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텔레그램을 쓰는 이유
당신이 텔레그램을 쓰는 이유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10.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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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성부터 호기심까지 다양…‘텔레그램 열풍’ 어디까지?

▲ (사진:텔레그램 홈페이지 캡쳐)

[더피알=문용필 기자] 이만하면 ‘열풍’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국내 사용자들을 급격하게 불려나가고 있는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 이야기입니다.

텔레그램은 서버에 대화내용이 저장되지 않는 비밀대화 기능 등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사이버 검열 의혹’이 불거진 이후 폭발적인 다운로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관련기사:텔레그램 “한글 전문가 찾아요”…국내 진출 가시화)

정확한 다운로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커스 라 텔레그램 언론·지원 부문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주에만 150만명 이상의 한국 사용자가 텔레그램에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텔레그램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탁월한 보안성입니다. <더피알>이 텔레그램 가입 이유를 물어본 대부분의 응답자들 역시 텔레그램의 보안성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이 달랐습니다. 카카오톡과 병행해서 사용할 것인지 텔레그램만 단독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갈렸습니다. 이들의 답변을 토대로 텔레그램 사용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해봤습니다.

△ 사생활 철통보안! 

카카오톡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텔레그램으로 갈아타게 된 결정적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60대 사용자 A씨는 ‘사이버 검열 의혹’이 제기된 이후 사생활 보호를 위해 텔레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주변에서도 텔레그램 사용을 권유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A씨는 “앞으로 개인간의 사적인 이야기는 텔레그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정부에 대한 항의?

40대 후반의 B씨는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정부에 대한 항의의 마음”이라고 답했습니다. “다음카카오도 위기대처가 너무 미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다른 40대 사용자 C씨도 사생활과 보안, 타인보호, 검열에 대한 저항을 텔레그램 사용 이유로 들었습니다.

△ 카톡-텔레그램 ‘양다리’

상당수의 텔레그램 사용자들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병행해서 사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카카오톡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생소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죠. 또한 텔레그램은 카카오톡처럼 게임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다양한 앱들과 연동할 수도 없습니다.

30대 여성 사용자 D씨는 보안성을 이유로 텔레그램을 다운로드 받았다면서도 “아직은 카카오톡을 주로 쓰고 있다. 텔레그램은 별로 쓰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40대 남성 사용자 E씨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또다른 30대 여성 사용자 F씨는 “아직은 간을 보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텔레그램 사용자가 더욱 늘어나면 ‘갈아 탈’ 생각이지만 아직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50대 남성 사용자 G씨는 텔레그램에 대해 “(카카오톡과) 메뉴같은 것이 달라 신선하다”면서도 “카카오톡은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 군중심리, 혹은 호기심 발동

30대 중반의 H씨는 “다들 설치했다기에 별 생각없이 다운로드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20대 후반의 여성 직장인 I씨도 “주변에서 텔레그램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에 한번 설치해봤다”고 밝혔습니다.

40대 초반의 텔레그램 사용자 J씨는 “호기심에 (텔레그램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20대 여성 사용자 K씨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는데요. 또한 K씨는 “최종 접속시간이 텔레그램 친구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불편하다”며 “삭제 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서도 주목하는 한국의 ‘텔레그램 열풍’

그렇다면 텔레그램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떠할까요? <더피알>이 온라인 분석 툴 ‘펄스K’를 활용해 텔레그램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살펴본 결과(9월 18일~10월 7일), 텔레그램 관련 총 2만1673건(일평균 1146건)의 멘션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18일은 검찰이 인터넷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허위 사실 유포 사범을 상시 적발하겠다고 발표한 날입니다.

이날 4건에 불과했던 텔레그램 관련 멘션은 같은달 20일(377건)부터 세자릿수를 넘었고 이달 2일에는 286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날인 1일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카카오톡 검열 의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텔레그램에 대한 각 일자별 언급량 수치(자료제공:펄스k)

텔레그램 관련 멘션이 가장 많았던 온라인 공간은 트위터(88.52%)였습니다. 관련 이슈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 ‘카카오톡(카톡)’이었습니다. ‘사이버망명’과 ‘정부’같은 이슈어도 높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텔레그램 열풍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더 버지’(The Verge)>는 ‘감시가 한국인들을 암호화된 메신저 앱으로 몰고가다’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기사를 작성한 러셀 브랜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면서 “150만명의 한국인들이 한주 동안 텔레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왜일까? 그들은 갑자기 암호화가 필요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편, 그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던 텔레그램은 7일부터 정식 한국어 버전을 내놓았습니다. 텔레그램 홈페이지의 ‘자주묻는질문’(FAQ) 페이지도 한국어로 볼 수 있게 개편됐습니다. 한국 사용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텔레그램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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