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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읽는 코드 ② - 개인정보 유출 데자뷰
2014년을 읽는 코드 ② - 개인정보 유출 데자뷰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2.16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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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전례는 있어도 관리 전례는 없다

[편집자주] 누적된 사고와 반복되는 미스 커뮤니케이션. 2014년 한 해를 한 문장으로만 요약하자면 그렇다. 연초부터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카드3사는 홍역을 앓았고, 사망자 295명·실종자 9명을 남긴 세월호는 우리사회에 뼈아픈 과제를 남기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앞선 과정 가운데 드러난 위기관리대응의 문제점과 언론계의 기레기 논란, 공감의 부재(不在) 등은 올 한해를 강타한 주요 이슈였다. 그밖에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 공개가 불러온 디지털 퍼스트 바람과 대세로 올라선 병맛 코드 등 2014년을 핵심 이슈별로 되짚어본다.

세월호 - 국가재난시 커뮤니케이션 공백이 필요하다
② 정보보안 - 위기 전례는 있어도 관리 전례는 없다
③ 기레기 - 자성은 벌써 옛말이 되다
④ 디지털 퍼스트 - 종이신문이 떨고 있다
⑤ 병맛 - 세상의 중심에서 비주류를 외치다
⑥ 공감 - 삭막한 세상 너와 나를 잇다

▲ 정보유출 사고를 일으킨 카드 3사에 대해 3개월 간 일부 영업정지가 시작된 지난 2월 17일 오후 nh농협은행 모지점에 관련 내용이 안내돼 있다. 다만 안내판은 영업정지를 무엇때문에 받는지는 따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뉴시스

[더피알=안선혜 기자]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소식으로 시작한 올 한해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을 만큼 정보보안 이슈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지난 1월 KB국민·롯데·NH농협 카드3사가 각각 5300여만명, 2500여만명, 2600만명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데 이어,(▷관련기사: ‘카드사태’ 해결할 정부의 ‘카드’는 무엇인가) 같은달 한국SC(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9만4000명의 고객정보 유출사실이 뒤늦게 적발됐다.

전산프로그램 개발업무를 맡은 외주업체 직원이 2011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은행 전산망에 저장된 고객정보를 대출모집인에게 넘긴 것이었다.

카드3사 정보 유출 후 두 달도 채 못 된 3월 KT는 홈페이지 해킹을 당해 1200만명 가량의 개인정보가 새어나갔고, 카드3사와 SC은행은 2차 유출이란 소식을 국민들에게 전했다. ▷관련기사: 구멍 뚫린 정보보안, ‘KT도 털렸다’

일부 카드사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시 대규모 신용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엔 POS단말기 카드 개인정보였다. 국민카드와 농협카드에서 POS단말기 해킹사고로 6만여명의 고객정보가 털렸고, 업계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마저 3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유출시켰다.

마치 데자뷰를 보듯 비슷한 유형의 위기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미숙한 초동대처’ ‘안전불감증’ ‘축소·은폐’ 등의 비판 역시 되풀이 됐지만, 시스템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았다. ▷관련기사: 카드사 정보유출, ‘관리 안된 위기’가 부른 2차 위기

이에 대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위기가 반복되고 일상화되면 이게 무슨 위기냐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적인 장치 마련 없이 이 정도면 잘 관리했다 위안을 삼기도 한다. 개선 의지가 없다는 점이 반복되는 위기의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선 전례를 읽지 못하고 위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비운의 당사자는 또 존재했다. 다음카카오가 겪은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다. 초기대응에 발 빠르지 못했던 다음카카오(당시 카카오)는 10월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법인이 출범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로 크게 곤혹을 치렀고, 이석우 공동대표의 미온적 태도로 비판은 더해졌다. ▷관련기사: 카카오톡은 어쩌다 ‘동네북’ 신세가 됐나

검찰의 명예훼손 실시간 모니터링 발표가 ‘인터넷 검열’ 의혹으로 번지면서 모바일 메신저 일등기업인 카카오도 감시 대상이 아니겠느냐는 의구심 제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데서 온 첫 번째 위기였다.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10월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카카오톡 검열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카카오톡은 기자간담회 일주일 뒤인 지난 10월 8일 이용자 정보보호를 위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연내에 도입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논란이 불붙은 상황에서 여론을 돌려세우기란 쉽지 않았다. 이후 이석우 대표가 나서서 감청영장에 불응하겠다고까지 하는 초강수를 두었으나, 일부에선 법을 어기겠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정부 측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된 논란은 이미 미국에서 먼저 있었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SNS 등 대형 인터넷 관련 업체를 통해 민간인 개인정보를 수집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게다가 테러리스트나 중범죄자가 사용 가능한 SNS를 FBI 등이 감청할 수 있도록 인터넷업체들의 협조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 의사를 피력하기까지 했다.

당시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대형 IT업체들은 즉각 입장을 발표하고, 법안 발의에 대해서는 8개 업체가 공동으로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면 폐기되도록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관련기사: 카카오톡 위기관리, ‘사회공헌’이 되려면

이와 관련, 정용민 대표는 “다음카카오는 앞선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유효한 입장을 이해관계자들이 묻기 전 미처 만들어 놓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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