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가슴에 묻으며…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를 가슴에 묻으며…잊지 않겠습니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11.12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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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실종자 수색 중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철저한 진상규명 선행돼야

12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세월호 수색 중단’이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11일 참사 209일 만에 종료됐다. 304명의 희생자 가운데 9명이 여전히 바다 속에 남아있지만 추워진 날씨 등으로 수색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무리한 수색으로 인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수색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자식의 주검을 찾은 사람이 부러웠다”는 실종자 가족의 역설적인 말에서 그들이 겪었을 고통의 크기가 느껴진다.

주요 신문 사설들은 “수색 중단은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향후 세월호 인양을 통해 나머지 시신을 찾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시스템을 혁신하고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한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실종자 수색 중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12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 11일 정부가 세월호 실종자들의 색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체육관 한켠에 돌아오지 못한 이의 초상화가 놓여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사설>(12일 조간)

▲ 경향신문 = 세월호 수색 중단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 /한ㆍ중, 중ㆍ일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권력형 게이트 조짐 보이는 부실 자원외교
▲ 국민일보 = 무책임성 걷어내고 세월호 이후를 다시 시작하자 /혁신 외면한 새누리당 의총, 국민은 안중에 없나 /국제사회도 문제 적지않다고 판정한 인권위
▲ 동아일보 = 세월호를 가슴에 묻으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박 대통령, 對美 對中 외교 성과로 韓日관계 주도하라 /자원외교 의혹, 부실 감사 드러나면 국정조사 못 면한다
▲ 서울신문 = 동북아 새판짜기 외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세월호 수색 종료… 이제 상처 씻고 한길로 가야 /집 기우뚱하는 잠실 주민들은 불안하다
▲ 세계일보 = '유엔사무국 한반도 유치', 정부가 전면 나설 때 /세월호 선체 인양 문제, 성숙한 논의가 필요하다 /독도 공연 이승철씨 입국 막은 '속 좁은 일본'
▲ 조선일보 = 정치권, 사상 첫 '10년 수퍼 不況' 못 보고 福祉 투정만 하나 /日, '이승철씨 입국 거부' 이유를 밝혀야 /세월호 船長 징역 36년, 직업 윤리 되새기는 계기로
▲ 중앙일보 = 무상복지 파탄…정치권은 고해성사부터 해야 /세월호 수중 수색 종료, 마무리 잘했다
▲ 한겨레 = 주도력 부족 드러낸 '박근혜 외교' /세월호 선장만 엄벌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세월호 수색 중단, 9명의 '우주'를 물속에 남긴 채
▲ 한국일보 = 세월호 진상규명ㆍ국가혁신 더 큰 과제 남았다 /"증세 없는 복지" 고집만 부릴 상황 아니다 /유감표명만 해선 안 될 日의 이승철 입국 거부
▲ 매일경제 = 법인세 올리자는 부자증세 논리 공허한 까닭 /한ㆍ중 FTA 성공 中소비시장 공략에 달렸다 /세월호 인양이냐, 추모공원 조성이냐 공론화 필요
▲ 한국경제 = 또 법원 가서야 바로잡힌 공정위의 엉터리 담합 판정 /정주형 조폭 對 이동형 조폭의 세금정책 /한ㆍ중 FTA 對 한ㆍ미 FTA의 정치논리들

한국일보는 ‘세월호 진상규명·국가혁신 더 큰 과제 남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11일 종료됐다. 참사 209일 만에, 304명의 희생자 가운데 9명을 바다 속에 남겨둔 채다. 정부는 범정부대책본부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통해 ‘수색 종료’를 발표했다. 7개월 가까이 이어온 수중수색이 선체 붕괴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한계에 부딪친데다 자칫하면 또 다른 희생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슬픔에 잠겨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며 수색 종료를 요청했다. 가족들의 용단에 대해 이 장관은 ‘죄인의 심정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국민 대다수의 마음도 그와 같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은 “앞으로 과제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철저한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험난한 항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다 끝났다. 이제 그만 잊자’는 목소리다. 서해훼리호 침몰사고부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숱한 참사를 겪고도 땜질처방으로 넘겨온 우리사회의 적당주의가 세월호 참사의 근원(根源)이다. 어여쁜 꿈을 간직했던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절대 잊어서도, 헛되이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세월호 수색 중단, 9명의 ‘우주’를 물속에 남긴 채’라는 사설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과 앞으로도 겪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이들이 수색 중단에 동의한 것은 크나큰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참사 이후 209일은 장이 수십 토막으로 끊어지고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시간이었으리라. 실종자 가족들은 그 고통을 ‘실종자들이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면 그렇게 진도를 떠나는 슬픈 현실이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표현했다. 자식의 주검을 찾은 사람이 부러웠다는 이 역설적인 말에서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의 크기를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실종자 수색 중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우선 세월호를 안전하게 인양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실종자 가족과 협의해 인양을 위한 실무기구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혹시라도 정부가 약속을 흐지부지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11일 현재 단원고 학생 4명, 교사 2명, 일반인 승객 3명이 바닷속에 남아 있다. 가족들은 아직도 실종자를 찾을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인양 과정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체는 그 자체로 사고 원인을 밝혀줄 증거이기 때문에 훼손 없이 인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세월호를 가슴에 묻으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란 사설에서 “4월 16일은 대한민국에 수치스러운 날이었다. 우리는 어른들의 구조를 철석같이 믿고 기다리다 죽어간 아이들의 모습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 관련자는 단죄되고 수색도 끝났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정쟁으로 소모해선 안 된다. ‘안전 한국’을 만들고 정부 개혁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세월호 수색 종료… 이제 상처 씻고 한길로 가야’라는 사설에서 “304명의 희생자 가운데 아직 9명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세월호 참사는 이제 한 단락을 짓고, 다음 단락을 여는 단계로 들어섰다. 길고 깊었던 참사의 고통을 딛고 이제 ‘세월호 이후’를 향해 우리 사회가 새롭게 출항하는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세월호특별법을 바탕으로 세월호 침몰 참사의 전모를 하나부터 열까지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이 엄청난 국가적 비극 속에서 건져내야 할 값비싼 교훈은 무엇인지 진상조사 활동과 특검 수사를 통해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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