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세 방한의 의미
北 실세 방한의 의미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10.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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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대화는 긍정적, 숨은 의도 꼼꼼히 따져야

6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북한 대표단 방한’이다.

북한의 2인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3명이 4일 인천을 깜짝 방문했다. 이들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남북 고위급 회담을 10월 말~11월 초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 대표단의 방한 배경을 놓고 전문가들은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을 해소하고 북한 체제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 핵 개발과 인권 문제로 비롯된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려는 것, 경제적 투자 유치 노력 등의 해석이 제기된다.

주요 신문 사설들은 “북한의 진정한 의도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출구가 마련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남북 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더 나아가 통일에 이르기까지의 큰 구상과 원칙 속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북한 황병서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다음은 6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6일 조간)

▲ 경향신문 = 북 실세 방문으로 새 국면 맞은 남북관계 /강 달러ㆍ약 엔화, 땜질 처방만으로는 안된다 /소비자만 봉 취급하는 '단통법' 왜 만들었나
▲ 국민일보 = 남북관계 개선 힘차게 추진해야 하지만 /급증하는 생계형 주택담보대출 대책 시급하다 /아베 총리, 국제적 고립 자초하는 아집 버려라
▲ 동아일보 = 군복 입고 내려온 北 2인자, '따뜻한 인사말'이 전부인가 /삼성 SK 현대重까지 '슈퍼 어닝 쇼크' 확산되나 /혁신 외치는 여야, '국정감사 甲질'부터 바로잡으라
▲ 서울신문 = 北 실세 '깜짝 방문', 남북관계 선순환 계기되길 /평창올림픽, 인천AG에서 교훈 얻으라 /사고와 쓰레기로 난장판 된 여의도 불꽃축제
▲ 세계일보 = 북한 실세의 訪南, 남북 새 변화 이끌 출발점 삼아야 /사정기관 부패, 보고만 있을 건가 /오죽하면 日 평화헌법에 노벨상 주자는 말 나오겠나
▲ 조선일보 = 北 실세들의 깜짝 방문, 차분하게 남북대화 이끌어야 /휴대폰 보조금 인하, SKㆍKTㆍLG는 전화 요금도 내려라 /식당 개업용 住宅 대출 느는 건 경기 회복에 나쁜 징조
▲ 중앙일보 = 북 실세 방한, 상생협력과 평화의 첫걸음 되길 /'수퍼달러-엔저' 변곡점을 기회로 활용해야 /기초종목 부진을 드러낸 인천 아시안게임
▲ 한겨레 = 북한 대표단의 전격 방한과 남북관계 /한국 노동의 긴급과제, '비정규직 덫' 해소 /'인천'의 잘못이 '평창'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 한국일보 = 남북 간 소통 기회 이번에는 놓치지 말자 /한일관계 개선에 찬물 끼얹은 아베 日 총리 /주택담보대출 위험요인 면밀히 관리해야
▲ 매일경제 = 北 실세 3인방 방문, 새 轉機 맞은 남북관계 /2차 고위급회담 철저한 사전준비 필요하다 /아시안게임 거울삼아 평창올림픽 잘 대비하라
▲ 한국경제 = OPEC 카르텔 무너지는 소리…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남북대화 재개할 때에도 확고한 원칙 지켜야 한다 /은행 대출연장 거절당한 버냉키 전 Fed의장

조선일보는 ‘北 실세들의 깜짝 방문, 차분하게 남북대화 이끌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남북 관계가 뜻밖의 전기(轉機)를 맞았다. 북한 권력 서열 2위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11명이 4일 전격 방한해 우리 측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회담을 가졌다. 북측은 이날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을 10월 말~11월 초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북한 대표단은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다. 황병서·최룡해·김양건은 북한 최고 실세로 떠오른 인물들이다. 김정은은 이들이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하도록 했다. 외형상 김정은의 특사(特使)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북 대표단이 가져온 메시지는 남북 2차 고위급 회담에 나오겠다는 것 말고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무엇보다 북의 진의(眞意)와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다. 우선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도는 상황에서 2인자급 인사들을 대거 보내도 북한 체제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핵과 인권 문제 등에서 비롯된 북의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남북대화 카드를 뽑아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정부는 남북 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더 나아가 통일에 이르기까지의 큰 구상과 원칙 속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남북 간 소통 기회 이번에는 놓치지 말자’라는 사설을 통해 “‘전시성 이벤트’색채가 짙은 황 총정치국장 일행의 방문 하나만으로 남북관계의 급진전을 점치는 것은 섣부르다.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 북한인권 문제, 5·24 조치 해제 및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남측 북한민주화 운동단체들의 대북전단살포 등 언제든 찬물을 끼얹을 난제가 산적한 게 현실이다. 북한의 진정한 의도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남북관계에 모처럼 반전 기회가 찾아온 것은 분명하다. 이 기회를 놓치면 박근혜 정부가 임기 중반으로 넘어가 대북정책 동력이 크게 떨어진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따른 한국경제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대한민국호’의 앞날이 걱정스러운 상황이고, 유일한 돌파구가 북한과 북방 및 유라시아에 있다는 것은 이미 국민의 상식이다. 따라서 경계와 우려를 완전히 풀 수는 없더라도 모처럼의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 박 대통령이 그 동안 다듬어 온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이 공허한 구상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북 실세 방한, 상생협력과 평화의 첫걸음 되길’이란 사설을 통해 “향후 협상에서 5·24 조치나 금강산 관광 중단 해제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북한의 요구에 응한다는 소극적 발상에서 벗어나 북한 문제의 최대 당사자인 우리의 입지 확보를 위해서라는 적극적 발상이 필요하다. 이 조치 해제에 따른 대북 교역 재개와 경제협력은 우리 기업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군복 입고 내려온 北 2인자, ‘따뜻한 인사말’이 전부인가’라는 사설에서 “황병서는 남한에 내려와 줄곧 군복 차림으로 북한 호위총국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다녔다. 북한군에 대한 남한 국민의 반감을 뻔히 알면서도 군복을 고집한 그의 행보에서 대화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 노동신문은 남북 접촉은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이 아시아경기에서 좋은 성적(7위)을 거둔 것이 김정은의 체육 중시 정책의 결실이라며 찬양에 열을 올렸다. 이번 방남이 북한 체제 칭송과 결속을 위한 것이라면 향후 남북 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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