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고객에 ‘스마트 대응’
똑똑해진 고객에 ‘스마트 대응’
  • 주정환 기자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10.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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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umer PR]‘보다 빠르고 열린 소통’ 고객관계 화두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뉴미디어 생태계는 고객과 기업의 경계마저 허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마다 고객 접점 부서를 중심으로 진행해 왔던 소비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이른바
컨슈머 PR(Consumer Public Relations)은 이제 특정 부서만의 업무로 한정 지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B2C기업일수록 고객만족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비자PR에 대한 개념 정립은 물론
기업의 생존전략으로서의 절박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주요 기업들의 소비자PR 현장을
집중 조명했다.


주정환 기자 webcorn@the-pr.co.kr

얼마전까지만 해도 소비자PR을 대변하는 소비자상담실, 고객만족실, 콜센터, CS실 등은 조직 내 부서 중 가장 한직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같은 소비자 대응 부서들의 위상이 180도 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만족 부서장으로 임원급을 배치하는 등 CEO의 관심 아래 고객 만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만족 시스템 개선을 위한 과감한 투자는 물론 전사적인 지원 속에 고객 감동을 향한 진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재, 식품, 통신, 서비스 등 소비자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기업일수록 고객 대응에 필사적이다.

CCMS 인증 기업 40여 곳 달해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이 기업과 고객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기업마다 고객에 대한 대응이 또 다른 주요 이슈로 부상한 상태다.
“고객과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무척 다양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랙티브 형식이 강해졌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과거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에서 능동적인 자세로 바뀌었습니다. 디바이스의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만 앞으로는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고객에게 임해야만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핵심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더 빠르게 발전하리라 예상합니다.” 고성훈 CJ 고객행복센터장의 말이다.
또 하나 두드러진 현상은 과거와 달리 고객 대응이 고객 접점 부서만의 역할이 아니라 전사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 최근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활용 실태를 보면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 고객관련부서 뿐만 아니라 홍보팀에서 직접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관하는 CCMS(소비자 불만 자율관리 프로그램, Consumer Complaints Management System)는 현재 국내 40여개 기업들이 인증을 받았다. 2007년 7월 제 1회 CCMS 인증 우수기업으로 웅진코웨이, LG전자, 삼성생명, 삼성카드, 대한생명, 교보생명, 남양유업, 해태음료, 풀무원 등 총 9개 기업이 선정된 이래 CCMS는 소비자PR의 가장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소비자PR 취재를 위해 방문한 농심, CJ, KT,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의 기업들도 CCMS 인증을 받았다. CCMS는 소비자의 불만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느냐 하는 것을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급변하는 소비자 환경 속에서 소비자 PR이란 과연 무엇인지 경성대 박기철 교수(광고홍보학과)에게 물어봤다.
“우선 소비자PR이란 용어부터 잘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PR을 보통 홍보 또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해서 MPR(Marketing PR)이라고도 하고 또 최근에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의 한 부분으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PR은 엄밀히 말해 홍보라기 보다는 관계입니다. 영문 PR(Public Relations)에는 널리 알린다는 의미의 홍보는 없습니다. 대개 소비자PR의 직접적인 창구는 콜센터, CRM, CS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영역 모두 너무 이익추구만을 위한 홍보 위주로 치우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PR의 기본 철학인 관계, 즉 릴레이션십으로 복원돼야 제대로 된 소비자PR이 이뤄진다고 봅니다.”
박 교수는 소비자를 단순히 물건을 팔아야 하는 대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가치를 주는 것이 바로 브랜딩입니다. 소비자가 기업과의 접점에서 좋은 체험을 하게 되면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죠.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유지를 시켜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과정에서 브랜딩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가치가 곧 브랜드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고성훈 CJ 센터장은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이렇게 전한다. “순간만 넘기려고 고객에게 거짓으로 대하면 순간은 넘어갈 수 있을 지 몰라도 고객은 결국 알게 됩니다. 언젠가는 불만이 돼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압니다. 진심으로 대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대응하다 보면 불만해소를 넘어 믿음이나 신뢰가 쌓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결국 성과로 연결되고 선순환 구조가 됩니다.”

사회공헌 통해 기업이미지 더 좋게 해야
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의 소비자PR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계명대 소비자학과 김민정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기업들은 소비자의 힘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기업들은 여전히 PR이 부족합니다. 아직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려는 움직임이 약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역할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김 교수는 기업이 광고하는 것 만으로 소비자들과 소통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부언한다. 사회공헌 등의 PR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이 아주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기업에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건전성을 확연하게 구분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위기에서 기업을 살아남게 해주는 것은 바로 소비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업이 소비자 대응 부분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이윤을 얻기 위한 대상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와는 공존을 넘어 더불어 함께 간다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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