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PR인 인터뷰]“PR이 트렌드와 의식을 바꾼다”
[기자출신 PR인 인터뷰]“PR이 트렌드와 의식을 바꾼다”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0.15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前 로이터 통신, 코리아헤럴드 기자)

Q PR인으로의 변신은 왜?
코리아헤럴드에서 로이터통신으로 스카웃 됐다 다시 코리아헤럴드로 가 경제부장까지 했다. 이후 영문경제잡지 비즈니스코리아를 만들어 발행인 겸 편집인을 하면서 PR대행사를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기자 시절 외국기자들이 한국에 많이 와 있었는데 그들이 나보고 영어도 하고 기업, 정부도 아니 PR회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했다. 당시 4명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를 시작했다. 국내 첫 PR 기업이다.

Q 변신 후 어려웠던 점은?
처음에 PR 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개념이 없어 광고로 알았다. 홍보실 접촉에 익숙한 기자들에게 고객사를 대신해 자료를 전달해주니까 왜 대행사가 끼느냐며 어색하게 생각했다. PR대행사가 주는 자료가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하게끔 하기까지 무척 힘들었다. PR의 개념을 알리기 위해 책을 4권 썼다.

Q PR인으로서의 변신 노력은?
A 미국PR협회에 들어가 책도 많이 읽었고 좋은 사례도 보면서 PR에 미쳤었다. 미국PR협회에서 인증한 APR 자격증도 갖고 있다. 국내엔 11명만이 갖고 있는 인증서다. 또 PR교실을 만들어 서강대 카페테리아에서 강의도 받고 PR산업에 대해 공부했던 시절이 정말 좋았다. 당시 PR협회에 50~60명이 참여했다.

Q 언론계와 PR업계의 차이점은?
언론은 저널리즘, 사회정의 구현이 강하다. PR은 마케팅적인 측면이 강하다. 어그레시브하게 활동해야 한다. 기자는 좋은 기사만 쓰면 되고 광고는 따로 가지만 PR은 고객의 이미지를 좋게 해주고 10개 팔던 것을 20개 팔게 해주는 일이다. 성과가 즉각즉각 나타나야 하는 데 처음엔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PR은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팅적인 측면이 있어야 한다. 홍보와는 다른 개념이다. 위기 관리, 명성 관리, 마케팅 PR 등 넓은 의미다. 홍보는 포장되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

“마케팅·크리에이티브 개념 있어야 PR할 수 있다”
Q PR을 정의한다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PR을 ‘4대 매체에 기사를 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퍼블리시티(Publicity)는 PR의 작은 분야일 뿐이다. PR은 위기관리, 마케팅은 물론 세계의 유행을 바꾸고 의식을 바꾸는 역할이 있다. 한 예로 1920년대 여자가 공공장소에 담배를 피지 못하던 시절,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에 의뢰를 받은 PR의 아버지 에드워드 버네이즈의 프로모션을 들 수 있다. 버네이즈는 뉴욕 번화가에서 수영복을 입은 늘씬한 미녀들이 담배를 피우며 거리를 활보하게 하는 ‘자유의 횃불’ 캠페인을 벌였고 이후 여성들은 거리에서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게 됐다. 담뱃갑의 녹색을 싫어하는 여성들을 위해 ‘녹색 무도회’를 열어 녹색을 그 해 가을 유행색으로 만든 것도 예다. 미국PR협회 PRSF에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이 들어 있다. 최근 경북 청송이 군사정권 시절부터 있던 ‘청송교도소’로 인해 갖고 있던 나쁜 이미지를 PR을 통해 ‘북부교도소’로 이름을 바꾼 사례도 PR의 큰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p 참조).

Q 기억에 남는 PR은?
F16 전투기 사업이다. 정부 국방예산의 반이나 될 정도로 큰 프로젝트였다. F16과 F18 전투기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이냐를 놓고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들을 F16전투기 공장에 데려가는 등 경쟁업체들과 3년간 전쟁을 했다. 대한항공의 괌 추락시 3개월 간 위기관리를 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Q 최근의 PR 트렌드는?
인터넷, 온라인 등 PR3.0을 얘기하고 있다. 옛날에는 PR이 4대 매체에 기사를 내는 것이었다면 요즘에는 온라인 실시간으로 되고 있다. 오바마의 선거 승리에서 보듯이 기자 누구를 아느냐에서 파워 블로거, 트위터러 등도 알아야 하는 시대다.

“PR업체 난립에 따른 덤핑이 큰 문제’
Q PR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나도 PR회사나 차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너도나도 PR회사를 차려 너무나 많은 PR회사들이 난립해 있다. 결국 거의 대부분 업체들이 덤핑을 지속하는 악순환을 하고 있다. 덤핑을 방지하는 윤리강령도 만들어 보려 했으나 쉽지 않다. 리젝션피 문제는 미국도 15%만 받는 수준으로 한국은 논하기에 아직 이르다.

Q PR인과 기자 중 하나만 택하라면?
선택하기 쉽지 않다. 기자는 특종과 사회정의 실현이 매력이고, PR은 크리에이티브란 마케팅 개념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매력이 있다.

Q PR인으로의 전직을 원하는 기자 후배들에 대한 조언은?
기자 생활했으니 PR회사 차리면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기사는 잘 내줄 수 있지만 기사는 10%일뿐, 90%가 마케팅이다. 위기관리 전략도 어마어마한 게 있다. 본인이 마케팅,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PR을 할 수 있다. 없으면 안된다. 또 위기관리 등 PR을 만드는 다양한 기능이 있으니 PR의 정의를 확실히 알아서 내가 잘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해야 한다. 바깥 세상은 PR의 기능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한다.

Q 앞으로의 꿈은?
PR의 아버지 에드워드 버네이즈를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PR이 재미있고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 PR인이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