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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프니까 샐러리맨이다[최영택의 PR 3.0] 1년간의 시험 성적표 받아드는 12월 풍경

[더피알=최영택] 요즘 TV 프로그램들을 보면 유독 직장인들의 애환과 기업문화를 소재로 공감대를 높여 인기를 끄는 사례가 많다.

먼저 <개그콘서트>의 ‘렛잇비’ 코너다. 사원부터 부장까지 분한 4명의 개그맨들이 직장생활 중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비틀즈의 명곡 ‘렛잇비(Let it be)’ 멜로디 위에 개사한 노랫말을 붙여 간단한 율동과 함께 재치 있게 표현한다.

상당 부분이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상황들이다. 직장인은 월요병, 상사병, 술병을 가진 종합병원 신세라고 비꼬기도 하고, 진정 초심을 잃지 않는 건 내 월급, 쥐꼬리~ 라는 등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

해당 코너의 인기비결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텔링에 있다. 여기에 누구에게나 익숙한 노래에 가창력이 뛰어난 개그맨들이 그 맛을 잘 살리고, 진짜 샐러리맨처럼 보이는 평범한 외모들도 한몫하는 듯하다.

   
▲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사진출처: 미생 공식 홈페이지

tvN 드라마 <미생>의 인기 또한 대단하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로 발전한 미생은 최근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큰 화제를 몰고 있다. 케이블 채널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6%를 넘기며 지난해 <응답하라 1994>에 이은 또하나의 히트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바둑용어인 ‘미생’은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있지 않거나 그런 상태를 가리킨다. 바둑기사를 꿈꾸다 좌절한 고졸 청년 ‘장그래’가 인턴으로 대기업에 입사, 그 곳에서 겪는 갖가지 에피소드와 애환을 그리고 있다.

미생의 인기비결 역시 고달픈 직장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스토리에 있다. 자신의 미래를 향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미생들의 모습을 바둑에 빗대 담아냄으로써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고졸 신분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갖은 수모와 멸시를 당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일로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장그래, 실적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상사들의 무리한 지시에는 부하들을 커버해주고 배려하는 중간관리자 오과장, 그리고 (조금 과장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자존심을 버려가며 상사의 어깨를 주무르고 휴지통을 말없이 비우는 여직원 안영이 등 주변 인물들의 리얼한 스토리가 샐러리맨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와 함께 미생의 또 한 가지 인기요인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만남이다. 모바일 웹툰으로 보는 사람, 만화책 한 질을 주문하는 사람, 지나간 드라마를 다운받거나 VOD로 주말에 몰아서 시청하는 사람 등 취향에 따라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디지털시대엔 콘텐츠만 좋으면 플랫폼 간 전이도 쉽게 이뤄져 확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례다.

이 밖에도 8명의 연예인이 5일 간 기업체 신입사원으로 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tvN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늘부터 출근>, 대형마트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그린 영화 <카트>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홍보인들도 월급쟁이고 샐러리맨(&우먼)이다. 더욱이 12월은 1년간 치러낸 시험의 성적표를 받을 때다.

승진한 이에겐 축하난(蘭)과 전보가 가득하지만, 퇴진이나 실적이 나쁘게 평가된 곳에는 쓸쓸함과 얄팍한 보너스가 기다린다. 올해는 기업들 실적이 부진하고 내년 경기도 침체가 예상돼 승진 숫자도 적고 옷 벗는 임원들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제 홍보팀은 위기관리, SNS, 마케팅PR 등으로 회사 내에서 필수 부서가 된 만큼 많은 홍보임원이 승진하고, 홍보팀의 위상도 격상되길 기대해 본다. 또한 PR회사 임직원들에게도 두툼한 연말 보너스가 손에 쥐어지기를 바란다.

   



최영택


The PR 발행인
동국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前 LG, 코오롱그룹 홍보담당 상무

최영택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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