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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상상은 한국에서 어떻게 현실화될까?
GE의 상상은 한국에서 어떻게 현실화될까?
  • 박재항 (parkjaehang@gmail.com)
  • 승인 2014.09.16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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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항의 C.F.] 평창올림픽과 GE의 만남

 

칼럼명인 C.F는  커머셜 필름(Commercial Film)과 기업 파일(Corporate File)의 중의적 표현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업의 ‘비밀파일’을 뽑아내며 브랜드 전략을 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아빠는 달의 힘으로 움직이는 바다 속 선풍기를 만들어요.
우리아빠는 말하는 비행기 엔진을 만들어요.
우리아빠는 나무와 친구 되는 기차를 만들어요.
우리아빠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요.

두운처럼 ‘우리아빠는’이란 주어로 시작되는 비슷한 운율의 내레이션이 나오고 화면에 GE의 슬로건이 뜬다.
‘GE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 
 

 

 

[더피알=박재항] 광고 마지막엔 대개 기업 로고가 뜨는데, 이번 GE 광고에선 예상 밖으로 올림픽 파트너 로고가 뜬다. 그것도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아니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의 합성 로고다. 왜 GE는 4년이나 남은 평창올림픽 로고를 썼을까? 당연히 한국에서 집행하는 광고이니 그랬을 것이다. 그래도 너무 이른 것은 아닐까?

올해는 연초 소치동계올림픽으로부터 6월 브라질월드컵, 그리고 바로 9월 인천아시안게임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 내용으로 바로 연결시키지는 않더라도, 말미 로고 노출을 통해 4년 후 한국 땅에서 열리는 평창을 부각시키는 것이 많은 이벤트 속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또 외국기업으로서 한국 고객들에게 갚은 인상을 심는 효과를 기대한 듯하다.

평창올림픽 로고가 등장한 이유

실제 한국의 토착적인 정서와 연계하거나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려는 노력을 어필하는 외국 기업들이 꽤 있다. 환경 부문에서 감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나 IBM이 판소리CD를 내고 전통문화 계승자들을 후원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GE의 경우 브랜드 속성 자체에서 아주 미국적인 회사이다. ‘전구’에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연상되고, 이어 ‘제너럴(General)’이란 단어를 쓰는 미국의 대기업들과 한 묶음으로 강대함을 상징한다. 전구가 소매점에서 팔리기는 하나 한국에서는 주로 B2B(기업 대 기업 간 거래)이기에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전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B2B 사업에도 직간접 당사자로서 지역주민이나 NGO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환경 관련 이슈가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GE는 미국에서 이미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GE가 한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미리미리 평창올림픽과의 연대를 단단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굳이 로고를 쓴 것이 아닌가 싶다.

현지화와 에코매지네이션

GE는 1970년대 초부터 고수해왔던 ‘위 브링 굿 띵즈 투 라이프(We Bring Good Things to Life·우리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란 기업 슬로건을 근 30년 만인 2003년 ‘이매지네이션 엣 월크(Imagination at Work·상상을 현실로)’로 대체했다. ‘좋은 것(Good Things)’이나 ‘삶(Life)’이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아날로그 가전 품목을 연상시켜 GE 전체 이미지를 구식으로 만든다는 평가에서 나온 변화의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최초 상상을 현실로(Imagination at Work)를 소개할 때 중심인물로 부각된 이는 상상력과 그에 기초한 혁신 발명의 전설인 토마스 에디슨이었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광고에 나오는 비행기 엔진이나 풍력발전용 터빈과 같은 산업용 제품이 묘사됐다.
 

▲ ge의 새 광고는 ‘ge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는 슬로건과 함께 마지막으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합성한 로고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해당 광고 스틸컷.


2003년 당시 한국에서도 글로벌 캠페인의 일환으로 GE의 새 슬로건은 소개됐다. 그런데 외국어로 된 슬로건은 여러 의미를 응축한 형태로 만들어 항상 번역에서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아예 영어로 통일해 쓰는 경우도 많다. 1999년 필자도 관여해서 만든 삼성전자의 ‘디지털 에브리원즈 인바이티드(Digital everyone’s invited·디지털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슬로건의 경우 한국에서도 영어 그대로 사용했다.

GE는 이매지네이션 엣 워크(Imagination at Work)를 ‘상상을 현실로’라고 번역했다. 이번엔 거기에 약간 변화를 주어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란 문장 형태로 풀어썼다. 평가야 사람마다 갈리겠지만 예전의 것이 조금 더 슬로건다운 느낌을 준다. 한글 내레이션과 번역된 슬로건, 한국인 아역 모델에서 ‘모델과 언어’만 변용하는 GE의 마케팅 현지화 정도를 알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가장 보편적인 현지화 형태이다.

지난 2005년 GE는 새 슬로건 아래, 하나의 부분 요소로 환경을 주제로 한 일련의 캠페인을 전개하며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Ecology(환경)+imagination (상상))’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2008년 8월 북경올림픽부터 GE의 거의 모든 기업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에코매지네이션에 집중됐다.

상상을 현실로라는 기본 정신과 취지만 살리는 가운데 슬로건까지도 변형시켜 버린 것이다. 다양한 사업 분야만 나열식으로 소개함으로써 벙벙하다는 인상을 주었던 GE의 브랜드 캠페인 추점이 명확해졌다.

향후 GE 광고를 보는 포인트

이후 GE는 자신들의 사업부를 나누고 사업부의 경쟁력도 바로 에코매지네이션과 연계시켜 설정했다. 브랜드전략과 사업전략이 선순환으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브랜드전략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사업전략은 브랜드전략에 실체를 제공하며 사업이나 커뮤니케이션 모두에서 경쟁자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 면에서 GE의 에코매지네이션은 이상적인 모습과 성과를 보였다.

한국에서는 내용은 에코매지네이션과 어울리지만 슬로건은 그대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Imagination at Work)를 썼다. 한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

앞으로 한국에서 GE의 기업광고에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평창과의 연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로고 이상으로 메시지까지 평창과 관련된 내용을 담을 것인가? 담는다면 언제가 될 것인가? 환경 쪽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인가? 에코매지네이션 슬로건을 사용할까? 언어나 모델을 넘어 내용까지 한국화할 것인가? 그리고 이런 것들을 GE 코리아의 활동과 연계시켜 보면 그들의 기업전략 방향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재항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미래연구실장
前 이노션 마케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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