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신인섭] 누구나 알듯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이다. 다만 모든 언론은 정부 통제 하에 있다. 하지만 매체에 실리는 광고는 많다. 가장 큰 방송국인 <CCTV>는 가장 많은 방송광고 수입을 올리는 곳이다. 중국 최대의 언론사인 <인민일보>에도 광고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중국의 PR은 어떨까?

서구식 PR논리에 따르면 PR에는 세 가지 조건이 전제된다. 첫째는 정치의 자유이다. 이 관점에서 중국은 의회민주주의가 아니며, 대통령을 국민이 투표해서 뽑는 제도가 아니므로 PR이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는 경제의 자유이다. 중국과 같은 통제경제제도에서는 제 물건 더 팔겠다고 광고하고 PR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셋째는 언론, 표현의 자유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10월 현재, 홍콩에서는 선거 완전 자유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로 온 섬(홍콩은 사실상 섬이다), 나아가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중국 본토는 홍콩 시위 처음 며칠 동안 아주 잠잠했다. 언론보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PR비 10년 새 12배 ↑
<아래 사진>을 보면 중국의 언론 자유가 어떤지 잘 알 수 있다. 알다시피 인민일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이다. 그리고 광고매체이기도 하다.

작년 우리의 설날(2013년 2월 6일), 즉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春節)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여러 부족이 사는 감숙성(甘肅省)에 가서 새해 축복을 빌었다는 기사가 인민일보 1면에 크게 실렸다. 그런데 같은 날 <북경일보>에도 이 기사가 게재됐는데 역시 신문 1면에, 같은 헤드라인, 같은 사진, 같은 내용으로 실렸다. 우리나라 언론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상황이 이러니 서구식 논리에 따르면 중국에는 PR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중국에는 PR이 있다. 그것도 놀랄 만한 수준이다.
2012년 기준 중국 PR비는 303억위안(한화 약 5조2000억원)이다. 2002년에는 25억위안이었으니 지난 10년 사이에 12배나 폭증한 것이다.
PR단체는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중국PR협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국제PR협회(China International Public Relations Association. CIPRA)인데 전통 한자로 쓰면 중국국제공관협회(中國國際公關協會)이다. 공관(公關)이란 퍼블릭릴레이션스(Public Relations)라는 영어낱말을 공공관계(公共關係)라고 옮기고 다시 줄인 말이다.

중국 PR산업 관련 자료는 국제PR협회가 발표한다. 중국에는 미국을 위시한 여러 서방국가의 PR회사들이 즐비하다. 사회주의국가에서 무슨 PR활동인가 하겠지만, 정치PR를 빼면 사실상 모든 PR을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국제PR협회가 발행하는 잡지의 2014년 2월호를 보면(오른쪽 사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나온 PR잡지인가 싶을 만큼 각종 기사가 많다. 심지어 우리나라 PR잡지인 <더피알>도 하지 않는 영문 목차 소개도 있다.
PR회사 블루포커스의 부상
중국 최대의 PR회사는 블루포커스(BLUE FOCUS·藍色光標)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PR회사 수입(Fee) 자료를 발표한 미국의 <홈즈리포트(Holmes Report)> 발표에 따르면, 블루포커스의 지난해 수입은 전년 대비 40.5% 성장한 1억2336만달러, 사원수는 3500명으로 세계 16위 PR회사로 랭크됐다.(괸련기사: 2014 세계 PR회사 랭킹, 1위 ‘에델만’)
상장회사이고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엄밀히 말하면 커뮤니케이션 회사) 덴츠(電通)가 이 회사의 지분 10%를 보유한 주주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가 뉴욕 증시에 상장해서 일약 세계적 뉴스가 된 일이 얼마 전 일이다. 그만큼 중국은 세계경제는 물론 세계금융, 세계PR에서도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오래 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뚜렷한 대책 없이 반 년 동안 허송세월만 했다. 글로벌 시대에 그저 남들만 뛰고 날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