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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왜 TV에 나오실까
‘사장님’은 왜 TV에 나오실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4.12.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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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모델 대활약, 기업마케팅 전면에 나선 CEO들

[더피알=박형재 기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광고에 출연해 기업을 홍보하는 사례가 눈길을 끈다. 권위를 내려놓고 최고의 전문가이자 리더로서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CEO가 품질을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통해 신뢰감을 높이고 언론 노출 등 이슈몰이 효과가 큰 것이 장점이다. 반면 예상보다 홍보 효과가 미흡하거나 기업에 부정적 이슈가 터질 경우 CF출연은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 CEO들이 TV에 출연해 마케팅 야전사령관으로 나선 이유를 살펴봤다.


KB국민카드가 지난 7월 ‘가온·누리카드’를 내놓으며 시작한 TV광고에는 올 3월 취임한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이 카메오로 깜짝 출연했다.(아래 동영상) “뭘 해도 됩니다”라며 카드 할인 혜택을 설명하는 배우 하정우에게 턱시도 차림으로 서빙하는 중년 웨이터가 김 사장이다. 그는 또 영화관을 찾은 하정우의 뒷줄에 앉아 함께 영화를 감상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광고 담당 임원이 권유해 사장님의 TV출연이 이뤄졌다”며 “언제나 고객 곁에서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김 사장이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조성진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10월 전파를 탄 ‘트롬 세탁기’ 브랜드 이미지 광고에 출연해 ‘세탁기 장인’의 이미지를 뽐냈다. 광고는 고민하는 조 사장의 표정과 함께 “고장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세탁기는 없을까. 36년 동안 오직 세탁기만 생각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을 내보내며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6모션’ 등 LG세탁기의 독보적 기술력을 부각시킨다.

조 사장의 CF 출연은 제작진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광고 속에서 트롬의 기술력을 보여줄 모델을 고민하다, LG세탁기의 성공을 이끈 CEO가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특히 조 사장은 15년전 세탁기 개발실장 시절에도 TV CF에 출연한 바 있어 더욱 화제가 됐다.

“품질-브랜드 자부심 효과적 전달”

정우현 MPK그룹 회장은 미스터피자 TV광고에 지난해 7월 출연, 체조선수 손연재와 함께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신제품 ‘에그타피자’를 알렸다. 정 회장은 에그타월드 입국심사원 역할을 맡아 손연재 선수에게 ‘에그타?’라며 입국 목적을 묻는다. 이에 손연재 선수가 ‘에그타!’로 화답하며 입국을 승인 받고 피자를 맛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아래 동영상)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제품 특성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정 회장이라는 아이디어가 기획 회의 때 나오면서 CF출연이 결정됐다”며 “직접 모델로 나서며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만큼 소비자들도 신뢰를 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상교육은 창립 15주년을 맞아 지난해 7월 브랜드 광고를 공개했다. 양태회 비상교육 대표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온다. 비상교육 측은 “기업 대표의 목소리를 통해 비상교육의 핵심 가치인 교육에 대한 진정성과 함께 ‘사람을 공부합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중견 식품업체 천호식품은 김영식 회장이 출연한 TV광고로 유명해진 대표적인 사례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산수유 제품 TV광고에서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촬영 및 편집비를 통틀어 2000만원이 든 광고 한 편으로 당시 산수유 제품 매출이 70%나 급증했다는 게 천호식품 측 설명이다.

천호식품 홍보 관계자는 “사투리와 친숙함, 꾸밈없는 멘트에 들어있는 진정성이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 같다”며 “식품 규정상 제품의 효능, 효과 등을 직접 말하면 안되는데, 장점을 알릴 방법이 없어 고민하는 모습을 그대로 옮긴 것이 더 믿음을 준 듯하다”고 말했다.

 

▲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cf스타로 떠올랐다. 사진: 광고 영상 화면 캡처.

홍보와 구설수 ‘양날의 칼’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CEO가 직접 나선 첫 사례는 샘표식품의 박승복 회장이다. 박 회장은 지난 1985년 이른바 ‘간장파동’이 터졌을 때 CEO로서는 처음으로 TV광고에 등장, “우리 공장에 한번 와보세요. 샘표간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드십시오”라고 말하며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웠다.

