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반사이익에 아시아나 ‘표정관리’
‘땅콩회항’ 반사이익에 아시아나 ‘표정관리’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2.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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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예약률 상대적 급등…오해 소지 없도록 기업PR활동은 신중

[더피알=안선혜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대한항공 전체의 대형 악재로 비화되면서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반사이익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관련기사: 대한항공, 오너딸 월권에 ‘공든 탑’ 무너져)

당장 주가에서부터 양사 간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락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대한항공 주가는 9% 가량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24% 넘게 급등했다. 

▲ 자료사진. ⓒ뉴시스

예약률에서도 양사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겨울 성수기를 맞아 대한항공 국제선 예약률은 70%인데 반해,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86.9% 예약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지방항공청이 밝힌 겨울 성수기 실제 탑승률은 대한항공 77.6%, 아시아나항공 82.8%로 5%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물론 탑승률과 예약률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순 없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보다 16%포인트 가량 크게 밑돈다는 점에서 땅콩회항의 여파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경쟁사의 돌발악재가 뜻하지 않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약률을 비교했을 때 소폭 증가한 건 있지만 반사이익이라 단정할 만큼 큰 수치는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메시지를 내세우는 기업PR활동에도 상당히 신중한 모습이다. 경쟁사의 위기를 이용한다는 불필요한 오해 소지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더피알>과 통화에서 “(기업 슬로건인) ‘아름다운 사람들’은 예전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기에 지속적으로 활용하겠지만, 사회공헌이나 메세나 쪽에서 (슬로건 메시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PR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같은 태도는 과거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기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와 관련, 지난달 발표한 국토부 행정처분을 놓고 대한항공이 이의를 제기하며 설전을 벌인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 

아시아나항공이 승무원의 헌신적인 구조활동으로 인명피해를 줄였다는 점을 인정받아 90일이 아닌 45일의 운항정지를 받자 대한항공 측은 ‘국토부에서 봐주기를 했다’며 공세를 퍼부었고, 아시아나항공은 ‘국익과 해당노선 이용객들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주장은 지난 1997년 괌 추락사고로 3개월 운항정지 처분을 받고 국제선 신규노선 배분 등에서도 제재를 받았던 자사 이력에 근거한 것으로,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엄격히 처리해 줄 것을 당국에 주문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그쪽(대한항공) 위기를 (회사PR에) 이용하지는 않는 것이 우리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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