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기업 홍보맨으로의 변신은 왜?
기자생활 10년 넘게 했으니 다른 일을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나 생각하던 차에 먼저 CJ로 옮긴 경향신문 선배의 추천과 권유가 있었다.

Q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나?
CJ문화 자체가 상당히 열려있고 유연하다. 순혈주의식의 폐쇄적인 색깔도 옅다. 홍보실에 있던 선후배들이 잘 이끌어줬다. 원래 기자들이 어디에 갖다놔도 적응을 잘하지 않느냐(웃음).

Q 홍보맨으로의 변신이 좋은 점은? 또 어려운 점은?
기자 경력이 PR인이 되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우선, 기자들의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이런 열정은 비단 홍보뿐 아니라 어느 조직에서든 먹힌다. 둘째는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이다. 기자 때의 다양한 경험이 그런 시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사실 다른 직업의 비슷한 연조에서는 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세번째는 스피드다. 업무 처리는 물론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력과 대처 능력은 기자를 했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네 번째는 네트워크다. 홍보 일을 하면서 제 입으로 먼저 기자 출신이라는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기존에 알았던 선후배 기자들은 물론 새로 알게 된 기자들도 기자출신인 걸 안 뒤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어려운 점은 술을 잘 못 먹는다는 것이다. 여전히 술 먹는게 괴롭다.

Q 기자와 홍보맨의 차이점은?
사실 기자시절과 별 차이 없이 홍보 일을 하고 있다. 기자가 출입처 취재원의 마음을 열어야 하듯이 홍보도 기자들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청을 들어주지 못 한다하더라도 ‘이 사람이 최선을 다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하려고 노력한다.

“기자들의 일에 대한 열정은 어느 조직이든 환영”
Q 홍보맨으로서의 보람은?
입사 후 그룹 내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었다. 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는데 그나마 선방한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그룹이나 모시는 분에게 도움이 되면 그게 나의 존재감이고 또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보람 아니겠나. 또 입사 당시보다 훨씬 높아진 홍보의 위상과 늘어난 역할 등을 볼 때 자부심을 갖는다.

Q 기자와 홍보맨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의미나 가치 부여 측면에서는 기자가 낫다. 하지만 사람마다 상황에 따른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에 와서도 적게는 개인 정길근, 좀더 크게보면 경향신문 출신, 나아가 기자출신이라는 이 세 가지를 항상 가슴속에 새기고 있다. 이 세 가지를 부끄럽게 하는 일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자에 대한 미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Q 홍보맨으로의 전직을 고민하는 후배기자들에게 조언은?
기자들은 상당히 높은 경쟁력을 가진 자원들이다. 본인이 뜻한 바가 있다면 전직에 찬성한다. 비단 PR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나가야한다고 권유한다. 대신 기자때의 경험은 말 그대로 좋은 경험과 자산으로만 간직하고 소위 ‘내가 기자햅네’하는 생각과 행동만 버리면 된다.

Q 현재 하고 있는 주요 홍보 업무는?
리스크 관리는 기본이고 기획 홍보, 계열사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략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하고 있는데 그룹에 유리한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미디어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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