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PR인/기고]“큰 일 내기 위해선 체질부터 바꿔야”
[기자출신 PR인/기고]“큰 일 내기 위해선 체질부터 바꿔야”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0.1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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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수 롯데자이언츠 대표(前 롯데그룹 홍보 전무, 동아일보 기자)

기자들은 언론사를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되는 시기를 맞이한다. 많은 기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떠나야 한다는 운명을 직감하게 된다. (능동적으로 기자 노릇을 그만두고 다른 직종을 선택하는 사례가 얼마나 있을까?)
다매체 시대를 맞이한 지 어느 덧 많은 햇수가 지나갔다. 언론계의 근무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강제 전직을 수용해야 하는 기자들이 조기에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홍보 업무를 소극적으로 여기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불이익이 되는 취재 내용을 사전에 파악, 기사화를 막아내는 것이 홍보업무라는 인식을 가진 대기업 임원들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이 투명하게 진행되는 현실 앞에 과거의 소극적 홍보개념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 내부 경영활동에 대한 상황 파악 및 분석 능력이 기업 홍보맨의 최우선 조건이 된 지 오래다. 그 다음이 언론매체 및 언론인에 대한 이해 능력이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먼저 알아야, 밖에 나가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많은 언론사를 대상으로 신속 정확하게 알릴 것을 알려야 한다.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도 마찬가지로 해결해내야 한다. 한걸음 나아가 기업이 위기 상황을 맞았을 때는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 맨 먼저 활로를 찾아내는 일도 홍보실의 몫이다.
술 마시기 즐기는 기자들을 찾아내기 어려워졌듯이 ‘술꾼 홍보맨’도 설 땅이 사라졌다. 기업 홍보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 업무에 대한 지식을 길러내야 한다. 기자를 하다가, 더구나 사회부, 정치부 등의 부서 기자를 하다 기업 활동의 하나인 기업홍보를 맡는다는 일이 쉽지 않다. 따라서 기자의 장점인 ‘신속 정확’이라는 체질을 살려야 한다. 보다 유연한 생각과 행동으로 기업을 재빨리 이해하고 경영 활동을 파악해야 한다.

“다매체시대 기업 홍보, 대변혁 기대”
2001년 초 기자생활을 청산한 뒤 모처럼 만났던 J일보 출신의 한 홍보임원은 “잉크 물 빼는데 시간 많이 걸릴 것”이라는 말을 건넸다. 나는 기업인 체질로 바꾸는데 몇 해나 걸렸는지 지금도 모른다. 몇몇 지인들이 예측했던 것 보다는 상당히 빨랐다는 얘기들을 하기는 했다. 기업 내 수많은 부서 사람들과 접촉을 하면서 그들이 맡은 업무를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홍보맨이 사안마다 속속들이 알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언론에 압축해 알려줄 수 있는 역량만 쌓아나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모르는 일은 취재 능력을 발휘, 최고위 임원들을 만나 그 내용을 알아내면 되는 것이다. 기업 내부의 일은 기자들에게, 기자와 언론사의 판단은 기업 내부에 제대로 알리는 일이 홍보맨들의 역할이다. 기자 경력의 장점을 살려 이 같은 역할을 분담하다 보면 기업인으로 탈바꿈 된다.
언론계를 떠나려는 이들에게 ‘홍보업무도 사람이 하는 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전하고 싶다. 기업을 잘 모르는 언론인들에게, 언론을 잘 이해 못하는 기업인들에게 교감의 폭을 넓히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만족을 느끼면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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