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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읽는 코드 ④ - 디지털 퍼스트 출항
2014년을 읽는 코드 ④ - 디지털 퍼스트 출항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2.19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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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이 떨고 있다

[편집자주] 누적된 사고와 반복되는 미스 커뮤니케이션. 2014년 한 해를 한 문장으로만 요약하자면 그렇다. 연초부터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카드3사는 홍역을 앓았고, 사망자 295명·실종자 9명을 남긴 세월호는 우리사회에 뼈아픈 과제를 남기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앞선 과정 가운데 드러난 위기관리대응의 문제점과 언론계의 기레기 논란, 공감의 부재(不在) 등은 올 한해를 강타한 주요 이슈였다. 그밖에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 공개가 불러온 디지털 퍼스트 바람과 대세로 올라선 병맛 코드 등 2014년을 핵심 이슈별로 되짚어본다.

세월호 - 국가재난시 커뮤니케이션 공백이 필요하다
정보보안 - 위기 전례는 있어도 관리 전례는 없다
기레기 - 자성은 벌써 옛말이 되다
④ 디지털 퍼스트 - 종이신문이 떨고 있다
⑤ 병맛 - 세상의 중심에서 비주류를 외치다
⑥ 공감 - 삭막한 세상 너와 나를 잇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뉴미디어로 통칭되는 급격한 변화 앞에 전통 언론이 강력한 도전을 맞았다. 지난 5월 <뉴욕타임즈>의 ‘혁신보고서(Innovation Report)’가 불씨가 됐다. (관련기사: 디지털 만난 저널리즘, ‘끓는 냄비’ 속 언론의 선택)

전 세계적으로 종이신문의 급격한 하향세가 몇 년 새 계속되는 가운데, 이 보고서는 “가능한 한 최고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일의 과정과 생산 구조를 완전히 다시 생각해서, 최종적으로는 다음날 종이신문에 넣을 만한 최고의 디지털 기사를 다시 고른다”며 달라진 환경을 전했다. ‘선(先) 디지털, 후(後) 종이신문’이 원칙이 되는 셈이다.

▲ 지난 5월 유출된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 표지

세계적 유력지인 <뉴욕타임즈>마저 극도의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보고서 내용에 국내 언론들도 일종의 충격파를 받았다. (관련기사: 혁신없는 언론, 강제조정 or 자연도태) 미국도 급격한 디지털 흐름 앞에선 어쩔 수 없다는 시니컬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국내 언론의 디지털 혁신 방향에 중요한 자극제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주요 언론사에서 모바일 및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거나 디지털 특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의 여러 가지 시도를 펼쳤기 때문이다.

실제 종합일간지로는 이례적으로 <한국일보>가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선언하며 이미지와 동영상 등 비주얼적인 요소를 중시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접점을 넓혀 포털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겨레>는 자체 혁신 보고서를 만들었다. 지난 8월 말에는 온라인 팀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을 진행하기도.

경제지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9월 디지털 퍼스트 방향으로 웹사이트와 CMS(콘텐츠관리시스템) 개편을 단행했다. 바뀐 CMS는 프린트가 중심에 있던 과거와 달리 비디오, 텍스트, 포토, 오디오 등을 입력하면 바로 온라인으로 송고가 되는 시스템이다.

콘텐츠 부문에서도 아기자기한 실험들이 이뤄졌다. ‘그 섬, 파고다’와 같이 기존 뉴스 형식을 파괴한 스토리텔링 및 동영상, 인포그래픽류 기사들이 제작됐고 SNS상에서는 카드 형식(텍스트 중심이 아닌 이미지 내에 짧은 몇 문장으로 정리된 카드 섹션) 기사가 도입됐다. (관련기사: ‘SNS 홍보’, 방송뉴스도 예외없네~)

▲ 아시아경제가 선보인 온라인 기획취재 콘텐츠 '그 섬, 파고다'.

다만 국내 언론의 이같은 노력들이 앞으로도 조직화·체계화될 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부 미디어담당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아직까지는 일회적인 접근이 강하다”며 “이런 콘텐츠 하나를 제작하려면 많은 투자와 시간을 요하는데, 수익이 나지 않기에 주저하는 모양새가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최 차장은 또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의 주요 메시지는 독자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국내 언론들에서는 그런 접근이 거의 없었다”며 “소셜 채널을 운영하면서도 소통이 아닌 뉴스 푸시(push) 정도에만 그쳐, 혁신보고서가 수렴·내재화 되지는 못했다”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특히 독자들과의 협력 저널리즘 패러다임을 만드는 문제가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의 강정수 박사는 디지털 퍼스트를 위해서는 ‘조직 혁신이 먼저’라는 전제를 내세웠다. 국내 거의 모든 언론사의 온라인 담당자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이기에 이들이 조직 내에서 힘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 박사는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룸도 많이 이야기되는데,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반대”라며 “지금 같은 구조에서 통합하면 결국 오프라인 파트가 당연히 힘을 갖게 되고, 그렇게 되면 디지털 퍼스트는 요원한 과제가 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 블로그 기반 신생매체인 ㅍㅍㅅㅅ, 슬로우뉴스, 뉴스 페퍼민트 메인. 모바일 구독을 고려한 ui를 채택했다.

한편, 국내 전통언론들이 디지털 대응에 더딘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상반되게 <허핑턴포스트코리아>나 <인사이트>와 같은 소셜 기반 매체들은 약진이 도드라졌다. 브랜드 인지도나 실제 트래픽에서 상당한 성장을 보였지만, 이들 매체가 적용한 큐레이팅(정보를 일정한 기준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방식) 서비스는 저널리즘의 윤리 문제와 부딪혔다.

주로 다른 매체의보도를 큐레이팅한 기사나 블로거 글로 채워져 있어 심하게는 ‘기사 도둑질’이라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 (관련기사: 큐레이션 뉴스, 신문 위기 구원자될까?) 아울러 시사적 이슈보다는 주로 연애, 성(性) 등 연성적이고 선정적·상업적 이슈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들의 약진과 함께 <ㅍㅍㅅㅅ>, <슬로우뉴스>, <뉴스페퍼민트> 등 블로그 기반의 신생매체들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진순 차장은 “전통 매체는 실시간 검색어 기사를 신경 쓰다 보니 뉴스의 생명력이 24시간에 불과하지만, 이런 매체들은 뉴스의 호흡이 길어 차별성이 돋보인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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