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논란 이후…업계 1,2위의 서로 다른 홍보노선
물티슈 논란 이후…업계 1,2위의 서로 다른 홍보노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2.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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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대소비자-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상반돼

[더피알=강미혜 기자] PR에서 위기관리는 특히 어렵다. 위기시엔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사실상 ‘적’으로 돌변하기 때문에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설득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대단히 까다롭고 복잡하다.

그렇기에 자원과 인력, 경험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위기관리는 훨씬 어려워진다. 건강 관련 민감도 높은 이슈가 위기로 비화된 경우라면 더욱 큰 문제다. 최근 유해성 논란을 겪은 물티슈업체들이 그랬다.

물티슈에 사용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란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업체들은 대형 위기를 맞았다. 물티슈가 아기를 케어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어서 엄마들의 분노가 폭발했다.(관련기사: 물티슈 유해논란 일파만파)

▲ (자료사진) 물티슈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실명이 거론된 몽드드와 호수의나라 수오미는 큰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그 가운데 언론보도를 통해 실명이 거론된 업계 1,2위 몽드드와 호수의나라 수오미엔 소비자 항의와 비난, 환불 요청이 쇄도했다. 회사 차원에서 여러 채널을 가동해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기업이미지 추락과 매출 하락의 폭풍을 겪어야만 했다. 몽드드의 경우 회사의 존폐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물티슈 제품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안전하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관련기사: 물티슈 유해성 논란 일단락…피해업체는 어쩌나)

소비자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확보된 것. 이에 업체 측에서도 물티슈 제품의 안전성을 알리는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위기 이후 두 업체의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몽드드가 여러 기사를 통해 제품 안전성을 끊임없이 홍보하고 있는 데 반해, 호수의나라 수오미 측은 비교적 조용하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몽드드는 국가기술표줄원의 ‘안전하다’ 발표 직후부터 대언론홍보에 적극적이다. ‘안전성 입증’ ‘명예회복’ ‘존폐위기에도 전액환불’ ‘더욱 단단해진 회사’ 등의 타이틀을 단 호의적 기사들이 연일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관련 내용에 대한 보충취재는 쉽지 않았다. 몽드드 홍보를 맡고 있는 마케팅실은 기자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고, 홍보 책임자는 도무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몽드드 홍보를 대행한다는 회사 관계자 또한 “본사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직접 대응을 피했다.

언론대응은 하지 않는데 언론기사는 쏟아지는 상황. 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었다. 몽드드 홍보를 대행하는 O사의 ‘능력’ 때문이다.

O사는 홍보대행업을 표방하지만 언론(기자)관계를 통해 홍보하는 전통 방식과는 달리, 철저히 기사노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서도 ‘기명기사 전문’ ‘언론보도 100% 전문’ ‘불만족시 전액 환불’ 등을 장점을 내세운다. 몽드드 측 보도자료를 O사가 언론보도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호수의나라 수오미 측은 선제적 홍보에는 소극적인 태도지만 언론대응에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 회사 홍보를 대행하는 회사 관계자는 “물티슈 제품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고객만족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클라이언트(호수의나라 수오미) 요청 아래 요란한 홍보는 지양하고 있다”고 말하며 물티슈 안전성 논란 이후 회사의 입장,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위기는 한 번으로 그칠 수 있지만 반복될 수도 있다. 그래서 위기관리는 핵심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한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을 체화시키는 작업이어야 한다. 당장의 홍보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계 정립은 필수적이다.

퍼블리시티 결과에만 집중하는 활동은 홍보(弘報)일 뿐, PR(Public Relations)이 될 수 없다. “PR성과는 기사내기가 아니다”는 전문가 제언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관련기사: “PR성과, 더이상 기사내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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