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라면 삼국지
펄펄 끓는 라면 삼국지
  • 최재영 (jychoi@the-pr.co.kr)
  • 승인 2010.04.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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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롯데라면 판촉경쟁 후끈

라면이 ‘펄펄’끓고 있다. 솥에서가 아닌 홍보전에서다.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부터 블로그, 바이럴 마케팅까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제 라면은 그저 한 끼를 때우기 위한 수준을 넘어섰다.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맛, 영양 등 다양한 무기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이 같은 홍보전에는 최근 롯데의 등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무기는 공격적이기도 하고 감성적이기도 하다. 라면 PR전쟁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그 속을 들여다 봤다.

최재영 기자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주부 오혜성(45)씨는 얼마전 oo마트를 찾았다. 오씨가 이 마트를 찾을 때 마다 유독 고민을 하는 코너가 있다.

바로 라면진열대다. 라면 가격비교는 물론 제품의 맛 때문에 한참 고민을 했다. 그러다 ‘xx라면’ 2봉지(5개입)를 카트로 옮겨 실었다.

오씨는 “라면 값이 많이 올라서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라면을 고르고 있다”“싼 가격의 라면도 맛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반대로 주부 김희선씨(39·서울 중구)는 할인매장 라면코너에 들어서자마자 한 치의 고민 없이 **라면 3봉지(5개입)를 골랐다. ****팬인 초등학생 아들 탓이다. 김희선 씨는 “우리 아이는 **라면이 아닌 라면은 아예 먹질 않는다”“어디서 배웠는지 **라면을 x라면처럼 끓여 먹는 방법도 알고 있다”고 신기해 했다.
최정수(서울 강서구)씨는 할인 마트에서 가능하면 **라면만을 찾는다. 최씨는 “난 매운맛을 좋아하고 아내는 쌀로 만든 라면 등을 좋아한다”며 *라면과 쌀국수 묶음상품 한 가지씩 구입했다 .
이처럼 소비자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라면업계는 과거보다 좀 더 강한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입맛과 선택의 폭 넓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라면업체들은는 기존의 광고효과에 입소문, 라면 조리법 공개 등 홍보 채널을 다각적으로 넓히고 있는 중이다.
 

현재 라면업계 1위는 자타공인 ‘농심’이다. 적극적인 신상품 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농심의 지난해 라면시장 점유율은 68.3%를 차지했다. 이어 삼양식품 이 14.0%로 그 뒤를 쫒고 있으며, 올들어 롯데라면이 공세를 취하면서 본격적인 라면 전쟁에 불이 붙었다.

 

◇ 농심, 공격 마케팅·웰빙에 소셜네트워크 접목

농심의 히트상품인 신라면은 지난 한 해 동안 총 8억개가 팔려 나갔다. 국민 1인당 17개를 먹은 셈이다. 이 같은 농심의 성공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개발한 뒤 주로 톱 모델을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신라면이 처음 빛을 본 1986년에는 강부자와 구봉서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매운 라면’을 강조했다.

신라면 독주 체제를 굳힌 1993년에는 최수종과 김용만을 등장시켜 세계적인 제품이라는 각인까지 심어줬다. 또 2000년부터 매년 ‘농심 라면 요리왕’ 선발대회를 개최, 자사 라면에 대해 홍보하는 중이다. 이 같은 농심의 발 빠른 홍보 마케팅 전략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농심은 라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공식 블로그 ‘이심전심’을 개설, 소비자들의 입소문 마케팅을 유도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라면커뮤니티 ‘라면짱’을 만들고 색다른 라면을 끓여먹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혼합해 만든 라면)‘신짜파’(신라면과 짜파게티의 혼합라면)등이 모두 ‘라면짱’을 통해 퍼져 나갔고, 각종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농심은 최근 들어 ‘웰빙’ 제품과 신기술을 강조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칼로리 적은 ‘채식주의’제품이나 쌀가루로 면을 만든 ‘쌀국수 뚝배기’ ‘쌀국수 짜장’ ‘쌀국수 카레’ 등을 전면에 내놓았다. 또 여성 고객을 겨냥해 중량을 반으로 줄인 ‘신라면 김치’에 이어 칼로리를 낮춘 ‘녹두국수 봄비’, 베트남 쌀국수 ‘포들면 컵’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쌀국수 뚝배기’의 경우 면 가운데 구멍을 뚫어 면발 중앙 빈 공간까지 양념국물이 흘러들어가게 한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면발의 쫄깃함과 얼큰함을 높였다. 이 공법은 ‘제트 씨브이디(Z-cvd)’공법으로 자체개발한 기술이다. 스프 원재료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하고 수분만 배출하는 스프제조공법이다. 농심측은 마늘, 버섯, 홍고추, 건파 등 식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재현했다며 이 신기술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중이다.

