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회사의 잇단 ‘모럴헤저드’…이번엔 성추행
PR회사의 잇단 ‘모럴헤저드’…이번엔 성추행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2.2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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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검찰 조사…PR업계, 우려 속 자성론 제기

[더피알=강미혜 기자] 한 대형 PR회사(홍보대행사) 대표의 성추행 이슈가 업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앞선 ‘찌라시 파동’ 이후, 또 다른 대형사의 ‘추문’이 잇따라 불거졌다는 점에서 업계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진 않을 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일련의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PR회사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자성론도 제기된다.

21일 KBS <9시뉴스> 보도에 따르면, 홍보대행사 대표 A씨가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 21일 kbs <9시뉴스>는 홍보대행사 대표 a의 성추행 소식을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뉴스 화면 캡처.

A씨는 지난 6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노래방에서 20대 신입 여직원을 상대로 강제로 여러 차례 입을 맞추고 포옹하는 등의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KBS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 여직원이 최근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조사에서 A씨가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상당수 PR업계 종사자들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터질 게 터졌다”는 의외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 PR회사 대표는 “사실 (A씨 관련) 그런 얘기들이 예전부터 업계에 돌긴 했다”며 “특히 퇴사한 직원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른 PR회사 관계자도 “진작부터 소문은 있었는데 이번에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A대표 회사는 국내 PR업계를 선도하는 대형사라는 점에서 업계의 충격은 더욱 크다. 투명성·윤리성을 비즈니스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하는 PR업의 대표격 주자들이 잇따라 ‘먹칠’을 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역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도에도 명시됐듯, 그저 그런 회사도 아니고 ‘국내 굴지의’ 홍보대행사가 아니냐. 국내 PR업계를 대표하는 회사고, 본인(A씨) 스스로도 그런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일로 업계 전반에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지난번 찌라시 건도 그랬지만 이번 일도 역시 큰 회사다. 잇단 부정적 이슈가 PR업계, 나아가 PR산업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가 A대표 회사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한 PR회사 대표는 “내부 직원 이탈이나 클라이언트 동요가 없을 수 없다”며 “중장기적으론 다른 PR회사로의 낙수효과가 생겨날 수 있다. 회사 간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PR회사 관계자는 “대표 개인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불거진 일이고, 워낙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회사다 보니 당장 비즈니스상에 영향이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표가 회사를 상징하는 존재인 만큼 중장기적으론 회사 명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R업계 종사자들 “업계 전체 먹칠…윤리의식 강화” 한목소리

성추문 사태가 가뜩이나 ‘인재 기근’에 시달리는 PR업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PR회사 대표는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이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쪽(PR업계)으로 들어오려는 유능한 사람들이 망설인다던지, 색안경을 끼고 돌아설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PR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에 이런 일이 터져 나와 안타깝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을 단순한 ‘추문’으로 보고 끝낼 것이 아니라, PR업계에 잠재해 있는 비윤리적 관행을 근절하는 진정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PR회사 한 관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성들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각광받는 분야가 PR업계다 보니, 종사자의 성비 비중을 보면 여성이 훨씬 높다. 반면 한국적 기업문화가 그렇듯 (CEO를 비롯한) 윗분들은 남성인 경우가 많다”며 “어떻게 보면 이런(성추문)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하는 인더스트리인 만큼 조직문화나 업계 관행 차원에서 윤리의식을 더욱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PR회사 대표 또한 “이번과 같은 일은 PR업계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이든 조직이 커지면서 생길 수 있다”며 “성장주의에 빠져 도덕적·윤리적 가치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한다든지 통제나 관리 안 되는 일을 묵과하고 있진 않은 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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