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으로 범죄 막는다…서울시의 색다른 방범대책
클래식으로 범죄 막는다…서울시의 색다른 방범대책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1.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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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우범지역 5곳 선정, 클래식 음악 방송

[더피알=문용필 기자] 서울시가 ‘클래식 음악’으로 시민안전을 지키는 색다른 시도에 나선다. 이미 해외에서는 실효를 거둔 사례가 있어 이같은 시도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 도시안전과가 최근 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에 게시한 ‘음악으로 지키는 안전한 우리동네’ 추진계획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우범지역화 가능성이 있는 곳 5군데 가량을 선정해 스피커를 설치하고 야간 등 취약시간대에 경쾌하고 밝은 클래식 음악을 송출할 예정이다.

▲ 서울시의 우범지역 클래식 음악 방송 장비 디자인안(사진제공:서울시청)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5일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현재 준비단계”라며 “실제 대상지역 선정은 2월에 해서 4월부터 본격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민선 6기 서울시의 안전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대상지역은 지하보도와 육교, 놀이터, 외곽 버스 정류장 등이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와 서울경찰청, 안전관련 단체 등에 범죄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을 우선 추천하도록 요청할 예정.

다만, 이 관계자는 주택들이 밀집한 골목길의 경우에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발생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원한다면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가 이같은 계획을 내놓은 것은 해외에 이미 성공사례가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영국 켄트의 지하보도는 안전사고와 공공시설 훼손사고가 빈발하는 우범지역이었지만 말러의 교향곡 등을 방송한 결과 시설훼손과 범죄 행위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미네아폴리스 지역 경전철 정류장의 경우, 노숙인이나 10대 청소년이 모여 소란스럽게 하거나 승객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자 클래식 음악을 방송했는데 정류장 주변을 배회하는 청소년들이 떠났다는 것. 이 외에도 클래식 음악을 통해 우범지역에서 효과를 거둔 사례가 몇 건 더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클래식 음악은 대칭성과 아름다움으로 인한 심리 안정효과가 있고 공격적·파괴적 충동을 완화시켜주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또한 “좋아하지 않거나 친숙하지 않다고 느끼는 음악을 들을 때 뇌가 기쁨을 느끼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생성을 억제한다”고 전했다.

▲ 클래식 음악 제공 대상지역 예시(사진제공:서울시청)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안전과 관련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범죄예방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클래식 음악의 경우에는 해외 사례를 보니 괜찮은 효과가 있어서 시범사업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서울시의 움직임에 대해 공공PR 전문가인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정책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던 기존의 예방캠페인에 비해 새로운 소통을 위한 시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예산이 많이 들거나 형식적인 차원이 아니라면 그런 것은 다양한 시도, 도전적인 소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제일기획과의 협업을 통해 부산진구 양정 2동에 인터렉티브 라이팅 메시지 시스템을 적용한 이른바 ‘마 보안등’을 설치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관련기사: SNS 홍보도 ‘누나만 믿어’)

이 보안등은 평상시 보통 보안등과 다름없지만 사람이 지나가면 인체 감지센서가 반응해 바닥에 ‘마!’(부산사투리로 ‘그만!’)라는 글자가 새겨져 재미와 방범이라는 두가지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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