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공주 甲질’에 여론 ‘출렁’…“세계적 망신살”
대한항공 ‘공주 甲질’에 여론 ‘출렁’…“세계적 망신살”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1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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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오너家 부사장의 추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디에?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기내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함을 지르며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게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대한항공의 항공기가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했고, 출발이 지연돼 250명의 승객이 영문도 모르고 불편을 겪었다.

항공법은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은 기장이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가 탑승 게이트로 돌아가는 ‘램프 리턴’은 기체에 심각한 고장이나 승객 안전에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취하는 조치다. 조 부사장은 승객의 한 사람으로서 기내 규칙을 지켜야 했음에도 월권을 했다.

주요 신문 사설들은 “대한항공 오너 3세의 오만방자한 행태에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전국단위 주요 일간·경제지 11개 중 9개 언론이 사설로 다루며 대서특필했다. AFP와 로이터 등 세계 통신사들도 이번 일을 ‘땅콩 회항 사건’으로 규정하며 조롱섞인 보도를 냈다.

동아일보는 “反기업 정서 부르는 오너 3세의 ‘공주 甲질’”이라고 말했고, 한국일보는 “도 넘은 오만방자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승객을 우습게 아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고, 매일경제는 “사회 지도층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외국에서 한국의 국격이나 손상시키지 말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9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9일 주요 신문 사설>

▲ 경향신문 = 집권여당은 어디에 있는가 /동ㆍ하계 올림픽 분산 개최 IOC 제안 설득력 있다 /비행기 되돌려 승무원 내쫓은 대한항공 '오너' 부사장
▲ 국민일보 = 획기적인 與 혁신안도 실천 없으면 그뿐 /평창올림픽 경제ㆍ환경 감안한 조율 필요하다 /조현아 부사장의 비인격적 '갑질' 비난받아 마땅
▲ 동아일보 = 정윤회 문건이 민생법안 처리 막는 이유 될 수 없다 /反기업 정서 자초하는 대한항공 오너 3세의 '공주 甲질' /평창 올림픽, IOC 우려 잠재울 대안 갖고 있나
▲ 서울신문 = '문고리 게이트' 아니라고만 할 일인가 /승무원 내리게 한 조양호 한진 회장 딸의 갑질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론 나온 이유부터 따져 보라
▲ 세계일보 = '안팎 위기' 앞에서 집권 여당은 무엇 하고 있나 /경제 살리지 못하면 '가계 빚' 출구 없다 /대한항공 부사장은 함부로 승무원 내리게 해도 되나
▲ 조선일보 = '대통령 곁에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지방자치 20년, 이제 손볼 때도 됐다 /主力 수출품 중국에 밀리면 제조업 붕괴 더 빨라질 것
▲ 중앙일보 = 문건 사건의 본질은 소통 부재와 비밀주의다 /부사장 한마디에 출발 지연시킨 대한항공 /평창 올림픽, 분산 개최 포함해 현실적 대안 마련해야
▲ 한겨레 = '재벌 세습' 적폐 드러낸 대한항공 부사장의 패악 /'각하' 외치며 아부나 하는 새누리당의 한심함 /'적자 걱정' 평창올림픽, 검토할 만한 '분산 개최'
▲ 한국일보 = '정당' 포기하고 '靑2중대' 안주하는 새누리당 /검찰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도로 나아가라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오만방자한 행태
▲ 매일경제 = 폭로정치 난기류에 최경환 경제팀도 안보인다 /알맹이 쏙 빼버린 '의원 특권포기'가 혁신인가 /한국 망신시킨 대한항공 오너 부사장의 추태
▲ 한국경제 = 설마 감사원의 권한투쟁 때문이야 하겠는가마는 /KB에 이어 우리은행도 이런 식으로 망칠 셈인가 /오죽하면 '이한구 특별법'까지 나오겠나

동아일보는 ‘反기업 정서 자초하는 대한항공 오너 3세의 ‘공주 甲질’’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 잘못을 이유로 여객기를 후진시켜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 미국 뉴욕에서 인천공항으로 오는 대한항공 1등석에 타고 있던 그는 승무원이 견과류를 서비스하면서 기내 서비스 매뉴얼에 맞춰 하지 못한다고 화를 냈다. 이어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항공기를 후진하라고 지시해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는 것이다. 이 바람에 출발 시간이 20여 분 늦어졌고 해당 항공기는 기내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무장이 타지 않은 채 운항됐다”고 전했다.

이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맏딸인 조 부사장의 ‘갑질’은 재벌 3세의 특권의식과 안하무인의 태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가 부사장으로서 승무원의 잘못된 서비스를 보고 나무랄 수는 있다. 그러나 항공법은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은 기장이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가 탑승 게이트로 돌아가는 ‘램프 리턴’은 기체에 심각한 고장이 났거나 승객들의 안전에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나 취하는 조치다. 조 부사장은 승객의 한 사람으로서 기내 규칙을 지켜야 했음에도 월권을 했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또 “조 부사장은 일반 직원들은 평생 달아보기 힘들다는 임원 배지를 입사 7년 만인 31세에 달았다. 지난해에는 출산을 두 달 앞두고 미국 하와이로 출국해 ‘원정 출산’ 논란을 일으켰다. 선진국 대기업들은 대주주의 자녀라도 능력이 입증되지 않으면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다. 이제 40세인 조 부사장 같은 오너 가족이 회사를 자신의 왕국처럼 여기기 때문에 반(反)기업 정서를 부채질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재벌 세습’ 적폐 드러낸 대한항공 부사장의 패악’라는 사설을 통해 “지난해 대기업 임원이 라면이 덜 익었다며 대한항공 승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라면 상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조 부사장은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며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라면 상무’는 저리 가라 할 횡포를 저지르고, 법은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다. 승무원들이 느꼈을 모욕감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래 놓고도 조 부사장은 일이 커지자 기장과 협의해 결정한 일이라고 발뺌하는 모양이다. 기장을 물고 들어가는 것도 어디서 많이 본 저열한 책임회피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부사장 한마디에 출발 지연시킨 대한항공’라는 사설에서 “대한항공 기장은 이유도 묻지않고 대뜸 기수를 돌렸다. 또 기내 서비스를 총괄해야 하는 사무장도 없는 상태에서 운항했다. 승객들은 영문도 모르고 연착과 서비스 부실의 피해를 당해야 했다. 항공 운항의 기본 수칙도 안 지키는 임원과 그런 임원 눈치 보느라 승객을 우습게 아는 기장이 존재하는 대한항공. 이게 대한항공의 현주소라면 소비자로서 이런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내부 문제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무거운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는 ‘한국 망신시킨 대한항공 오너 부사장의 추태’라는 사설에서 “대한항공은 자체적으로 조 부사장을 징계하는 게 옳다. 고객 안전을 무시한 데 대해 조 부사장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직원들에게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선에서 끝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승객들을 무시하고 마치 비행기가 자신의 자가용인 것처럼 행세했다. 일부 재벌의 이런 안하무인격 태도에 국민은 분노를 넘어 허탈해하고 있다. 사회 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외국에서 한국의 국격이나 손상시키지 말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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