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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서울을 만들어주세요”
“당신의 서울을 만들어주세요”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1.07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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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라이브러리] ‘서울여행자’ 김규형 사진작가
소통라이브러리는 우리 사회의 소통문화를 새롭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협력하는 코너로,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의 이종혁 교수(연구원 장종원)와 함께 진행합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소통문화를 창출하고 이끌어가는 숨겨진 인물들이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서울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된 건물도, 새로 지어진 빌딩도
집앞에 서 있는 큰 나무도
버스 정류장에 이제 피기 시작한 꽃도
일상을 사는 사람도, 여행하는 사람도
원래부터 서울에 있던 사람도
잠시 머무는 사람도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평범하지만 이 특별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_ 김규형 사진집 <서울스냅> 작가의 말 中

▲ 김규형 작가. 사진: 성혜련 기자

[더피알=강미혜 기자] 일상이 여행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슷한 풍경에서 다른 재미를 발견하고, 춥고 힘든 고행마저 즐거움이 되는 경험들. 하지만 지지고 볶는 일로 가득 찬 일상은 결단코 여행의 낭만을 선물해주지 않는다.

사진작가 김규형은 일상이 갖는 이런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었다. 카메라 덜렁 메고 무작정 서울의 거리로 나선 그는 태어나고 자란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서울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새로움이 묻어났다. 그렇게 포착한 서울여행 길이 사진집 <서울스냅>으로 태어났다.

SNS에서 스타작가로 통하는 김규형은 서울스냅의 여운을 자신의 주 무대로 확장시켰다. ‘당신의 서울을 만들어주세요’라고 요구(?)하며 SNS 상에서 새로운 서울의 모습을 공유했다. 사진을 매개로 작가와 팬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소통은 지금 갤러리 전시회로 이어지고 있다. ‘낯선 서울’이 가득한 홍대의 작은 갤러리카페에서 김규형 작가를 만났다.

모델 부럽지 않은 비주얼의 소유자셨군요.(웃음) 원래부터 사진작가로 활동하셨나요? 

아니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 회사원이었는데요?(웃음) 대학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하고 7~8년 간 마케터로 일했습니다. 사진은 저의 취미였고요. 그러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새삼스레 서울의 모습에 반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결국 사표까지 던졌습니다.

‘서울 사진을 찍다’는 의미의 서울스냅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데 어떻게 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지난 10년 간 취미 겸 프리랜스 작업으로 틈틈이 사진을 찍어왔어요. 그러던 중 온라인상에서 제 사진으로 주목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2008~2009년도에 호주에서 머물던 당시에 찍은 사진들이었는데, 나름 제야의 고수들이 모였다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꽤 좋게들 봐주셨어요.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오기가 생기더군요. 한국(을 담은) 사진에 대해선 별 반응이 없다가, 호주 사진에만 관심을 보이니까. 그래서 ‘내가 찍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말리라’하는 심정으로 서울 촬영을 시작했습니다.(웃음)

작품들을 보면 일상을 포착하는 시선이 참 독특하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초창기엔 특이한 시선에서 서울을 잘 찍어보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솔직히 그때만 해도 한국, 제가 살고 있는 서울이 특별히 아름답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해 일본여행을 계기로 서울이 예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일주일 간 도쿄를 다녀왔는데, 곳곳에 볼 게 넘쳐나서 종일 발이 퉁퉁 부을 정도로 돌아다녔어요. 그렇게 과로여행 후 돌아온 서울의 거리는 달랐습니다. 분명 예뻤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여행한 적이 없어서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실제 여행지에선 사소한 모든 것이 신기하고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잖아요. 그래서 ‘서울 여행자’ 신분으로 제 사진에 서울을 담기로 했습니다. 차별화된 방법으로 사진을 표현하던 것에서 애초 다른 시선으로 사진을 찍어보기로 한 것이죠. 지금도 누가 ‘출사가세요?’라고 물어보면 ‘놀러간다’고 해요.(웃음)

