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PR인 인터뷰]“기업에선 매너·태도 변화해야”
[기자출신 PR인 인터뷰]“기업에선 매너·태도 변화해야”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0.15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홍섭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상무(前 조선일보 기자)

Q 홍보맨으로 변신하게 된 배경은?
기업으로 오게 된 이유는 기자 생활도 좋았지만 기업을 오래 취재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으로 데스크를 보다가 삼성과 연이 닿아 2007년 4월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또 2009년 1월 이인용 부사장(당시 전무)이 그룹 커뮤니케이션팀을 출범시키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맡게 됐다.

Q 기자 출신이라는 점이 기업 생활에 도움이 되나?
기자 훈련으로 의사 결정 시 순발력과 스피드가 빠르다는 것이 좋은 점이다. 기자들 말로 ‘야마’를 잡아내는 능력이 빠르다. 그러나 중요한 핵심에 신경을 쓰다 보니 모든 상황을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챙기지 못하는 것은 단점이기도 하다.

Q 공채 조직 내에서 외부 출신으로 겪는 어려움은 없었나?
회사에서 잘해 줘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삼성은 인맥, 지연, 학연 등을 부각시키지 못한다. 고등학교 및 대학 동문, 지역 출신 모임 등이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흩뜨려 놓으면 인사팀에서 경고를 한다.

Q 기업으로 온 후 언론사보다 좋은 점은?
기독교 신자인데 신문사 다닐 때는 업무량이 많아 쉬지도 못하고 특히 교회를 가지 못해 안타까왔다. 기업은 공휴일을 확실히 쉰다. 언론사보다 경제적으로 좀 더 안정적이라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Q 언론사와 기업이 다른 점은?
누구나 자기 위치에서 세상을 보게 된다. 기자 입장에서 기업을 봤을 때는 ‘돈’밖에 모르고 인간미가 없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와서 보니 상당히 합리성이 지배하는 조직이 기업이라는 것을 느낀다. 삼성의 경쟁력이기도 하겠지만 주장이 합리적이면 어떤 경우에도 통한다. 과거 기업이 언론에 약점 노출이 많이 돼 돈으로, 광고로 기사를 막는 관행이 많았었다. 삼성은 커뮤니케이션팀을 출범하면서 관행을 바꿨다. ‘겸손’, ‘정직’, ‘당당’이 구호다. 보도 내용이 정확하다면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잘못되거나 악의적인 기사는 언론사를 상대로 겸손하게 당당하게 요구한다.

“기자 장점은 스피드·순발력…”
Q 전직을 원하는 후배 기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스스로 기자로서 남은 인생에 승부를 걸어야할 지 판단해야 한다. 사명감이 없든지 여건상 기자 업무를 해서는 안 되는 지 등 판단을 신중히 해서 아니라고 생각되면 변신을 과감히 해볼 필요가 있다. 기자 출신을 활용할 부문은 많다. 기자는 앞서 말했듯이 의사 결정과 판단이 빠르고 센스가 있다. 다만 약점은 기본적으로 제너럴리스트라는 것이다. 뭘 많이 아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별로 없다. 전문지식을 공부해야 한다. 두 번째는 대인 관계에 대한 변화다. 타인에게 겸손하고 친절해야 하고 갑이 아니라 을을 해야 할 때도 많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대인관계, 매너,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Q 다시 사회 초년병으로 돌아가 기자와 홍보맨,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주관적인 생각인데 기자는 활동적이고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 해 볼만한 직업이다. 사회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고 기자가 갖는 적극적인 자세로 사회 어느 곳을 가도 대우를 받는다. 기사 하나로 정책도 바꿀 수 있고 멋있고 보람된 직업이다. 문제는 한국 언론의 풍토다. 50, 60세가 돼도 기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기자제가 잘 정착되면 좋은데 나이가 들면 일부만 편집국장이 된다는 것이다. 기자 생활을 돌아보고 실패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안 했으면 좋을 뻔 했다는 후회가 없는 상태라면 전직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