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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고무오리’는 왜 지금 한국을 찾았을까
‘초대형 고무오리’는 왜 지금 한국을 찾았을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10.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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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 프로젝트 ‘러버덕’에 몰리는 폭발적 관심...일부에선 비판적 시각도

[더피알=문용필 기자] 이달 중순부터 서울의 한 호수에 서식하게 된 ‘노란 오리’ 한 마리가 ‘이슈의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오리가 아니다. 무게만 1톤에 달하는 초대형 오리 ‘러버덕(rubber duck)’이 그 주인공이다.

국민들의 마음을 슬프고 답답하게 만들었던 뉴스가 유난히 많았던 2014년이다. 러버덕의 등장은 오랜만에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소식임에 분명하다. 한국은 지금 ‘러버덕 열풍’에 휩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난 14일부터 서울 석촌호수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러버덕 ⓒ뉴시스

글자 그대로 ‘고무로 만든 오리’라는 뜻의 ‘러버덕’은 원래 아이들이 욕조에서 흔하게 갖고 놀던 장난감의 일종이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피터 가닌이라는 조각가가 지난 1940년대에 물에 뜨는 오리 모양의 장난감을 처음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전세계 유아들의 좋은 ‘물놀이 친구’가 되어주었던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을 통해 행복과 힐링의 아이콘으로 재탄생했다. 이름하여 ‘러버덕 프로젝트’다. 지난 2007년 처음 시작된 ‘러버덕 프로젝트’는 첫 전시장소인 프랑스를 비롯해 전세계 16개국에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지난 1992년 발생한 ‘러버덕 사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난감 러버덕들을 싣고가던 화물선이 폭풍우를 만났는데 이로 인해 컨테이너 박스가 바다에 빠졌고 수만개의 러버덕이 해류를 따라 흩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를 흥미있게 생각한 미국의 한 해양학자가 표류한 러버덕들의 행방을 쫓았는데 호주와 남미, 알래스카 등 세계 각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는 욕조에 떠 있어야 할 러버덕의 운명이 ‘머나먼 항해’로 바뀌게 된 셈이다. 러버덕이 사랑과 평화를 전해준다는 의미를 부여받게된 사연이기도 했다.

호프만의 ‘러버덕 프로젝트’도 이같은 의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호프만은 ‘러버덕 프로젝트’에 대해 “물 위에 다정하게 떠있는 오리를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나는 러버덕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러버덕 프로젝트’ 측은 “전세계에 행복과 기쁨을 전하는 하나의 ‘축제’라고 소개하고 있다.

호프만의 러버덕은 지난 14일부터 서울 석촌호수에서 전시되고 있다. 다음달 14일까지 한달간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이기도 하다.

러버덕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호프만은 “석촌호수에 떠 있는 노란 고무오리를 통해 재난과 사고로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들이 기쁨과 희망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의 기회를 갖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누가봐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호프만의 의도대로 러버덕은 한국인들을 위한 ‘힐러(healer)’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여전한 정쟁 등 우울한 소식들이 끊이지 않았던 올해 갑자기 등장한 러버덕의 귀여운 자태는 그간 무거운 가슴을 안고 살았던 국민들에게 잔잔한 미소를 주었다는 평가다.

▲ 서울 석촌호수에서 전시중인 러버덕을 관람하며 사진을 찍는 시민들 ⓒ뉴시스

전시 첫날 바람이 빠지면서 러버덕이 호수에 고개를 떨구는 사건이 발생해 ‘체면’을 구기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같은 모습이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저 둥둥 떠있는 초대형 고무오리로만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러버덕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언론보도와 SNS를 통한 입소문 등으로 인해 러버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실제로 러버덕을 관람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일례로 러버덕 프로젝트 공식 페이스북은 “18일 하루에만 약 23만명 정도가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근에 롯데월드가 위치하고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거나 운동을 위해 평소에도 많이 찾는 석촌호수이지만 이만하면 폭발적이라는 표현이 가능할만 하다. 러버덕을 관람하기 위해 일부러 석촌호수를 찾았다는 이가 있을 정도다.

러버덕의 인기는 관련 제품 판매량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의 러버덕 공식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하는 한정판 ‘러버덕 프로젝트 아티스트 에디션’은 2만4000원의 만만치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 이틀만에 1차분 3000개가 거의 동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러버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러버덕의 전시장소가 한강이 아닌 석촌호수라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석촌호수 인근 지역에서 나타난 싱크홀 현상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상황에서 러버덕 프로젝트가 이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버덕 전시가 시작된 지난 14일이 제2롯데월드 개장날이었다는 점도 곱지않은 시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러버덕이 상업적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참고로 이번 프로젝트는 롯데월드몰과 송파구청이 공동주최하고 있다.

한편, 러버덕 프로젝트 측은 17일 발생한 ‘판교 공연장’ 사고와 관련,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간절히 빈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안전사고에 유의해 주셔야 한다”고 관람객들의 안전을 당부했다. 러버덕이 예정된 기간 동안 별다른 사고와 갈등없이 국민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선사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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