▲ 서울토박이인 김규형 작가가 서울을 여행하며 찍은 <서울스냅>. 사진제공 : 김규형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독특한 시선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어려울 것 없어요. 물론 기술적인 부분은 조금 필요하겠지만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시선, 여행자의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야 서울에 살고 있으니까 서울을 찍는 것이고 부산, 대구, 광주 등 다른 지역에 있는 분들은 각자의 삶의 공간을 여행하듯 바라보며 찍으면 돼요. 그러면 누구든 자기만의 ‘00스냅’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또 하나 오랫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터득한 부분이 있어요. 기교를 빼니까 표현방법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요. 비단 사진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무슨 일이든 담백하고 진솔하게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젊은 작가답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메인무대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글로벌적으로 꽤 유명하신 듯? 따르는(팔로우) 분들 중 외국인들도 많더라고요. 

▲ 김규형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2만명이 넘는 sns 스타 작가다. 사진: 김규형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실제 외국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세요. ‘당신 사진보고 서울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는 외국인도 있고, ‘오래간만에 고향 모습 보게 해줘서 고맙다’는 해외에 사는 한국인 등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사실 서울스냅 책을 내게 된 것도 그렇게 호응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 보답의 의미가 큽니다. 개인적으론 책 출간을 어마어마한 양의 서울사진을 정리하는 핑계거리로 삼기도 했습니다만.(웃음)

예전엔 매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어요. 인스타그램의 경우 3년 동안 2~3일을 제외하곤 단 하루도 안 올린 날이 없어요. 마치 숙제 같은 느낌이었어요.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만7000명이 넘어가다보니 사진 퀄리티에도 꽤 많이 신경을 썼었죠.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만 같은 일종의 부담감도 생겼고.

하지만 지금은 다시 스스로 즐기면서 재미있게 사진을 찍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포장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발견하자는 마음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당신의 서울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이벤트가 진행 중인데, 많은 팔로어(소식을 받아보는 사람)들이 참여해 각자의 서울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울스냅> 책 첫머리에 ‘당신의 서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라는 글을 썼어요. 책을 보는 독자도, 제 인스타그램 팔로어들도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이죠.

그 생각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아예 실천으로 옮겨보자 해서 시작한 게 ‘당신의 서울을 만들어주세요’ 이벤트입니다. 참여하고 공유하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벤트에 참여한 사진 중에서 좋은 작품은 제 사진과 함께 이곳 전시공간에서도 볼 수 있어요. 저기 한쪽 벽면에 전시돼 있는 사진들이 다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 작품입니다. 좋은 사진이 정말 많아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서울스냅 프로젝트 외에 또 어떤 다른 활동들을 하고 있나요? 

독립매거진 <그린마인드>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어요. 예전에 더피알에서도 취재했었죠. (관련기사: 초록의 ‘소통정원’ 가꾸는 꽃처녀들 이야기) 그 친구들이 인터뷰 잡혀있다고 콜 하면 달려갑니다.(웃음)

얼마 전엔 인디프로레슬링단체인 PWF(프로레슬링피트)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했어요. 프로레슬링에 대한 대중적 친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동네형’과 같은 프로레슬러를 콘셉트로 했습니다. 이 역시 서울 곳곳을 여행하면서 촬영했고요. PWF 선수들 사진은 룩북(lookbook)으로 발간될 예정입니다.

또 고척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진 강의를 하기도 했어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서 ‘셀카 잘 찍기’ ‘음식 맛있게 찍기’ 등 일상에서 사진과 가까워지는 법을 공유했습니다. 앞으론 사진을 멋있게 찍는 테크닉보다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의 발견을 주제로 아이들과 대화할 생각이에요.

사진이란 콘텐츠를 매개로 시·공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 활동의 의미가 더욱 남다른 것 같습니다.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보통 책은 작가가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서울스냅은 책의 이야기를 온라인(인스타그램) 참여로 연결시키고, 오프라인(전시공간)으로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활동도 어떤 형태가 되던 간에 이런 쌍방향 소통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전시회 투어를 계획중이에요. 제 사진들은 마포구, 종로구, 용산구, 강남구에서 찍은 것들이 많은데요. 지금은 마포구 갤러리카페에서 전시를 하고 있으니, 나머지 세 개구에서도 다 전시회를 열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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