 

◇ 삼양라면 ‘소시효과’ 톡톡…‘깨끗한’ 이미지 강조

1980년대 농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1등 자리를 내준 삼양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삼양라면 광고모델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돌그룹 ‘소녀시대’를 기용했다. 이른바 ‘소시효과’를 누리겠다는 판단에서다.

삼양라면의 광고 모델인 소녀시대가 부르는 추억의 ‘보글보글송’은 소녀시대 10대 팬 층은 물론 20~40대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음원은 휴대폰 벨소리로 무단(?)제작돼 인터넷에 떠돌고 있을 정도. ‘소시효과’로 삼양라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가량 늘어났다. 삼양의 타 제품이 3~5%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형할인매장들의 가격판매 전략도 효과를 봤다. 대형마트들에 따르면 최근 삼양라면의 가격인하 결과 ‘신라면’ 5개 묶음 상품을 추월하는 이변도 연출했다. 지난 3월초~4월초까지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삼양라면 묶음(5+1)상품을 20% 가량 인하하자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무려 172% 증가했다.

삼성 홈플러스 역시 이마트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했고 전달에 비해 230% 판매가 늘어났다.
현재 삼양라면의 ‘소시효과’는 네티즌들의 ‘깨끗하다’는 인식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넓어지고 있다. 젊은 층일수록 맵고 강한 맛을 선호했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이런 변화를 거치면서 부드럽고 순한 맛을 강조했던 삼양라면은 첨가물이 적은 라면으로 인식됐다. 또 삼양라면 대관령 목장 홍보와 함께 삼양라면이 친구처럼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강조한 ‘친구라면’을 내세우면서 몸에 해로운 첨가물이 적게 들어간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삼양라면은 4월 1일부터 또 다른 ‘소시’광고를 내놓았다. 따뜻한 봄과 함께 산뜻함을 강조했다. 이번에 내놓은 광고는 ‘봄피크닉’편으로 푸른 초원과 목장에서 피크닉을 떠나는 소녀시대 멤버의 모습을 담았다. CM멜로디 송인 ‘보글보글 송’도 피아노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 롯데라면, 계열사 유통망 업고 대공세

롯데라면은 롯데마트의 대형 유통망과 합리적인 가격 등을 무기로 승부를 걸겠다는 마케팅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기존 라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맛과 합리적인 가격 등이 롯데라면의 무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롯데라면은 지난 1월 말 판매를 시작, 약 2주일 동안 총 36만개(5개들이 7만2000봉)를 팔아 신라면(73만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롯데라면은 롯데마트에서 예상 판매량(30만개)보다 20% 가량 더 팔려 삼양라면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인지도가 꾸준히 높아지면 신라면과의 격차도 상당히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또 다른 PB라면인‘와이즐렉 이맛이라면’도 롯데마트에서 판매량 6위로 올라섰다”“그동안 라면시장에선 PB제품이 맥을 못췄지만 ‘이맛이라면’에 이어 ‘롯데라면’이 이같은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말했다.

첫 상품을 발매한지 2개월 만에 롯데라면 2탄인 ‘롯데라면 매운맛’을 출시했다. 이 상품 역시 PB상품으로 한국야쿠르트가 아닌 삼양식품에서 생산을 맡겼다.

이번에 출시된 라면은 쇠고기 맛을 바탕으로 육개장 맛을 낸다. 지금은 이름과 포장만 바꿨지만 삼양식품 측과 협의해 성분과 맛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라면의 맛과 형태에 따라 PB업체를 선정하는 것 또한 롯데의 주요 전략. 유일하게 라면 양산시스템을 갖추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업체를 선정해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라면 매운맛은 첫 선을 보인 뒤 11일만에 ‘롯데라면’ 판매량보다 230% 증가했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롯데는 또 롯데백화점 식품매장에 ‘롯데라면을 맛있게 먹는 20가지 방법’이라는 라면 조리법 책자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 롯데라면 알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 4월초부터 5만부를 배포했고 4월 정기세일용 전단에는 ‘롯데라면 레시피북을 드립니다’라는 안내문구와 사진까지 게재했다. 롯데측은 ‘롯데라면’을 저가 제품이 아닌 고급적인 브랜드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백화점을 주요 무대로 잡고 다양한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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