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빅딜에 담긴 함의
삼성-한화 빅딜에 담긴 함의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11.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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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선택과 집중’, ‘규모의 경제’ 겨냥한 과감한 M&A

27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삼성-한화 빅딜’이다.

삼성그룹이 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 등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2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4개 회사 자산 가치만 13조원에 달해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기업들이 실행한 빅딜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번 거래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성공했고, 한화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 기반을 마련했다. 재계에서는 서로 필요한 것을 얻은 ‘알짜배기’ 거래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이번 빅딜은 핵심 역량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기업간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신이 잘하는 일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미흡한 분야는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애플은 계열사가 자산관리회사 한 곳뿐이고 다른 외국 기업들도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다. 이것저것 하다가는 아무것도 안된다. 이번 삼성·한화의 자율 빅딜이 국내 기업들의 과감한 사업 재편에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7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 자료사진 ⓒ뉴시스

<주요 신문 사설>(27일 조간)

▲ 경향신문 = 경기부양 이어 구조개혁마저 헛발질할 텐가 /'권력형 성범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당ㆍ정, '김영란법'을 빈 껍데기로 만들 셈인가
▲ 국민일보 = 국내기업에 방향성 제시한 삼성-한화 빅딜 /연금개혁안 상정 저지하고 국회 보이콧한 야당 /속속 드러나는 모뉴엘 배후세력 엄단해야
▲ 동아일보 = 공무원연금 법안 상정 막은 새정연, 만년 野黨 작정했나 /삼성-한화 '빅딜' 재계 구조개혁 신호탄 쐈다 /일본 원정 佛像 도둑질, 국제사회가 어찌 볼지 생각해야
▲ 서울신문 = 몰려오는 D의 공포… 구조개혁 서둘러야 /'김영란법' 어떤 형태로든 시행돼야 한다 /北核 옹호 청와대 수석을 굳이 감쌀 이유 있나
▲ 세계일보 = 빚폭탄ㆍ경기벼랑 넘기 위한 경제총력전 펼쳐야 /공무원연금 개혁…野는 '강 건너 불'로 여기는가 /'위안부 부인' 총선 공약 내건 日 자민당의 민낯
▲ 조선일보 = 또 無償보육 예산 꼼수 쓰더니 국회 보이콧까지 하나 /삼성 '화학ㆍ防産' 매각, 선제적 구조조정만이 不況 이긴다 /월급 120만원에 1억 기부 약정서 쓴 경비원 김방락씨
▲ 중앙일보 = 삼성ㆍ한화 자율 빅딜…선택과 집중은 시대의 흐름 /야당도 공무원연금 개혁안 내놓고 얘기하자 /아이를 개집에 가둔 장애인 복지시설
▲ 한겨레 = 번지수 잘못 짚은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론' /아무 규제나 '단두대'에 보내려는가 /이성 잃은 교육부의 '자사고 감싸기'
▲ 한국일보 = '선택과 집중' 화두 일깨운 삼성-한화 빅딜 /예산국회 파행 새누리당 배짱부리기 탓이 크다 /새정치연합 공무원연금 대응 너무 무책임하다
▲ 매일경제 = 한국 재벌도 이제 핵심산업에 주력할 때가 됐다 /규제 단두대, 성장ㆍ일자리 창출로 증명해야 /야당도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처리 협조하라
▲ 한국경제 = 삼성과 한화, 기업가정신 살아있다! /디플레 핑계로 돈부터 찍어내자는 포퓰리즘 증후군 /아직도 이런 증시 부양책이 필요한 때인가

중앙일보는 ‘삼성·한화 자율 빅딜 … 선택과 집중은 시대의 흐름’라는 사설에서 “삼성그룹이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분야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 재편은 매각대금이 1조9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라는 점, 정부나 금융기관의 압박이 아닌 두 그룹의 자율적인 판단이란 점, 그룹 내부에서 사업부를 뗐다 붙였다 하던 소극적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과감히 외부로 매각한 점 등에서 돋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매각하는 계열사들은 비주력 사업이었다. 삼성은 주력인 전기전자 부문이 세계 시장에서 협공당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 상대가 애플 등 세계 초일류기업들인 만큼 ‘글로벌 1위’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에선 손을 떼는 등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화학과 방산이 주력인 한화로서는 규모의 경제 확보가 중요하다. 한화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방산 부문 매출이 2조6000억원으로 국내 1위에 오른다. 화학 부문도 정유에서 석유화학까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분석했다.

중앙은 또 “세계를 돌아보면 빛의 속도로 M&A가 진행 중이다. 미국 구글은 최근 3년간 126건의 M&A를 단행했다. 따라잡기 힘든 기술장벽이 존재하거나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가 많은 기업, 매출액은 미미하지만 엔지니어와 팀원이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들이면 과감하게 거액을 쏟아부어 인수합병하는 게 대세다. 반대로 기존의 주력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흔하다. 우리도 핵심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미래의 성장동력까지 발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삼성 '화학·防産' 매각, 선제적 구조조정만이 不況 이긴다’라는 사설을 통해 “삼성은 작년 말부터 복잡하게 얽힌 계열사들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전자·금융·건설을 삼각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룹 내 계열사들끼리 이쪽 사업을 떼어다가 저쪽에 붙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했지만 이번엔 한화라는 외부 파트너에 비주력 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분야는 과감하게 더 잘할 수 있는 기업에 넘기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경기가 장기간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사업 구조를 날렵하게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삼성과 한화는 이번 거래를 잘 마무리해 대기업 자율 구조조정의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웅진·STX·동양 등 외형 성장에 몰두하다 몰락한 기업들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 소속이 바뀌는 8000여명의 삼성 계열사 직원들이 고용 불안을 느끼게 되면 빅딜에 대한 회의감이 경제계 전체에 퍼질 수 있다. 모처럼의 대형 빅딜이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한국 재벌도 이제 핵심산업에 주력할 때가 됐다’는 사설에서 “한국 재계에서 업종별 구조조정은 1980년대 초 중화학 구조조정, 1997년 반도체 빅딜 등 정부가 주도했다. 이번 삼성·한화그룹 간 구조조정은 재계가 자율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거래란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국내 재벌들은 대부분 선단식 구조로 비슷비슷한 업종을 거느려 ‘서로 잡아먹기’ 게임을 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삼성처럼 비핵심 사업을 넘기는 빅딜은 더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은 국외 법인을 빼면 계열사가 자산관리회사 한 곳뿐이다. 미국에서 예외적으로 선단식 경영을 한다는 GE 역시 2000년대 들어 금융·산업재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에너지·헬스케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천 500대 기업 평균 수명은 기껏 7년이고 S&P500을 기준으로 해도 평균 12년이다. 삼성·현대차도 잠깐 한눈팔면 10년 후 세계시장에서 몰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정부는 개입할 능력도 수단도 없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사업 재편을 해야 한다. 이번 빅딜은 그 출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는 ‘삼성과 한화, 기업가정신 살아있다!’는 사설에서 “한국 제조업은 전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더 늦기 전에 선제적 사업재편이 절실했다.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말고는 다른 돌파구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빅딜은 하나의 분명한 ‘현상 돌파’다. 이번 M&A가 국내 경제계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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