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안정적 조직 운영에 무게
삼성 사장단 인사, 안정적 조직 운영에 무게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12.0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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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승진 3명 그쳐…신종균 사장 등 재신임

삼성그룹이 예년보다 최소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을 끌었으나, 평이한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데다, 당장 극복할 과제가 많은 만큼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1일 사장 승진 3명, 대표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11명 규모의 ‘201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시스

우선 삼성 오너 일가의 승진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변화를 서두르기보다는 현 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조직의 안정을 다지는 쪽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조직개편 대신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부품(DS),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등 3대 부문체제는 변동이 없다.

이와 함께 각 사업부문을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도 자리를 지켰다. 특히 퇴진설에 휘말렸던 신종균 IM 사업부문장은 스마트폰 사업의 난국을 타개할 책임자로서 재신임을 받았다.

일부에선 IM 부문을 축소해 3대 부문 체제를 과거와 같은 완제품(IM+CE)-부품(DS)의 양대 부문 체제로 재편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현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무리하게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안정 속에서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장 승진자는 3명에 그쳤다. 매년 6∼9명의 사장 승진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승진자를 포함한 사장단 내 자리 이동도 11명으로 16∼18명 수준이던 예년보다 줄었다. 관심이 쏠렸던 부회장 승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이같은 인사폭 축소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와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무게를 두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2명이 삼성전자며 나머지 1명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이번에도 경영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하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적용됐다.

삼성 TV을 8년 연속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인 김현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양호한 실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실적 공백을 메운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부사장도 사장으로 진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이윤태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반면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실적이 저하된 IM부문 무선사업부에서는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이 한꺼번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실적이 부진한 금융 부문에서는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고,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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