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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식 교육에 찔러넣기까지…교수들도 ‘죽을맛’
맞춤식 교육에 찔러넣기까지…교수들도 ‘죽을맛’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1.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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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Ⅲ] 생존 위한 대학의 몸부림, ‘혁신’으로 취업난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더피알=강미혜 기자] “인턴도 해봤지만 전공 수업시간에 배운 게 딱히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아요. 오히려 팀 과제를 하면서 쌓은 경험이나 동아리 활동들이 유용한 것 같습니다.”

대학수업이 구직활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란 질문에 취준생 ㅈ씨는 이렇게 답했다. 또다른 취준생 ㄱ씨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구직과정에서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같진 않다”며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커뮤니케이션학과 취업난을 돌파하기 위해 각 대학이 실무형 강의를 늘리고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취업시장에서 기업들 요구는 갈수록 까다로워지는데 대학은 그 수준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까닭이다. (관련기사: 위기의 커뮤니케이션학, 더 좁아진 ‘취업문’)

C대 교수는 “기업들이 인재를 육성하려는 참을성은 없어지고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리즘만 찾는다”고 교육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요즘 강조되는 인문학만 해도 “절대 기초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니다.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말랑말랑한 것을 의미한다”며 “인문학과 실용학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라고들 하던데 그게 나도 뭔지 잘 모르겠다”고 난감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학 커리큘럼 자체를 변화시켜 1학년 때부터 취업 맞춤형으로 조정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가급적 빨리, 보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준비하려는 취지다.

H대 교수는 “커뮤니케이션학부를 몇 개의 작은 단위로 임의 구분해 1학년 때부터 이러이러한 분야들이 있으니 전공수업이나 교수 선택에 있어 참고하라고 알려준다”며 “수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학생들 스스로 관심분야를 일찍 발견해 미리미리 취업에 대비하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변화의 바탕에는 취업률로 학교·학과는 물론 교수평가까지 이뤄지는 현실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G대 교수는 “일부 대학에선 교수별로 취업할당량까지 내려오는 실정”이라며 “그것 때문에 선생님(교수)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고 하더라. 학생들 데리고 다니며 ‘찔러넣기’(취업알선)도 한다”고 전했다. 심각한 취업난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에게도 고행이 되고 있다.

▲ (자료사진)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국의 청년·대학생들과 청년고용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디지털 부상…지방대 혁신 ‘눈길’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지털 관련 수업이 크게 증가한 것도 변화의 한 단면이다. E대 교수는 “몇 년 새 디지털을 베이스로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론 유력지보다 혁신적인 디지털매체들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찾아보면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을 위한 틈새시장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서 디지털미디어 분야를 전공한 교수를 영입하려는 시도 또한 활발하다.

PR수업의 경우 전체를 아우르는 이론 중심에서 탈피, 영역별로 잘게 쪼개 특정 주제를 가지고 과목을 개설하기도 한다.

지방의 사립 I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협상론, 소셜미디어, 공공PR 등 전통적인 PR학 교과서로는 구획되기 어려운 수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업방식에 있어서도 “학생들 몇 십 명씩 모아놓고 집단강연 형태로 하기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1대1로 대화하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2시간 수업이면 15분씩 나눠 1대1 수업을 진행하고, 시간이 부족해 지도하지 못한 학생들은 연구실로 불러 별도로 1대1 과외(?)를 하는 식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커뮤니케이션학 교육 문제를 혁신으로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최근 발간된 책 <언론학 교육의 혁신모델>에는 국내 몇 개 대학의 선도 사례가 소개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부분이 지방대학이란 점이다. 해당 내용을 정리한 홍경수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입학자원이 풍부하고 학생 이탈률도 낮으며 인지도도 높은 서울의 명문대보다는 변화를 위해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지방에 위치한 대학들이 혁신에 적극적이다”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책에 따르면, 부산에 위치한 동서대 매스컴영상학부는 학과 내 미디어컴퍼니를 만들어 학생들이 외부가 아닌 교내에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새롭게 짰다. 또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역시 디지털 시대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미디어랩을 운영하며 현장지향형 교육을 펼쳐나가고 있다.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는 방송현장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체계적인 교육, 인턴십을 통해 긴밀한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충북 제천에 위치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학원의 경우 한국 최초의 저널리즘 스쿨로 출발, 튜터(tutor)제를 도입해 언론학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이와 관련, 홍경수 교수는 “이들 대학은 교내 미디어컴퍼니나 미디어랩, 학과 동아리들이 활발하게 콘텐츠를 생산해 미디어아웃렛에 탑재한다”며 “일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콘텐츠가 교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성 미디어나 미디어산업에 공급돼 미디어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취업하려면? 학교 믿지 마라”

취업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 및 학과 차원에서 변화와 대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론 구직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식과 행동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 전공 선택 과정에서부터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분야로 진출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

D대 교수는 “대입지원 서류를 보면 아직도 전부 PD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무한도전(MBC 예능) 같은 프로그램 만드는 PD를 얘기한다”면서 “그러다 2~3학년 올라가면서 광고나 뉴미디어, 홍보 등 다른 길을 발견하고 진로를 급히 변경하는 학생들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학과정보를 충분히 파악해 전공 선택과 동시에 진로의 폭을 넓게 가져가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E대 교수는 “커뮤니케이션학 전공자들이 이제는 ‘프로페셔널 커뮤니케이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로로서 자기 분야에 대한 폭넓은 공부, 깊이 있는 이해, 다양한 경험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빅뱅 시대인 만큼 신문방송학이란 전통 카테고리를 넘어 프로페셔널 커뮤니케이터로 활약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 발굴이 필요하다.

실상 커뮤니케이션 직업은 200개에 달할 정도로 다종다양하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곽진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연구원은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당신을 위하여>라는 책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직업을 △기획/관리/평가 △제작 △진행/표현 △광고/홍보/마케팅 △채널(유통) △정보활용/권리찾기/뉴서비스교육 △네트워크활용/커뮤니티 등 7개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해 각 직업 소개, 하는 일, 요구되는 소양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E대 교수는 “우리는 항상 공채시험, 큰 관문들만 바라보니까 곳곳에 작은 관문들은 못 본 채 들어갈 문이 없다는 말만 한다”고 지적하며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한 (취업) 루트가 열려 있다. 무슨 일이든 준비된 사람은 절대 홀대받지 않는다”는 말로 커뮤니케이션 전공 학생들의 열린 마인드, 진취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관련기사: 희망취업 지형도…대기업 쏠림 심각, 언론사 매력 급감)

C대 교수는 취업시장에서 현실감각을 갖춰야 한다는 지론을 밝혔다. “냉정하게 말하면 학생들이 학교를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며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일찍 발견해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활동이든지 무조건 경험을 쌓으라”고 강조했다. 또 근본적으로는 남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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