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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홍보도 ‘누나만 믿어’
SNS 홍보도 ‘누나만 믿어’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11.2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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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PR현장] 딱딱한 편견 깬 부산경찰청의 소통비결

[더피알=문용필 기자] 부산지하철 1호선을 타고 시청역에 내리면 부산시청 바로 옆에 있는 부산지방경찰청(청장 이금형·이하 부산경찰청)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도시에 위치한 지방경찰청답게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여느 공공기관 청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이다.

그런데 청사 앞에 웬 그네 한 대가 눈에 띈다. 건장한 팔 근육을 뽐내고 있는 여경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가 그네 위에 설치돼 있다. ‘누나만 믿어’. 자세히 보니 여경의 팔에 그네가 매달린 것처럼 착시현상을 준다. 다른 경찰관서에서는 만나기 힘든, 부산경찰청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이다.

▲ 부산경찰청 청사 인근에 설치된 학교폭력예방 그네 광고.

공공기관 중 사람들의 접근이 가장 쉽지 않은 곳 중 하나가 아마 경찰관서일 것이다. 아무나 쉽게 드나들 수 없는데다가 경찰서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일’에 연관돼 있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국민의 재산권과 안전을 지키는 최일선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그간 시민들에게 딱딱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은 이런 편견을 깨고 지역시민들은 물론 네티즌들과도 친밀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 참신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SNS 홍보활동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그간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될 정도로 부산경찰청의 SNS 홍보는 이미 입소문이 나있다.

‘동안 경장’ 손에서 태어난 남다른 드립 

▲ 독특한 문구의 부산경찰 홍보물이 부탁돼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 계정을 보유하고 있지만 딱딱하고 형식적인 내용들이 많은 것이 현실.

그러나 부산경찰청의 SNS는 얼핏 볼 때 경찰관서의 그것이 맞나 싶을 만큼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부산경찰청은 어느새 공공PR의 새로운 모범사례가 됐다.

부산경찰청의 홍보는 청사 2층에 자리 잡은 홍보담당관실에서 맡고 있다. 경찰관과 의경대원을 합쳐 10여명 남짓한 인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홍보담당관실에서 최근 가장 ‘핫’한 인물은 장재이 경장이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의 소유자인 장 경장은 지난해 7월부터 부산경찰청의 SNS 홍보를 책임지고 있다. 장 경장 등 홍보담당관실 직원들이 선보인 튀는 온라인홍보는 부산경찰청의 SNS 계정을 단숨에 부각시켰다.

부산경찰청의 SNS 게시물에는 재치가 가득 묻어난다. 마약사범 검거소식과 관련, “남친과 함께 히로뽕을 한 뒤 환각상태에 빠져 남친을 오징어도 아닌 납치범으로 오인하고 112에 구조요청을 한 여성을 검거했다”는 드립(?)을 치는가하면, 먹던 사탕을 깜빡하고 놓고 왔다가 DNA 감식으로 검거된 절도범에 대해서는 “정 군 보다 웃길 자신이 없어서 드립포기”라고 말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한다.

경찰과 ‘도둑놀이’를 하다가 후배들이 벗어던진 고가의 점퍼를 훔치고 검거된 박 모씨를 향해서는 “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야”라는 충고를 보내기도 했다. 또 산행 중 길을 잃었다가 순찰차를 타고 귀가하는 노부부의 훈훈한 소식을 전한 후 “순찰차에 우리 박순경 탈 자리가 없네요”라는 반전멘트를 날리며 웃음을 자아내는 게시물도 있다. 

▲ 경찰청 마스코트 ‘포돌이’를 영화 <신세계>의 박성웅으로 패러디한 ‘동네조폭 집중 단속 실시기간’ 포스터.(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사건 자체가 ‘황당뉴스’로 꼽힐 만큼 어이없기도 하지만 이를 재미있게 표현한 능숙한 표현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경찰청 마스코트 ‘포돌이’를 영화 <신세계>의 박성웅으로 패러디한 ‘동네조폭 집중 단속 실시기간’ 포스터는 차라리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정작 담당자인 장 경장에게 매일매일은 드립을 고민하는 ‘번민의 나날’이지만 이같은 게시물들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고 있다. 부산경찰청 트위터 계정(@polbusan)의 팔로어 수는 무려 3만에 가깝다.

