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시간을 의미있게…진화하는 타임마케팅
의미없는 시간을 의미있게…진화하는 타임마케팅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12.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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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연동된 세일이 갖는 희소성, 심리적 뿌듯함 배가시켜

시간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렸다. 같은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째깍째깍 지나가는 순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기업의 마케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른 기업이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도 어떤 기업에게는 고객과의 소중한 접점의 순간이다. 다소 고전적이지만 그 파급력과 효과는 여전히 건재한 마케팅 방법, ‘타임마케팅’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타임마케팅은 말 그대로 시간(time)을 활용한 마케팅 방법이다. 특별한 속뜻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미가 심플하다고 해서 그 효과까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찌 보면 구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혁신적인 마케팅 툴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개발되는 현시점에도 보편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통용된다는 것은 여전히 효용성이 살아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기업에 따라 타임마케팅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특정 시간대에 제품을 할인하거나 한정수량을 선보이는 이른바 ‘타임세일’이다.

타임세일의 전형적인 모습을 쉽게 떠올리려면 대형마트를 연상하면 된다. 독신자라면 폐점시간이 가까워진 늦은 저녁 무렵 대형마트를 방문했을 때 할인된 가격표가 붙은 반찬을 구입해본 경험을 가진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전태유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유통산업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경우”라며 “(특히) 일본의 경우 할인점과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시간한정 세일을 많이 했는데 독신생활자가 많이 늘어난 시기가 1980년대다. 그 무렵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타임세일마케팅이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는 분야는 패스트푸드와 온라인 유통가다.

롯데리아는 심심치 않게 타임세일 전략을 선보인다. 최근의 사례를 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틀 간 이른바 ‘리아데이(Ria day)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간판 버거류를 반값에 판매했다. 같은 달 12일부터 3일간 ‘착한아침메뉴’ 2종을 1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점심메뉴인 ‘맥런치’를 출시하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기존의 세트메뉴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타임세일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 맥도날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기존의 세트메뉴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맥런치’를 선보였다.(사진제공:한국 맥도날드)

최근에는 자사의 대표적 버거제품과 음료로 구성된 ‘맥런치 콤보’ 3종을 출시하고 이달 11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이와 관련, 김기화 맥도날드 홍보팀 이사는 “맥도날드는 아침, 점심시간 대에 다른 메뉴 구성으로 각 시간대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벽시간에 등장한 할인쿠폰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7월 25일 개점 15주년을 맞아 전국 670여개 매장에서 정가 4100원의 아이스커피를 무료 증정하는 행사를 가졌다. 공짜커피가 제공되는 시간은 오후 3시부터 단 한 시간뿐이었다.

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스타벅스 매장 앞은 커피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있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9년 1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무료커피를 증정한 바 있다.

CJ오쇼핑이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CJ오클락은 브라질월드컵이 열렸던 지난 6월 ‘심야필승! 야한 쿠폰’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심야·아침 시간대인 오전 12시부터 7시까지만 앱을 통해 5%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형식이었다. 보통 때라면 새벽시간에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지만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올빼미족’들을 겨냥한 맞춤형 타임세일 전략이었던 셈이다.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은 지난 8월 둘째·넷째주 주말에 BC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8%의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BC카드 88타임’ 행사를 실시했다.

11번가와 롯데닷컴,현대H몰 등 10곳의 온라인쇼핑몰 업체는 지난 12일 금요일 50%이상의 할인을 비롯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마련해 알뜰족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미국의 쇼핑대란일인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를 겨냥, 각 사에서 준비해오던 개별기획전을 통합 진행한 것이다.

▲ cj오클락은 브라질월드컵이 열렸던 지난 6월 ‘심야필승! 야한 쿠폰’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했다.(사진제공:cj오클락)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이같은 전략을 쓰는 데 대해 전태유 교수는 “온라인 유통채널이 많아지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타임세일) 전략을 쓰는 것 같다”며 “(온라인 유통의 경우) 시간과 공간 제약은 없지만 어느 타이밍에 접속해 구매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기 때문에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김준모 엠코어컴퍼니 대표는 “소비자들은 한정된 시간을 보고 조급함을 느끼면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경기가 좋지 않을수 록 이러한 타임마케팅의 효과는 커지는 경향을 볼 수가 있다”고 타임세일 마케팅의 효과를 설명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타임세일마케팅에 대해 “해당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주 좋은 마케팅 방법”이라며 “해당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져온 고객들의 경우, 특정시간대에 할인을 해준다면 충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고 다른 브랜드에 이들을 뺏기지 않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 교수는 “시간과 연동된 세일은 희소성이 있다. (소비자는) 특정시간대에 제품을 싸게 구입했다는 심리적 뿌듯함이 있을 것”이라며 “타임마케팅은 (어찌 보면) 한정마케팅이라고도 규정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타임세일 전략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김준모 대표는 “평소 고가의 정책을 펼치던 브랜드가 이런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기존에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나 시간을 놓친 고객들에게 원성을 살 수도 있다”며 “신규 제품이나 프로모션 제품 등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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