기업브랜드 차원에서 CEO가 광고 모델로 나서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를 본 경우는 지난 1993년 전파를 탄 대우전자 ‘탱크주의’ 광고로 꼽힌다. 당시 광고에서 배순훈 대우전자 사장은 “2000년까지 쓸 수 있는 튼튼한 제품을 만들겠다”며 기술력을 강조했고, 이를 계기로 대우전자의 매출이 30% 급증할 만큼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대우전자 광고의 성공은 삼성, LG와 차별화된 기업브랜드를 명확하게 내세운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품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기능은 떨어질지 몰라도 ‘튼튼해서 오래 쓰는’ 대우 제품의 이미지를 명확히 심어준 것이 소비자에 어필한 것이다.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지난 2005년 초코파이 tv광고에 출연해 ‘말하지 않아도 알아∼’로 시작되는 초코파이 주제가를 불렀다. 사진은 해당 광고 화면 캡처.

TV광고 출연으로 유명 영화배우만큼 인기를 얻은 CEO도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그 주인공.

담 회장은 지난 2005년 2월 초코파이 TV광고에 출연해 ‘말하지 않아도 알아∼’로 시작되는 초코파이 주제가를 불렀다. 미남으로 소문난 담 회장의 CF가 방영된 후 상당수 소비자들은 영화배우로 착각했다는 후문이다. 담 회장은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고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광고에 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CEO의 광고 출연에도 별다른 홍보 효과를 못 보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와 ‘세탁기 파손’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고소돼 검찰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세탁기 파손’ 삼성·LG, 메시지싸움이 법정다툼으로)

▲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10월 전파를 탄 ‘트롬 세탁기’ 광고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세탁기 파손’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사진: 광고 영상 화면 캡처.

삼성전자 측은 자사 세탁기의 제품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LG전자가 고의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벌였다고 주장했고, LG전자는 통상적인 경쟁사 제품 테스트일 뿐 고의파손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라이벌간 자존심 싸움을 대서특필했고, 조 사장의 ‘광고 모델’ 영상도 수차례 뉴스에 노출됐다.

서희건설은 지난 2011년 10월 ‘서희스타힐스’ 브랜드광고에 이봉관 회장의 외손녀들을 배우 한고은 씨와 함께 출연시켰다. 광고대행사는 “전문모델과 달리 친근하고 믿음이 가는 이미지가 광고에서 잘 살아났다”고 평가했으나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CEO가 출연한 광고는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에 비해 해당 업체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크지만, 남발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 광고출연의 이유

최고경영자의 CF 출연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PR전문가들은 품질과 기술력, 브랜드에 대한 기업의 자신감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고경영자는 대중적 인지도가 약해 소비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은 부족하지만 대신 ‘CEO가 직접 품질을 책임진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화제성’을 노리는 효과도 있다. CEO의 광고모델 변신은 특별한 이벤트인 만큼 언론에 여러 번 소개되며 이슈몰이와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된다.

반면 CEO의 CF출현은 리스크가 너무 커 부정적이란 지적도 있다. 대기업 홍보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광고가 큰 인기를 끌면 다행이지만 반응이 별로일 경우 흠 잡힐 가능성이 많아 리스크가 크다”며 “회장이 광고에 직접 나가는 경우는 없고, 전문경영인이 나오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이 역시 조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문경영인의 광고 출연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CEO는 사실상 월급사장인데 회장이 광고 출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며 “자칫 ‘왜 나가서 설치느냐’는 식으로 회장에게 문책당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원식 한국광고종합연구소 소장 역시 “CEO의 광고 출연은 사실상 자기만족이지 홍보효과는 거의 없다”면서 “만일 제품이 안 좋아서 리콜 된다든가 하면 문제가 커진다. CF출연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중에게 어필하려는 의미보다는 ‘내부단속용’ 의미가 있다. 내부 직원에게 사장이 이렇게까지 하니 너희도 열심히 하자 독려하는 측면”이라며 “산수유 광고처럼 대박 난 사례가 있지만 이는 카피가 좋았던 것이지 CEO가 출연했기 때문은 아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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