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는 게 진정 잉여짓인가요?”
“멍때리는 게 진정 잉여짓인가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9.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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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기대회 주최 ‘전기호’의 이유있는 멍때리기

[더피알=조성미 기자] 오는 10월 27일 서울시청 잔디광장에서 ‘제 1회 멍때리기대회’가 개최된다. 신선함을 넘어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이색 대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멍때리기대회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발된 다양한 연령층의 선수 50명과 현장 접수를 통해 출전한 선수들이 말 그대로 멍 때리는 것을 겨루게 된다. 대회 소식이 전해지자 이틀 만에 200여명의 사람들이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초반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해사 주최측인  도시놀이 개발자 전기호는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에 행사 당일 현장에서는 공간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이면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제 1회 멍때리기대회’의 포스터.

누구나 하고 있고 웬만해선 모두가 잘 하는 멍때리기 대회를 마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기호 측은 ‘당신의 참여 목적이 대회의 취지입니다’라는 실로 엉뚱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멍때리기 대회에 어울리는 멍~한 취지이지만 나름의 의미도 담겨 있다. 전기호의 웁쓰양(활동명)은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사회에서는 가치가 부여되지 않는 활동에 대해 폄하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인들은 멍 때리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멍때리는 것은 진정 아무의미 없는 잉여짓인가?’라는 의문을 두고, 그렇다면 쓸모없는 짓을 가치 있게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멍때리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장치로 경쟁과 성취 두 가지 모두를 느낄 수 있는 대회를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 입회하 최종 우승자에 황금트로피 수여 

대회지만 룰은 간단하다. 참가자들은 배정된 자리에서 딴 생각을 하거나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상태의 말 그대로 멍을 때리면 된다. 음악을 듣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자거나 조는 등등 멍때리기와 상관없는 행위를 하면 탈락이다.

우승자를 가리는 기준도 세웠다. 멍때리기대회의 자문인 황원준 신경정신과 의사의 조언 등에 따라 주최측에서 마련한 장치의 기록과 시민참여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이렇게 탄생한 우승자에게는 이 말도 안 되는 대회에 자원하고 우승한 영예에 걸맞은 황금색 트로피가 수여될 예정이다.

이렇게 엉뚱한 놀이판을 벌인 주인공은 웁쓰양과 저감독이 결성한 프로젝트 듀오 전기호(Elec2ronic ship)다.

퍼포먼스와 페인팅을 하는 웁쓰양과 연남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며 영상과 설치작업을 하고 있는 저감독은 현대인들이 도시에서 논다는 것은 또 다른 소비활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에 도심에서 사람들이 가진 야성과 본성을 깨울 수 있는 놀이로 21세기 놀이문화를 만들어 보자는데 생각을 모으고 이렇게 외친다. “앞으로 도심에서 신나게 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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