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10명 있지만…’ 세월호 인양 꺼낸 실종자 가족들
‘바닷속 10명 있지만…’ 세월호 인양 꺼낸 실종자 가족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10.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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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인양 가능성, 비용 등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더피알=박형재 기자] 25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세월호 인양’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304명 가운데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최후 수색 방안의 하나로 세월호 인양(引揚)도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세월호는 물살이 거세고 시야가 수십센티에 불과한 바닷속에 누워 있다. 지난 7월 18일 294번째 희생자 시신을 수습한 이래 100일 가까이 시신이 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수온마저 뚝 떨어져 잠수사의 작업은 조만간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주요 신문 사설들은 “실종자들이 아직도 차가운 진도 바다 밑에서 안식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인양’을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실종자 가족의 선체 인양 결정은 성숙한 판단의 결과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월호(6825t) 인양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고난도 작업인데다 인양비용도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사회 각계가 참여해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는지, 인양할 수 있다면 시도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5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 세월호 침몰 이틀째인 지난 4월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해경과 해군 등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모습. ⓒ뉴시스

<주요 신문 사설>(25일 조간)

▲ 경향신문 = "열쇠공 불러 문 따듯 직접 감청하겠다"는 검찰총장 /불안한 한빛원전, 이대로 놔둘 건가 / 기업의 문화예술 기부금, 수도권 편중 재고해야
▲ 국민일보 = 지자체 구조조정제도 도입 빠를수록 좋다 /모뉴엘 몰락 과정 석연치 않다 / 비리투성이 '통영함 사업'에 무더기 포상이라니
▲ 동아일보 = 非理 방위사업청 놔두고 전작권 연기 설득할 수 있겠나 /슈퍼甲 국회의원이 보좌진 월급까지 갈취하다니 /제조업과 수출마저 뒷걸음질, 위기의 한국 경제
▲ 서울신문 = 전작권 논란 접고 북핵 폐기에 더 힘써야 /위기의 제조업, 돌파구는 혁신 노력뿐이다 / 세월호 선체인양에 어렵게 동의한 가족들
▲ 세계일보 = '나라 지킬 强軍' 원한다면 '비리 체질' 수술대에 올려야 /'무노동 무세비' 의원들 반발, 특권ㆍ갑질 고집하는가 /급전 빌리는 교육청, '탕진한 재정' 왜 말하지 않나
▲ 조선일보 = 9조원 쓰고 의미 퇴색해버린 용산 기지 이전 /세월호 인양해야 하는지 아닌지 논의할 때 됐다 /학교ㆍ지역ㆍ직장 '심폐소생술 교육' 더 확산시켜야
▲ 중앙일보 = 우리의 주력 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세월호 수중수색 마무리, 검토해야 할 때 / 판사의 '사채왕' 금품수수 의혹 철저히 수사해야
▲ 한겨레 = '종미'라고밖에 볼 수 없는 전작권 포기 /대북 전단 '불장난' 구경만 할 텐가 / 오늘날 더 절실한 '자유언론실천선언'
▲ 한국일보 = 무모한 대북전단 살포,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국책사업 결정하며 주민여론을 조작하다니 / 검사 잘못된 수사로 형사보상금 수백억 물어 줘
▲ 매일경제 = 한국 경제 구조적 취약성 드러낸 3분기 성장률 /에볼라 의료진 파견 앞서 안전대책 더 다듬어야
▲ 한국경제 =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경기회복 전기 될 수도" /빈곤층 역차별하는 보편적 복지의 역설 드러났다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는 오류를 바로잡은 것

조선일보는 ‘세월호 인양해야 하는지 아닌지 논의할 때 됐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304명 가운데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이 23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최후 수색 방안의 하나로 세월호 인양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다수결’ 등의 방법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세월호는 물살이 거세고 시야가 수십㎝에 불과한 바닷속에 누워 있다. 지금까지 매일 평균 32명씩 연인원 5700명의 잠수사가 목숨을 걸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중 수색의 난도나 기간·규모 등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경우다. 그 과정에서 잠수사 2명이 숨지고 구조 헬기에 타고 있던 소방관 5명이 희생됐다. 사력을 다한 수색에도 지난 7월 18일 294번째 희생자 시신을 수습한 이래 100일 가까이 시신이 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기상 여건도 악화돼 이달 들어 9일밖에 수색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또 “2007년 지브롤터 해협에서 침몰한 파나마 선적 8737t 화물선 뉴플레임호 인양에는 21개월이 걸렸고 1770억원이 들었다. 20년 전 유럽 발트해에서 침몰한 스웨덴 에스토니아호는 희생자 852명 중 94명 시신만 수습한 상황에서 가족들 동의를 얻어 인양을 포기하고 사고 바다 밑을 콘크리트로 봉인(封印)했다. 세월호(6825t) 인양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고난도 작업이다. 실종자 가족 의견을 반영하면서 사회 각계가 참여해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는지, 인양할 수 있다면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스웨덴 선례를 따를 것인지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세월호 수중수색 마무리, 검토해야 할 때’라는 사설을 통해 “수색 중단은 실종자 가족이 아니면 제기하기 힘든 문제다. 세월호 사고의 참극성과 유족들의 참담한 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정치권·언론이 먼저 수색 마무리를 주문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수중수색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돌이켜 보면 지난 6개월 동안 침몰한 선박에서 294구의 시신을 인양한 것은 세계 해난구조사에도 드문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실종자 수색의 마무리 수단이 굳이 ‘인양’인지는 좀 더 검토해 봐야 한다. 세월호 인양은 국민들의 예상보다 인양기간이 휠씬 오래 걸리고 그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자발적으로 수중수색 중단의 물꼬를 터 준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각계각층이 지혜를 모아 수색을 성숙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300명 넘는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세월호 선체인양에 어렵게 동의한 가족들’이란 사설에서 “실종자 가족의 선체 인양 결정은 성숙한 판단의 결과라고 본다.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을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루빨리 선체를 인양해 정밀 탐색하고, 최악의 경우 인근 해역으로 실종자 정밀 탐색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실종자 가족이 용단을 내린 만큼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선체를 인양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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