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PR인 인터뷰]“재량 잃은 대신 시스템과 협업 얻었다”
[기자출신 PR인 인터뷰]“재량 잃은 대신 시스템과 협업 얻었다”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0.15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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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前 서울신문, YTN, 문화일보 기자)

Q 기업으로는 왜 가게 됐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겉으로는 글레디에이터(검투사)인척 하고 실제로는 숨어서 지켜보다 한방 쏘는 스나이퍼(저격수)처럼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기자가 그렇다. 당시 나이 마흔 셋이었는 데 스나이퍼가 아닌 글래디에이터가 되고 싶었다. 문화일보 기자로 있다 기업으로 갈 생각을 하던 중 삼성전자에 계시던 김광태 현 The PR 고문께서 이끌어 줘 삼성전자로 가게 됐다. 생활가전 사업부 기획그룹으로 가서 홍보기획 업무를 했다.

Q 홍보맨으로의 변신이 쉬웠나?
매우 쉬웠다. 중간에 1년 정도 사업을 한 것을 제외하고 기자만 15년 했는데, 자연스레 몸에 밴 자산이 남의 회사나 정부 부처에 불쑥 찾아가 마치 오래된 사이처럼 접근해 얘기를 풀어낸다는 것이다.

Q 언론사와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느끼는 것은?
회사가 원하는 만큼 서비스하고 대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굳이 차이점을 얘기하자면 기자는 자기가 기사 밸류를 판단해 취재하고 책임도 자기가 지는 반면, 기업은 시스템과 협업에 의해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재량을 잃어버린 대신 시스템과 협업을 얻었다.

Q 기자출신 홍보맨이라서 좋지 않은 점은?
‘갑’기질이다. 문화일보 후배기자들에게도 깍듯이 존대하는 등 ‘갑’기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Q 기자와 홍보맨 중 굳이 하나의 직업을 택하라면?
YTN을 떠나 청주에서 1년간 장사를 하면서 자기 내부의 충동을 표현하는 일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을 많이 벌어도 내적인 충동이 조금도 충족되지 못했고 글이나 말로 내 충동을 표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2000년 문화일보로 다시 컴백했다. 충동을 표현한다는 게 결코 구체적인 직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싶다면 전직 강력 추천”

Q 홍보맨으로 전직을 고민하는 기자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견제와 압박을 안 느끼면 기자만큼 보람된 일이 없다. 뜻이 있고 할 만한 환경이 된다면 기자를 계속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기자 생활의 경험, 네트워크는 기업인과 비교가 안 된다. 남들과 차별화된 능력이다. 그러나 언론계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해서 기업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그리 만만한 환경은 아니다. 기자가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고 기업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면 옮기는 것은 강력 추천이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Q 현재 하고 있는 업무는?
홍보와 기획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대언론, 대관, 대내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한다. 특히 외국계 기업들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크다. 삼성, LG,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키우려면 커뮤니케이션에 더 비중을 둬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가깝게는 MS가 30년간 발달시켜온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성공적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다음은 기회가 된다면 글로벌 진출 활동을 활발히 하는 국내 IT기업에서 역할을 해 한국 사회에도 기여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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