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대표가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았다면…
이석우 대표가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았다면…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4.10.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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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미디어트레닝에 대한 10가지 오해

[더피알=정용민] 미디어트레이닝은 해외에서는 가장 일반화돼 있는 CEO 및 임원 훈련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도 최근엔 그 대상이 팀장급 라인까지 내려갈 정도로 흔해진 추세다.

이런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관심과 기업들의 투자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관리(manage)해야겠다’는 적극적 동기에서 발아됐다. 예전에는 그냥 준비나 체계 없이 언론에 그때그때 반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면, 이제는 미리 예측해 준비하고 연출해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한다는 방식으로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트레이닝이 일반화된 요즘에도 미디어트레이닝을 둘러싼 오해들이 존재한다. 기존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잘못된 오해 10가지에 관한 것을 짚어본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언론사 구조나 기자 특성을 연구하는 훈련이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 세부 아젠다 중 ‘언론에 대한 이해’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미디어트레이닝 아젠다의 대부분은 전략적 언론 대화 방식과 메시지들에 대한 것이다. 국내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 곧 언론에 대한 이해로 인식되던 것은 예전 일이다. IMF를 전후로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외국인 CEO들이 한국 언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원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국내기업 CEO들에게 언론에 대한 이해를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명칭 하에 제공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정확한 의미의 미디어트레이닝은 전략적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습득하기 위한 트레이닝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자를 속이기 위한 연습이다?
절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 그런 불가능한 연습을 하는 트레이닝이 절대 아니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자에게 우리 회사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보다 정확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도움을 주기 위한 훈련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팩트를 조작하기 위한 준비다?
어떤 기업이고 제3자 검증이 가능한 팩트(fact)를 함부로 조작하거나 숨기는 전략적이지 못한 행위를 하진 않을 것이다. 미디어트레이닝 시 CEO들과 진행하는 “기자의 이런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어떤 메시지로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대응 논리와 근거에 관한 것이다. 있는 팩트를 조작하려 하기보다 좀 더 올바른 시각에서 해당 팩트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기업 메시지를 준비하기 위함일 뿐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자세, 복장, 용모, 발성과 발음에 대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명칭 아래 CEO의 헤어스타일이나 복장, 용모, 발성과 발음을 교정하는 교육을 하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물론 의전적 목적, 또는 교양 목적으로 진행하는 교육으로써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미디어트레이닝 주제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업 CEO들을 멋지고 아름다운 아나운서나 앵커로 변화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기업 커뮤니케이터로서 CEO가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의 품질, 그리고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훈련을 중심으로 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CEO와 임원들만 받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랬다. 조직 체계상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이 허락된 일부 임직원들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이었다. 하지만 언론환경이 바뀌고, 언론의 취재방식이 변화하면서 미디어트레이닝의 대상과 폭 그리고 유형들이 훨씬 다양화됐다. 예를 들어 TV의 탐사보도, 고발 프로그램들이 강화된 이후로는 고객 접점에 있는 일선 직원들에 대한 미디어트레이닝이 활성화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이 예전에는 내부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허락된’ 임직원들에 대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언론이 접촉을 시도할 수 있는’ 모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됐다.

홍보팀은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을 필요가 없다?
홍보실 경력만 30년인 홍보임원에게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라 하면 대부분 겸연쩍어 한다. 언론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들을 업데이트 받고 있기 때문에 배울 것이 없다는 인식에서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한 경험을 따져도 산전수전을 다 겪어 스스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경험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 하지만, 누구든 새로운 사업 분야, 새로운 기업 환경으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이슈들에 대해 항상 준비되어 있다 자만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항상 ‘준비’한다는 개념이 중요하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그냥 교훈을 주는 강의일 뿐이다?
실습을 통한 실질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반쪽짜리일 뿐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선 실제 기자와 날선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다. 아직도 일부 기업들은 CEO의 시간 부족을 이유로 강의 중심의 미디어트레이닝을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번의 강의가 한 번의 실질적 경험과 인사이트를 스스로 찾아 개선하는 노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교훈만을 주는 강의는 미디어트레이닝이 아니더라도 수없이 많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자와 인터뷰하는 방식을 그냥 한번 경험 해 보는 것이다?
한 번 경험해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디어트레이닝에 임하는 CEO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고생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전에는 매번 긍정적이고 매너 좋은 환경에서 마케팅 목적의 언론 인터뷰만 했던 CEO들은 더 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미디어트레이닝에 있어 핵심은 실습이며, 이 실습을 통해 실질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향상하는 것이 고된 실습의 목적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아무 준비 없이 그냥 받아 보면 된다?
생각보다 많은 홍보실과 CEO 및 임원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아무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에 임한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의 형태는 특정 이슈에 대해 이미 준비된 기업의 핵심 메시지들을 실제로 확인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미리 사내에서 구조화해 공유하고 있는 훌륭한 핵심 메시지들을 실습을 통해 공격적인 기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보는 경험을 쌓는 방식이어야 한다. 미리 만들어진 핵심 메시지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게 되면 실습의 깊이나 전략적 심도가 얕아지게 마련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딱 한 번이면 족하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되묻고는 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함께 한 CEO 대부분은 ‘이런 준비와 실습들은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사후 코멘트들을 많이 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새로운 기업 이슈들이 떠오를 때 마다 해당 이슈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활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너들이 준비하고 또 준비하고 준비하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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