페이스북(@BusanPolice)의 경우, 팬만 11만3000여명에 달하고 12만3000건이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의 구독자도 13만명에 이른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수도 2400명이다.

이와 관련, 장 경장은 “사건사고를 뉴스나 신문에 보도되는 형태가 아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했는데 여기에 유머를 가미했다”며 “(단순히) ‘무엇을 했다’ 식으로 홍보하는 공공기관이 많았던 시기였는데 전임자가 사건사고 소식을 (SNS에) 툭툭 올려서 이슈가 된 것이 시초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후 페이스북 팬이 1000여명에서 1만여명까지 늘었다는 설명이다.

코믹+귀염+황당+감동…“스토리텔링의 묘미”

부산경찰청 SNS에 인기를 더한 것은 지난해 2월 화제가 된 이른바 ‘귀요미 동영상’이다. 당시 “페이스북 2만명 돌파를 앞두고 여러분들께 선물을 준비했다”며 게재한 영상 속에는 미모의 여경이 ‘귀요미송’에 맞춰 선보이는 깜찍한 안무가 담겨있다.이 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영상의 주인공 김민주 경장이 ‘인터넷 스타’로 떠오른 건 불문가지의 일이다.

동영상을 활용한 SNS 홍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추석시즌을 맞이해 공개한 ‘불량식품 근절’ 동영상은 ‘대세 개그우먼’ 이국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10년째 연애중’을 패러디 한 이 영상에서 이국주는 트레이드 마크인 ‘식탐송’을 선보인 후 불량식품 생산, 판매업자들에게 “먹을 걸로 장난치는 니들, 잡아다 가만 안 둬. 호로록 때릴거야”라고 일갈한다.  

이와 함께 부산경찰청은 7종의 불량식품근절 포스터도 함께 공개했다. ‘불량식품 넥슬라이스’ 등 재치 있는 카피와 이국주 특유의 익살스러운 포즈가 조화를 이룬다. 이국주는 지난 6월 부산경찰청의 불량식품근절 홍보대사로 위촉된 바 있다. ‘귀요미송’의 원곡가수인 하리도 지난 4월 홍보대사에 이름을 올렸다.

유명 연예인이 공공기관의 홍보대사가 되는 것은 비교적 흔한 케이스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의 홍보대사 명단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특한 인물도 있다. ‘시팔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SNS 시인’ 하상욱 씨가 그 주인공이다.

하 씨는 지난 3월 부산경찰청의 SNS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부산경찰청의 독특한 SNS 행보에 딱 들어맞는 홍보대사인 셈. 부산경찰청과 하 씨는 위촉식 직후 학교폭력 예방 등 캠페인 카피문구 댓글 이벤트와 온라인 팬 사인회를 열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같은 행보는 부산경찰청의 SNS활동이 너무 재미만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도 좋지만 엄연히 공권력 집행 기관으로서의 권위를 가져야 할 정부조직이기 때문이다. 

▲ ‘시팔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sns 시인’ 하상욱 씨(오른쪽)는 부산경찰청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금형 부산경찰청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하 씨.(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하지만 장 경장은 “공공기관이 가벼워도 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겠지만 각종 정책과 스토리 등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더 관심을 끄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당연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무게를 버리고 시민 곁에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소신을 밝혔다.

“경찰관 활동이나 선행·미담사례, 정책 같은 것도 재미있게 전달해야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봐준다”는 것이 장 경장의 설명이다.

얼핏 보면 재미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찰 본연의 임무나 캠페인을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장 경장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수배전단을 (SNS에) 공유해달라고 할 때 공유하는 수나 댓글수도 많아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경찰청의 SNS는 범인검거에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2월 부산진구의 한 만화가게에서 절도행각을 벌인 A씨의 경우, 부산경찰청이 SNS를 통해 범행수법과 인상착의를 공개했는데 이를 본 시민의 신고를 바탕으로 지난달 검거됐다.

범인 잡는 SNS의 위력

지난해 10월 남구의 주택가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은 B씨는 올해 1월 SNS 수배전단이 배포된 지 채 열흘이 안 돼 덜미를 잡혔다. 부산경찰청의 막강한 SNS 파워가 범인검거의 1등 공신이 된 셈이다.

자칫 묻힐 뻔한 미담도 부산경찰청의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지난 9월 화제가 된 ‘치매할머니’의 이야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출산을 한 딸을 찾아 부산거리를 헤매다 경찰관들에게 발견된 이 할머니는 딸의 이름조차 기억 못하는 상태였는데 수소문 끝에 딸이 입원한 병원을 찾게 됐다.

