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본방사수’ 외치는 KBS, 고육책 얼마나 통할까?
‘작정하고 본방사수’ 외치는 KBS, 고육책 얼마나 통할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2.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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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시청률 하락에 모험 단행…전문가 “처절한 대응방안으로 보여”

[더피알=강미혜 기자] 새로운 예능 플롯의 등장일까? 시청률 상승을 위한 고육책일까?

KBS가 시청자들의 ‘본방사수’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프로그램 제목 역시 <작정하고 본방사수>다.

내년 1월 파일럿(시험 삼아 내보내는 프로그램) 형태로 선보이게 될 이 프로그램은 국내 최초 ‘TV 보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TV’를 표방하고 나섰다.

▲ kbs가 내년 1월 선보일 <작정하고 본방사수>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관심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국민 참여 이벤트인 ‘tv 리액션왕 대국민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이벤트 홍보 영상 화면 캡처.

사전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국민 참여 이벤트로 ‘TV 리액션왕 대국민 오디션’도 진행 중이다. 시청자들이 TV를 보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 응모하는 방식.

TV 채널이나 프로그램 장르를 불문하고 한 개의 프로그램을 선정해 가족·동료·친구 등 함께TV를 볼 그룹을 정한 다음, 실제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모습을 촬영해 KBS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오디션을 통해 당첨자가 가려진다.

KBS 관계자는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리액션이란 것이 동영상 참여다. 글쓰기나 댓글 다는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노력을 요하기에 참여를 독려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방송에 적합한 최고의 리액션을 보여주는 팀은 실제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KBS가 다른 지상파나 종편, 케이블의 프로그램도 본방사수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것. 이벤트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쟁자들까지 자사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종의 ‘통 큰’ 베팅으로 볼 수 있다.

KBS 측은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KBS 콘텐츠사업부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오픈된 내용이 티저성이라 더 말해줄 수 없다”며 “프로그램 출연진이나 방향성이 좀 더 숙성되고 최종결정이 나면 다음주께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프로그램의 큰 골격이자 핵심 스토리가 된다는 점에서 KBS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감도 자못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본방사수를 타이틀로 내건 배경에 대해선 또 다른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TV 시청습관이 본방과는 멀어져가는 이때, KBS가 작정하고 본방사수를 외치는 데에는 다른 ‘속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 <작정하고 본방사수> 이벤트 공지 화면.

무엇보다 하락을 거듭하는 본방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적 시도’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본부 국장은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지상파는 그야말로 절박하다”면서 “지상파 재전송료 문제만 해도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통신사 등 여러 플랫폼 사업자들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지상파가 할 수 있는 게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시도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런 측면에서 양 국장은 “(작정하고 본방사수) 프로그램이 정식 방영되고 나서 지켜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현재로선 TV 본방사수를 위한 처절한 대응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상파 TV 시청률은 매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AGB닐슨 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KBS1, KBS2, MBC, SBS) 시청률은 2000년 31.1%에서 2010년 22.0%로 10%P 이상 줄어든 데 이어 2013년엔 18.9%로 20%를 밑도는 실정이다.

그마저도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분석돼 젊은층 이탈이 유독 가파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에 의존하는 광고매출도 자연히 줄어드는 추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4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2013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광고시장에서 지상파 광고비는 2조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59.%로 전년(61.1%)보다 하락했다.

반면 유선방송과 위성방송은 전년 대비 11%, 20.1% 증가한 1220억원, 174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방송시장에서 지상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이같은 상황에서 시청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KBS의 새로운 시도가 본방사수와 젊은층 유입의 두 가지 목적을 어느 정도까지 만족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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