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택한 오너 딸 특수 맞은 SK
‘군복’ 택한 오너 딸 특수 맞은 SK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9.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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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 찬사…그룹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

[더피알=문용필 기자] 명품패션과 단아한 자태, ‘재벌가의 딸’이라면 으례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러나 이를 과감하게 깬 인물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피스룩’ 대신 ‘군복’을 입고 해군장교의 길을 걷게 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최 씨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SK그룹의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사관후보생 입영식에서 부모님에게 큰 절을 하는 최민정 씨.ⓒ뉴시스

최 씨는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 117기 사관후보생 입영식을 통해 정식으로 군인의 길을 걷게 됐다. 11주간의 훈련을 거쳐 해군장교로 복무하게 된다. 올해 23세인 최 씨는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재원이기도 하다.

짧은 단발머리에 수수한 줄무늬 블라우스 차림으로 입영식장에 나타난 최 씨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입영식장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최 씨의 어머니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참석했다. 노 관장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최 회장이) 자랑스럽다고 했다”며 “(딸의 입대에) 반대는 안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씨의 행보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당수 대기업 2·3세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계열사 임원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들과 기업인의 경우,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기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심심찮게 불거지는 상황에서 여성임에도 군 복무를 선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인터넷 상에서도 최 씨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들을 심심찮게 엿볼 수 있다. 최 씨의 입대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해군 장교 입영 멋지군요”(@yup****), “이것이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pne****),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gks2***), “정말 박수치고 싶네요”(@kazz*****), “우리 사회에 하나의 교훈이 되길”(@shs*****)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최 씨에게 쏟아지는 대중의 이같은 찬사는 SK그룹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씨의 아버지인 최태원 회장은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돼 있다. 여기에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까지 ‘영어의 몸’이 돼 있는 상태다.

이처럼 ‘오너 리스크’ 상황에서 SK 오너가(家)의 일원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은 단순한 가십을 넘어 이른바 ‘재벌가’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남다른 자립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귀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 측은 최 씨의 입대가 기업PR의 소재로 활용되는 것은 경계하는 눈치다.  그룹 관계자는 최 씨의 입대가 “개인적인 선택일 뿐”이라며 그룹과는 별개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군(軍) 관련 잇단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오너 딸’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소신대로 자기 길을 개척한 ‘여군’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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