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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홍보실, 위기관리 잘했다
대한항공 홍보실, 위기관리 잘했다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4.12.31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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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최악으로 진화한 ‘회항 사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피알=정용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사무장 강제 하기(下機)에 대한 위기관리는 성공하지 못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은 끝내 구속 처분됐다. 하지만 대항항공 홍보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어차피 기업 홍보실이 발생시키는 위기는 흔치 않다. 항상 기업의 다른 구성원들이 야기한 위기를 대신 관리해 주는 것이 홍보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위기 발생의 책임을 따질 수는 없다. 홍보실로서는 그냥 할 일을 하는 게 최선이었고, 대한항공 홍보실은 그렇게 했다. (관련기사: 홍보 무능이라고? 홍보 불능이라고!…‘땅콩회항’이 남긴 교훈)

▲ 대한항공 본사. ⓒ뉴시스

대항항공 홍보실은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여론의 반응에 대응하면서 다음과 같은 정성스러운 노력들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황파악이 무척 어려웠음에도 나름대로 상황을 정리했다. 사실 이번 케이스와 같이 제한된 공간에서 발생한 개인적 갈등상황에 대해 사내에서 누가 홍보실의 상황파악에 협조하겠나? 지금도 홍보실이 어떻게 상황파악을 했을까 궁금할 정도다.

물론 이후 최초 대한항공 홍보실이 공유했던 상황이 실제와는 여러 부분 달랐지만 당시의 급박함에선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논란이 불거진 저녁 늦은 시간에도 상황을 트래킹하다 정리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상황변화에 따라 좀 더 지연시키거나 침묵하지 않았다. 공식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내 논란들이 있었을까. (관련기사: 불끄려다 불붙인 대한항공의 ‘사과’)

개인적 논란에 대해 왜 부사장 스스로 입장을 내놓지 않느냐 하는 지적도 있을 수 있지만, 홍보실은 할 수 있는 일을 정해 묵묵히 했다.

대혼란 속 최선의 상황정리

▲ 회항 사태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재소환 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허리숙여 사과하는 모습. ⓒ뉴시스

국토부의 조사 의향이 불거지자 홍보실은 부사장 보호를 위한 상황규정 또한 시도했다. 보도자료를 내서 하기 최종 지시는 기장에 의해 내려졌다 설명했다.

비행기는 약 8m 정도 이동한 상태에서 기장 지시로 다시 토잉카(비행기를 밀어주는 견인차)에 의해 탑승구에 되돌아왔다며, 알려진 대로 ‘램프리턴(탑승게이트로 항공기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토잉카에 의해 이동하는 ‘푸시백’ 상황이라 규정했다. 나름대로 홍보실은 논란의 포인트들에 대한 규명을 통해 부사장을 보호하려 한 것이다.

지속적으로 부정적 추가상황들이 업데이트 됐어도 홍보실은 기존 포지션을 재강조하며 홀딩을 잘했다. 또한 내부적으로 원 보이스(one voice) 체계를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홍보실이 외부 대응 메시지를 정리해 사내 핵심 직원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들도 사실 이런 원 보이스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측면에서 이는 평가 받아야 한다. 단, 해당 메시지 공유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고 달리 해석되는 것이 실무선에서는 안타까웠을 것이다.

지속적 내부 정보의 ‘유출’에도 기업 홍보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을 보여줬다. 폐쇄형 익명 앱이 논란의 소스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직 직원들이 여기저기 사적 상황 해석들을 올렸다. 내부 진행 상황들이 밖으로 흘러나와 돌아다니는 등 홍보실에게는 지옥과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홍보실은 각각에 대응하기보다 무게감 있게 대응하며 언론의 관심을 저하시켰다.

결국 상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CEO의 결단이 있었고 홍보실은 최선을 다해 CEO 메시지를 강조해 커뮤니케이션했다. 절제된 메시지였지만 CEO의 입을 빌어 전달됐다. CEO를 위해 고민하며 메시지를 만들었던 사람들도 홍보실이 아니었나.

▲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복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딸의 과오를 사과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뉴시스

이슈의 중심에 있는 부사장에 대한 책임 범위 논란에 대해서도 홍보실은 일관된 포지션을 홀딩해 주었다. 상황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 및 보고를 통해 심각성을 공유해 최초 부사장의 사직 범위를 재조정할 수 있게 의사결정을 지원했다. 위기 종결을 위한 대한항공의 의지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홍보실은 최선을 다했다.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여러 루머나 악의적 논란 제기자들에 대해 대한항공 VIP들이 법적 대응을 시도하진 않았다. VIP들의 법적 대응 의욕을 관리하는 데도 홍보실의 정무적 감각은 주효했을 것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이전과 다른 겸허한 위기대응 방식이 상대적으로 더 유효했다.

잡기술 배제한 정식 대응

최소 파악한 바로는 대한항공 홍보실은 온라인상 부정적 여론들을 관리하려 ‘물타기’, ‘밀어내기’, ‘혼선주기’ 등과 같은 잡기술로 대응하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의 논란 대응 방식과는 많은 부분 차별화된다. 특히나 VIP 이슈 대응에 대해 대한항공 홍보실은 정석을 지켰던 것으로 보인다.

해외 언론의 가십성 기사들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맞을 비는 맞고 가자’고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무리하지 않았다. 이 또한 대한항공 홍보실이 잘한 부분이다.

국토교통부와 검찰 출석에 있어서도 홍보실은 조 전 부사장 보호와 취재지원을 위해 동시에 최선을 다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리허설’이라는 비아냥을 했지만, 할 것을 했다.

반면 이후 30일 조 전 부사장의 검찰 및 법원 출두 시에는 그런 ‘리허설’이 없어서인지 보기 싫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미 모든 직책을 내려 놓은 조 전 부사장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홍보실이 존재하지 않아 발생한 차이였다.

대항항공의 이번 위기는 CEO의 사과와 부사장의 정부조사, 검찰의 압수수색, 구속영장 발부 등을 거치며 최악으로 진화해 버렸다. (관련기사: 대한항공의 위기관리에서 ‘정직’ ‘투명’이 빠진 이유) 그 과정에서도 홍보실은 최악을 방지하려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대관 및 기타 관련 부서에서 증거인멸이나 말 맞추기 등의 의혹을 만들었다면, 홍보실은 기자들에게 수없이 사정을 하며 그나마 이해를 만들어냈다.

▲ 지난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을 나서는 조 전 부사장을 둘러싸고 질문하는 취재진들. ⓒ뉴시스

다른 위기 케이스들과는 달리 온라인에서는 대한항공 홍보실이 불쌍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그만큼 특이할 만한 위기였다. (관련기사: ‘비행(非行)’이 돼버린 ‘비행(飛行)’, 누구 책임인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한 홍보실 내부의 위기 대응 시스템과 연륜들에 대해서는 인정받아야 한다.

홍보실이 있어 그나마 계속 번질 수 있던 불을 껐다. 대한항공 경영진들은 홍보실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 위기에 대한 책임은 홍보실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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