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야 드라마야? ‘10분의 승부’ 웹드라마 시대
광고야 드라마야? ‘10분의 승부’ 웹드라마 시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4.11.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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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PR·마케팅에 활용…기업-소비자 간 관계 강화에 효과

[더피알=박형재 기자]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마케팅으로 기업PR의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한 가운데(관련기사:  PPL보다 더 세련되게…브랜드 마케팅의 진화), 최근엔 웹드라마로 잠재고객과 소통하려는 사례 또한 많아졌다.

웹드라마는 과도한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에 지친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칠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브랜드 마케팅이 영화나 드라마에 상품을 등장시킨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아예 브랜드가 드라마 주요 배경으로 들어가 이야기 전반에 노출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무한동력>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를 선보였다. 최고의 미래는 가수지망생인 ‘최고’와 삼성의 신입사원인 여주인공 ‘미래’가 우연한 계기로 하우스셰어링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시트콤 형식의 60분(10분*6회)짜리 드라마다.

무한동력이 삼성의 ‘열린채용’과 ‘인재상’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작품은 ‘젊은 삼성’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녹여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은지원, 로이킴 등 인기 연예인들의 직장생활 체험기를 다룬 tvN의 리얼리티 예능 <오늘부터 출근>에 배경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경력과 독특한 이력을 가진 연예인 신입사원들이 각각 현장마케팅팀, 인재개발팀 등에 소속돼 직장생활을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회사 이미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부처도 홍보용 웹드라마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군산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낯선 하루>는 지자체 최초의 홍보 웹드라마다. 소설가 채만식의 시간 여행을 그린 이 작품은 다양한 관광지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호평을 받았다. 중소기업청도 20대 청년의 꿈과 창업 이야기를 다룬 <꿈꾸는 대표님>을 제작해 지난 10월 27일부터 네이버 TV 캐스트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 군산시는 지자체 최초로 홍보 웹드라마 <낯선 하루>를 선보였다. 사진은 낯선 하루의 한 장면.

웹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초능력, 뱀파이어, 먹방(먹는방송) 등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와 젊은 세대가 공감할만한 이야깃거리가 흥미를 끌기 때문이다. 특히 5~20분 내외의 방영시간과 10회 미만의 방송횟수로 스마트폰을 통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일반 드라마를 시청하기 부담스러운 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웹드라마는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면서도 소비자들이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기존 PPL에서 한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지상파 드라마 1회 평균 제작비(2~3억원)로 웹드라마 한 시즌을 만들 정도로 비용 부담은 낮지만 블로그, SNS 등을 통한 확산성이 높아 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낯선 하루를 제작한 디지털에볼루션 박지영 부장은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을 그냥 소개하기 보다는 스토리에 담으면 좋을 것 같아 웹드라마를 제작하게 됐다”며 “군산 하면 빵집과 짬뽕만 유명했는데 방송 이후 드라마 코스대로 여행하는 관광객이 생기는 등 상당한 홍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거부감 없는 브랜드 노출…타이밍 포착이 관건

기업들이 브랜드 스토리를 전시,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에 담아내며 소비자에게 적극 다가서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매체 환경 변화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TV광고 등 전통적인 홍보 방식만으론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 수용도가 높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브랜드와 융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 삼성전자는 지난해 <무한동력>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를 선보였다. 사진은 지난 10월 말 쇼케이스 현장에서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

광고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브랜드 콘텐츠가 확산되는 요인이다. 대중이 광고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노골적인 PPL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신뢰 쌓기에 들어갔다.

콘텐츠를 활용한 소비자와의 소통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에너지음료 제조사 레드불은 익스트림(극한) 스포츠 행사를 활발하게 개최하며 관련 콘텐츠를 생산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고난도 발차기 무술 경연, 비보이 챔피언 대회 등을 열거나 후원하며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란 브랜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미국 씨티은행은 여성에게 금융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들이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형태로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켜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매체 사용자의 경험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일 브랜드 웹툰이 재미가 없다면 사람들은 금새 ‘뒤로가기’를 누르고 말 것이다. 웹드라마 역시 브랜드를 스토리에 녹여내면서도 감성, 웃음 등 소비자 유인 코드를 적절히 숨겨둬야 한다.

박지영 부장은 “기업들은 드라마 안에 브랜드가 최대한 많이 노출되길 원한다. 그러나 홍보가 과하면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깨지고 재미없게 된다. 예컨대 가족사진을 찍고 가족만 좋아하는 셈이다. 브랜드를 넣으면서도 드라마틱한 요소를 유지하는 접점을 찾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장호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는 “광고성 기사와 PPL 등 노골적인 홍보가 홍수를 이루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졌고, 기업들은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 브랜드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기업색을 최대한 낮추면서 즐길거리와 정보 등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해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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