이때 할머니가 소중하게 들고 있던 보따리 속에는 딸을 위해 준비한 미역국과 나물반찬, 밥이 담겨있었다는 사연이다. 시간을 지체해 미역국은 다 식어버렸지만 딸에게 보내는 따뜻한 모정이 묻어나는 이 사연은 부산경찰청의 SNS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소개됐고, 언론들이 앞다퉈 기사화할 정도로 따뜻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 부산경찰청의 sns 게시물에는 재치가 가득 묻어난다. (사진: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화면 캡처)

재미와 친밀감 형성뿐만 아니라 업무에 실질적인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부산경찰청의 SNS 활동은 이제 공공기관 SNS 운영에 있어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타 경찰기관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부산경찰청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문의들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소셜미디어대상’에서 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10월에도 ‘제4회 대한민국 SNS 대상’에서 공공기관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비영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치안성과 우수 경찰관서 평가’에서 최우수 지방경찰청으로 선정돼 지난달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부산경찰청의 홍보활동이 단순한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입증한 셈이다.

온라인 넘어선 크리에이티브, 1석2조 효과

부산경찰청의 기발한 홍보활동은 단지 SNS에만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진구 양정2동의 ‘양지골 셉테드 마을’에는 특이한 보안등 4대가 설치됐다. 인터렉티브 라이팅 메시지 시스템을 적용해 평상시에는 보안등 형태로 불을 밝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인체 감지센서가 반응해 바닥에 ‘마!’라는 글자가 새겨지는 보안등이다.

‘마!’는 ‘그만!’이라는 의미의 부산사투리. 보안등 밑에 부착된 표지판에는 ‘강속구보다 빠른 부산경찰!’ ‘갈매기보다 빠른 부산경찰!’ 등의 카피가 쓰여 있다. 보안등의 존재목적인 ‘밤길안전’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케이스다. 이 보안등은 부산경찰청 인근 도로에도 2대가 설치돼있다.  

▲ 부산시 양정동에 설치된 ‘마! 라이트’는 인터렉티브 라이팅 메시지 시스템을 통해 사람이 지나가면 인체감지센서가 반응해 바닥에 ‘마!’라는 글자가 새겨진다.(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특이한 점은 해당 보안등이 제일기획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굿컴퍼니솔루션센터(GCSC)’의 김경태 프로는 “단순히 재미와 정보를 전달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캠페인을 의뢰받았고, GCSC는 부산경찰과 시민이 함께 참여해 부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캠페인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안등 콘셉트에 대해선 “범죄 및 폭력 사고의 시작은 주위의 무관심에서 시작된다고 봤다”며 “우범지역은 어둡고 컴컴한 공포와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무관심을 사람들의 관심과 참견, 그리고 우리 주위에 늘 가까이 있는 부산경찰의 이미지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소개한 그네광고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이제석광고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부산경찰청 뿐만 아니라 해운대 해수욕장과 부산역에도 설치돼있다. ‘경찰관’보다는 ‘형’ ‘누나’ 같은 호칭을 사용해 청소년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오프라인 홍보활동 역시 SNS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오프라인 홍보활동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널리 알려지고 덩달아 부산경찰청의 SNS를 방문하는 이들도 늘어나게 되는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의 홍보활동이 성공을 거둔 데에는 구성원들 간의 열린 커뮤니케이션도 한 몫을 했다. 계급과 직급으로 지휘 체계가 나눠진 조직이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출할 수 있다. 아이디어 회의도 수시로 연다는 것이 장 경장의 설명이다. 특히 영상의 경우, 이를 전담해서 제작하는 의경이 있을 정도다. 물론 방향성은 회의를 통해 정해진다.

이금형 청장을 비롯한 이른바 ‘윗선’에서 이들의 아이디어를 믿고 지원해준 것도 든든한 힘이다. 타 부서 혹은 부산지역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도 지원군이 되고 있다.

장 경장은 “단순히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일선에서의 좋은 사례와 사진 같은 내용들은 타 부서가 적극적으로 보내주고 참여해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는 장 경장의 바람처럼 부산경찰청의 홍보활동이 계속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적어도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와 권위의식을 과감하게 덜어낸 ‘열린 소통’이 이제 공공PR에서도 필수적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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