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JTBC 예능·교양 잇단 ‘빨간불’
잘나가던 JTBC 예능·교양 잇단 ‘빨간불’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1.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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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이어 <닥터의 승부> 구설…시청자 불만 폭주

[더피알=안선혜 기자] 신생채널의 열세를 극복하고 최근 예능·교양 등에서 다수의 히트 프로그램들을 탄생시키며 ‘잘나가던’ JTBC가 잇단 내·외부 악재로 비상등이 켜졌다.

JT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논란을 겪은 데 이어(관련기사: ‘비정상회담’의 비정상(?)대응이 위기 키웠다), 건강 프로그램 <닥터의 승부>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의사 중 한 명이 가수 신해철 사망 사건에 연루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 <닥터의 승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후자의 경우, JTBC가 명백히 잘못했거나 직접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병원 원장이 <닥터의 승부>를 통해 스타의사 반열에 올랐다는 점에서 제작진에 도의적 책임을 묻는 시청자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달 17일 S병원에서 강모 원장 집도로 장협착수술을 받은 이후 통증을 호소하다 22일 쓰러져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졌고, 5일 뒤인 27일 사망했다. (관련기사: 안타깝게 떠난 ‘마왕’…“영원한 음악가를 추모”)

서울 아산병원 수술 기록에 따르면 신해철은 응급수술 당시 소장 하방 70∼80cm 지점에 1cm 크기의 천공이 있었다. 이와 관련, SBS는 지난 2일 신해철의 소장 아래 생긴 1cm 크기의 천공은 고인이 지난달 17일 장 유착증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기 전에는 없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신해철 죽음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그의 부인 윤모(37)씨는 지난달 31일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을 했던 서울 S병원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닥터의 승부> 시청자 게시판에는 신해철을 집도한 강모 원장에 대한 비난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청자들은 의사들을 출연시키는 프로그램 포맷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질보고 패널 뽑으세요. 그런 광고쟁이 의사 뽑지 마시고”란 의견부터 “스타병 걸린 자칭 의사들 홍보해주는 닥터의 승부 폐지해라” 등의 프로그램 폐지 의견까지 빗발치고 있는 상황.

한 시청자는 “사실 이번에 문제가 된 의사 말고도 자질이 의심스러운 돌팔이가 많다”며 “시청자들은 방송에 출연하면 명의로 오해한다. 만일 의료사고로 문제가 있는 의사를 출연시켜 시청자들로 하여금 실력 있는 의사로 오인하고 찾게 만들어 이후 또 다른 의료사고가 일어난다면 방송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쓴 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실 예능적 재미와 의학정보를 적절히 섞은 건강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여러 프로그램에 겹치기 식으로 출연하는 의사들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관련기사: 의사인가? 쇼호스트인가? ‘닥터테이너’의 탄생)

▲ (자료사진) jtbc <닥터의 승부> 한 장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일명 ‘닥터테이너(Doctortainer)’들이 소속 병원 홍보뿐 아니라 홈쇼핑 등에 등장해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식의 활동이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닥터의 승부>에 대한 비난 여론은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종편에서는 시청률을 담보하기 위한 좋은 소재가 건강이기에 의사들을 패널로 불러들이고, 또 의사들은 방송에서 인지도를 높여 자신들의 병원 홍보 및 제품 판매에 이용한다”면서 “정말 전문성을 담보로 하려 한다면 재미가 조금 떨어져도 대학병원 교수들을 초빙하거나, 지금과 같은 고정 패널이 아닌 주제에 따라 패널이 바뀌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강과 밀접한 의학정보를 소비함에 있어선 “시청자들이 대중성에 현혹되지 말고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며 인식 개선을 당부했다.

한편, 강모 원장은 신해철 사망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지난 27일 <닥터의 승부> 녹화에 불참했다. JTBC 관계자는 “강 원장 측에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분간 불참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향후 프로그램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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