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재미’에 푹 빠진 광고계
‘몰카 재미’에 푹 빠진 광고계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0.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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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서프라이즈 동시 어필…자연스런 연출이 관건

#.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LG전자 본사. 직원들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반대편 엘리베이터에 축구 선수 손흥민이 깜짝 등장한다. LG전자 직원들은 놀람과 반가움을 표시하며 손흥민이 던지는 공을 엉거주춤 받기도 하고, 신들린 묘기를 보이기도 한다. 손흥민을 알아보지 못한 몇몇 직원은 갑자기 던져진 공을 거칠게 받아치며 손흥민을 무안하게 하기도…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 8일 LG전자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몰래카메라(몰카) 영상이다. 이 영상은 이벤트 게시물이 아님에도 현재 107회의 공유와 860여건의 좋아요를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 들어 몰카 형식의 바이럴 영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불과 1개월여만에 370만여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몰이에 성공한 취업포탈 인크루트의 바이럴 영상 역시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몰카 형식을 도입해 찍은 것이다. (관련기사: 절제해야 감동이 두배다)

이 영상에선 친구의 전화를 받고 도서관 휴게실로 나온 학생들이 한쪽 벽면 TV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등장해 취업을 위해 힘들게 공부하는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을 표하고, 스펙 말고도 자신의 아이의 장점이 많다며 아이를 믿는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보게 된다.

해당 인터뷰를 본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고, 아나운서는 갑자기 ‘왜 우냐’고 말하면서 몰카임을 밝힌다. 취준생을 비롯해 아버지들의 마음을 울린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화제선상에 올랐다.

몰카 형식을 차용해 화제가 된 영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회사일에 치여 가족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바쁜 아빠들의 마음을 담은 기아자동차의 <서프라이즈 카니발> 영상(관련기사: 바쁜 아빠들 향한 ‘감성 어택’…“소중한 순간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전화상으로 부모님에게 ‘엄마(아빠) 사랑해’라고 말했을 때 부모들이 보이는 다양한 반응을 담은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의 <엄마, 사랑해> 영상 등이 앞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관련기사:어렵고도 쉬운 그 말 “엄마 사랑해”)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인크루트, 티몬, 기아차 카니발, 빌리프 영상 화면 캡처.

지난 7일 공개된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의 바이럴 영상도 지하철 1호선에 선물과 꽃이 든 종이봉투 100개를 놓아두고 얼마나 회수율이 높은지를 실험하는 형식으로 제작, 공개 일주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45만을 돌파하는 등 초반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련기사:빌리프의 ‘빌리프 실험’)

이처럼 온라인 영상에 몰카가 단골로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는 리얼리티와 서프라이즈를 담기에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원두 커피리닷컴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일, 즉 ‘사실(Fact)’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현실감 있게 표현 가능한 몰카 방식이 적극 활용되는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브랜드와 연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공감 가능하도록 현실화시켜 소비자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다만 몰카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선 좀 더 치밀한(?) 기획과 제작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진혜 SK플래닛 플래너는 “몰래카메라는 실질적으로 어떤 사람이 찍히는 걸 모르게 촬영하는 것이 기법이나, 실제 마케팅 영상은 현장 영상이 아닌 어느 정도 연출한 화면을 담을 수밖에 없다”며 “얼마나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게 촬영 의도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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