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 추탕의 명소 용금옥
서울식 추탕의 명소 용금옥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0.10.2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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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미꾸라지 풍덩~ 가을철 으뜸 보양식 “칼칼한 국물 맛 끝내줘요~!”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깊어지는 때다. 낭만의 계절을 즐기는 것도 잠시. 쌀쌀해진 날씨 탓에 왠지 어깨에 돌을 얹은 것 마냥 묵지근한 느낌이다. 이쯤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게 마련. 바로 내 몸을 추스릴 가을철 보양식이다.

이맘때 찾는 보양식으로는 뭐니뭐니해도 추어탕이 으뜸이 아닐까. 미꾸라지를 통째 넣고 푹 우려낸 뜨끈한 국물 한 사발 들이키면 여름내 흘린 땀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개운하다. 더구나 미꾸라지는 월동을 위해 영양을 비축하는 이때가 제철. 가을에 만나는 추어탕은 여름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인 셈이다.

통째 먹는 통통한 미꾸라지, 서울식 ‘추탕’의 제대로 된 맛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종로구 무교동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추탕의 명소, ‘용금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식사메뉴는 그야말로 심플하다. 달랑 추탕 하나. 그만큼 맛에 자신 있다는 반증일 터.

길게 늘어선 줄을 피해 비교적 한산하다는 늦은 저녁 시간대에 찾았다. “뭐, 크게 다를 것도 없는데…. 좋아들 해주시니 우리야 고맙죠. 일단 왔으면 통 미꾸라지탕 한 그릇 잡숴야죠?”

첫 대면. 흡사 빨간 국물의 육개장 같다. 양지로 맛을 낸 육수에 두부, 유부, 버섯, 계란 등 갖가지 재료, 거기에 국수까지 넣었다. 시래기, 된장으로 맛을 낸 추어탕이 남도식이라면 용금옥의 것은 서울식. 그래서 구분해 ‘추탕’으로 불린다.

혹여 추탕 속 통 미꾸라지가 부담스럽다? 걱정하지 마시라. 센스 만점인 주인장의 배려로 미꾸라지를 갈아 그 실체(?)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탕도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갖가지 재료 풍성

용금옥은 추탕과 함께 나오는 밑반찬 중 특히 오이장아찌의 맛이 일품이다. 산초 열매를 넣어 절여 만든 이 장아찌는 톡 쏘는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하지만 이 곳의 가장 큰 자랑은 칼칼하면서도 담백한 용금옥표 추탕의 국물맛. 때문에 숙취 해소에도 이만한 게 또 없다고. 여기에 송송 썰어낸 파와 쌉싸래한 산초가루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홍보맨들의 사랑을 담뿍 받는 이유도 보양과 해장의 일석이조 덕분. 각종 만남, 잦은 술자리로 애먹는 뱃속을 달랠 고마운 친구 같은 존재라는 것. 여기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는 정겨운 분위기도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그들과 닮은 듯 하다.

“가게가 오래되고 좁아 불편할 수도 있지만 옛 추억을 찾아 이곳을 오는 손님들을 위해 이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40여년간 한옥 스타일의 모습을 고수하는 이유다. 고(故) 이용상 선생 역시 저서를 통해 “문화인, 산문인으로서는 젊은날의 회상이며 향수”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만큼 용금옥은 맛과 멋이 있는 ‘강추 장소’로 손색이 없다. 한그릇당 가격은 9000원, 그 외 미꾸라지볶음, 미꾸라지부침 등 안주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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