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읽는 코드 ⑤ - 병맛의 대세
2014년을 읽는 코드 ⑤ - 병맛의 대세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2.2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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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비주류를 외치다

[편집자주] 누적된 사고와 반복되는 미스 커뮤니케이션. 2014년 한 해를 한 문장으로만 요약하자면 그렇다. 연초부터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카드3사는 홍역을 앓았고, 사망자 295명·실종자 9명을 남긴 세월호는 우리사회에 뼈아픈 과제를 남기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앞선 과정 가운데 드러난 위기관리대응의 문제점과 언론계의 기레기 논란, 공감의 부재(不在) 등은 올 한해를 강타한 주요 이슈였다. 그밖에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 공개가 불러온 디지털 퍼스트 바람과 대세로 올라선 병맛 코드 등 2014년을 핵심 이슈별로 되짚어본다.

① 세월호 - 국가재난시 커뮤니케이션 공백이 필요하다
② 정보보안 - 위기 전례는 있어도 관리 전례는 없다
③ 기레기 - 자성은 벌써 옛말이 되다
④ 디지털 퍼스트 - 종이신문이 떨고 있다
⑤ 병맛 - 세상의 중심에서 비주류를 외치다
⑥ 공감 - 삭막한 세상 너와 나를 잇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김보성의 의리, 바닥에 드러누워 말 타는 류승룡, 발연기를 선사하는 장수원, 김치 싸대기를 날리는 막장 드라마의 패러디….

▲ 개그우먼 이국주를 모델로 한 액션 rpg게임 월드오브다크니스 광고 이미지.

올 한해를 수놓은 광고·PR계의 최대 인기 키워드는 단연 ‘병맛코드’다. 때론 B급으로 불리며 일부 마니아들만이 공유하던 문화적 코드가 가장 트렌디하다는 광고 시장의 중심에 우뚝 섰다. ▷관련기사: ‘B급’에 꽂히고 ‘병맛’에 물들고~

인기 모델 또한 예쁘고 잘생긴 톱배우들이 아니다. 투박한 어투로 ‘으리’를 외치던 배우 김보성(▷관련기사: ‘강제 전성기’(?) 맞은 의리남)과 식탐송과 과감한 춤사위를 선보이던 개그우먼 이국주, SNL코리아에서 ‘루저’ 감성을 한껏 전달하던 방송인 유병재 등 주로 코믹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이들의 주가가 높았다. ▷관련기사: 요즘 광고계, 이미지 가고 캐릭터 뜬다

때론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의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부부 간 극한 갈등을 다루던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을 패러디하면서 ‘발연기’로 호평(?)받은 장수원을 발탁해 ‘발로 발로 미(follow follow me)~’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는가하면, 롯데칠성음료는 아침드라마나 일일드라마에서 나올법한 극한 갈등 상황을 연출, ‘한방이 필요한 당신께 한방을 권합니다’라면 한방차 광고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 모두가 온라인에서 공개된 바이럴 영상이다. ▷관련기사: 광고계에 부는 ‘막장 바람’

이같은 광고계 흐름과 관련,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올해 강의할 때 기억에 남는 TV광고를 물어보면 김보성이 나왔던 비락식혜 광고라 답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이 광고를 TV가 아닌 인터넷에서 봤다는 사람이 더 많다”며 “매체 환경이 변화하면서 TV만으로는 도달률을 달성하기 어렵기에 부족한 도달률을 채우기 위해 이제 바이럴 영상은 필연적 선택이 되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럴 영상이 인기를 모으면서 몰래카메라 형식의 콘텐츠도 급증했다. 소비자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이벤트로 자사 브랜드와 연관된 실제 경험을 선물하면서 브랜드 친밀도나 공감력을 높이는 시도들이 활발했다.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도달되는 TV 광고와는 달리 온라인 상 영상(콘텐츠)은 일단 사용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자발적 펌과 확산을 통해 더 큰 PR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여러 SNS 채널을 통해 공유하고, 더 나아가 패러디 및 재가공 등 2차 생산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병맛 코드가 주목받는 것 또한 디지털 문법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데서 오는 하나의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류에 편승해 단발적으로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당장은 웃기고 가볍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하나,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떨어지는 콘텐츠들이 많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강정수 연세대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박사는 “유튜브 바이럴 동영상들을 보면 문법은 전통적인 광고가 많다”며 “소비자들 중심으로 이해관계 접점을 형성하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웃기게, 혹은 튀어보려고 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결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배너광고를 비롯해 전통적 광고들은 모바일에서는 그 효과가 급감하고 있어 결국은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새 출구 전략 중 콘텐츠 마케팅이 유효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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