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당한 표현의 자유…“우리도 샤를리다”
테러 당한 표현의 자유…“우리도 샤를리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5.01.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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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佛 언론사 테러, 한국 언론들도 일제히 규탄

언론사 편집국이 총기난사를 당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참극이 7일(현지시각) 파리에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테러의 표적이 된 프랑스의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 담당기자 4명 등 12명이 학살극으로 목숨을 잃었다. 언론을 정조준한 반(反)문명적이고 야만적인 테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언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라며 “언론에 대한 테러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언론에 대한 반문명적 테러를 규탄한다”고 비판했고, 동아일보는 “테러로 언론자유를 겁박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또한 “각국이 힘을 합쳐 테러집단을 규탄·응징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겨레는 “범인 검거 등 후속 조처만큼이나 사회적 갈등과 분열 등 사태 악화를 막는 데도 신경써야 한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9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 프랑스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테러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해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 슬로건도 온오프라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앞에 촛불로 ‘내가 샤를리다’라는 문구가 만들어져 있는 모습. ⓒ뉴시스

<주요 신문 사설>(9일 조간)

▲ 경향신문 = 그들은 민주주의의 심장을 쏘았다 /가로림만 조력발전 갈등 또다시 부추길 셈인가 /전례없는 문화부의 우수도서 선정 취소
▲ 국민일보 = 풍자 저널리즘에 대한 테러는 反문명적 범죄 /개인정보 보호와 간편결제시스템 양립돼야 /농림부 앞마당까지 번진 구제역, 무딘 대응 탓 아닌가
▲ 동아일보 = "우리도 샤를리다"…테러로 언론자유 겁박할 순 없다 /김정은, 삐라ㆍ한미훈련 핑계로 남북대화 걷어찰 건가 /장차관 출신대학 따라 춤추는 문체부의 정치적 인사
▲ 서울신문 = 대통령 신년 회견 '변화'를 담으라 /때 못 가리는 대북전단 살포 자제하길 /모교 동창들에게 자리 몰아준 문체부 장관
▲ 세계일보 = 세계평화ㆍ언론자유 짓밟은 알카에다의 프랑스 테러 /제품 값 탓하는 정부, '경제 살리는 큰 눈' 떠야 /북한, 대화하자며 '北체제유지ㆍ南무장해제' 주장하나
▲ 조선일보 = '문고리 권력자들' 호위무사 자처하는 새누리당 /재벌 총수 자녀라고 20代 임원이 가당한 일인가 /비리 혐의 가스공사 사장, 그를 감싸고돈 일부 사외이사
▲ 중앙일보 = 청년 구직자 희망을 착취하는 못된 인턴제도 /천안함 위령탑을 참배한 정의당 지도부 /언론에 대한 반문명적 테러를 규탄한다
▲ 한겨레 = 세계를 경악시킨 최악의 대언론 테러 /뻔한 질문-답변 오가는 신년회견 안 된다 /'신은미' 마녀사냥의 천박성
▲ 한국일보 = 사이버司 댓글 사건 공소장 변경 필요하다 /담뱃값만 올려놓고 금연대책에는 무관심 /결코 용납해선 안 되는 언론에 대한 테러
▲ 매일경제 =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위기탈출로 보기 이르다 /'기업 내부의 敵' 척결에도 신경써야 한다 /3대조건 내건 北, 과연 고위급회담 의지있나
▲ 한국경제 = 미래 먹거리 바이오벤처, 결국 규제개혁에 달렸다 /현대重 임단협 부결…노조는 경제살리기에 책임 없나 /이슬람 극단세력의 야만적 언론테러, 세계가 규탄한다

중앙일보는 ‘언론에 대한 반문명적 테러를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언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다. 언론에 대한 테러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공격은 세계 언론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샤를리 에브도는 종교적 극단주의와 극우주의를 배격하며 주로 만평을 통해 정치·사회·종교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해온 신문이다. 풍자의 대상에서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때문에 무슬림들의 협박과 테러 위협이 그치지 않았고, 실제로 화염병 공격을 받은 일도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도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 방향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불만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충격적인 테러를 통해 언론의 자기검열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중앙은 그러면서 “성역과 금기를 의식하는 순간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종교라고 해서 비판과 풍자에서 예외일 순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우리도 샤를리다”…테러로 언론자유 겁박할 순 없다’는 사설을 통해 “인근의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에는 ‘표현의 자유’를 응원하는 시민들이 놓고 간 볼펜 수천 자루가 쌓여 있다고 한다. 테러에 위축되지 말라는 의미에서 ‘겁먹지 마(Not Afraid)’라는 구호도 등장했다”며 “세계 각국의 만평작가들은 테러를 비난하는 만평을 내놓았다. 최악의 언론 테러에 맞서 국제사회가 언론자유의 가치를 결연히 수호하기 위해 나선 것에 공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세계를 경악시킨 최악의 대언론 테러’라는 사설에서 “이번 테러는 최근 유럽 전역에서 외국 태생의 주민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한겨레는 “프랑스는 식민주의 역사 등과 맞물려 이슬람권과 갈등을 빚고 있으며 이슬람계 인구 비율이 전체의 10%에 가깝다. 유럽 나라 가운데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정당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나라이기도 하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와 결합할 경우 프랑스 사회가 심한 갈등과 분열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결코 용납해선 안 되는 언론에 대한 테러’라는 사설에서 “테러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배치되는 특정 언론에 불만을 갖고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방치해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고 규탄했다.

또한 “각국이 힘을 합쳐 테러집단을 규탄·응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우리 사회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발을 들일 수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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