 40대 이상으로 파악된다. 특히 기업에서 활동하는 홍보인의 경우, 30대 임원은 아직 없고 대개 40대 중후반에서 임원으로 승진해 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미국 PR계에서 젊은 세대의 돌풍은 디지털 영향력이 급부상한 최근의 미디어 환경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변화 속도가 빨라 과거 경험이 무시되고 원점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오직 새로운 것만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과거의 경험, 그 틀에 연연하다 삼성전자에 추월당한 게 소니다. 결국 디지털 시대에서의 능력은 얼마만큼 빨리 변화 속도를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젊을수록 유리하다. 나이가 들면 과거 경험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축적된 경험은 고정관념을 만들고, 오늘을 과거처럼 살게 만든다.

실제 인간의 생리 기능은 30세부터 1%씩 떨어지며, 뇌신경세포는 20세 이후부터 매일 5만개씩 줄어든다고 한다. 그 변화가 신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 40대부터고 50대에 급격히 상승 커브를 탄다. 냉정히 보면 50세가 한계점이다. 직장인이라면 40대에 임원 승진을 해서 50대엔 임원으로서 직장생활을 마무리해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해 매출 700억 규모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옛 직장 선배의 회사를 최근 방문 한 적이 있다. 놀라운 점은 회사에 50대 이상인 사람은 대표이사인 선배를 빼놓고는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유를 묻자 “사람 나이 오십이 되면 머리 회전도 둔해지고, 과거 경험에 집착해 자기 고집과 주장이 강해진다. 행동력도 떨어지고 입으로만 일을 한다”며 “창의성이 요구 되는 업종인데 오히려 젊은 후배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무조건 50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시킨다고 한다.

50대 나이로 대기업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모 후배는 “오십 넘어서니 이제 임원 되기는 틀렸고 어떻게든 정년까지 버틸 생각입니다”는 말을 전했다. 40대 후배 임원과 근무하기 불편하지는 않느냐는 물음엔 “후배가 오히려 배려(?) 해 줍니다. 회의에 제가 참석하면 불편하니 아예 들어오지 말라고 하고. 보고도 바로 일대일로 합니다. 회식과 점심은 후배들이 불편하게 생각할 것 같아 동병상련의 50대 부장들끼리 하고요”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참으로 내 안의 욕심을 비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40대 초반의 나이로 PR회사 임원으로 근무하는 옛 직장 부하가 하는 말. “나이 사십을 넘어 서니 30대하고는 또 달라요. 업무에 신체적 호응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저도 소싯적엔 날렸는데 이젠 30대 젊은 친구들과 머리 회전 속도를 못 쫒아 갑니다. 선배님 세대들은 부동산 등등 으로 돈도 모으고 경제적으로 노후가 별 걱정 없지만. 저희 세대는 그럴 기회도 없고. 직장 생활도 한계가 보이고 .앞으로 딱 10년인데 50대 창업이 과연 가능 할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40·50대들의 모습들이다. 어찌해야 할까?

결론은 미래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일 게다.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 등 시대의 한 획을 그은 인물들도 20대에 뜻을 이루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톡의 김범수 의장,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전(前) 대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등이 모두 20·30대에 성공 신화를 썼다.

PR도 소프트 산업이다. 핵심 콘텐츠가 경쟁력을 좌우 한다. 그래서 미국의 PR업계는 30대가 쥐고 흔든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도 머지않았다. 변화의 물결은 지금도 다가오고 있다 .어차피 나이가 들면 일하고 싶어도 못한다. 20대에 시작해서 30대에 뜻을 이루어야 한다.



김광태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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