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세계최초 3밴드 LTE-A 戰’ 쟁점 분석
이통3사 ‘세계최초 3밴드 LTE-A 戰’ 쟁점 분석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1.12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용화 기준 놓고 SKT-KT·LGU+ 입장차 ‘팽팽’

[더피알=문용필 기자] 이쯤 되면 전쟁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것 같다. 이동통신 3사가 ‘세계최초 3밴드 LTE-A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두고 전면전에 나섰다. 오랫동안 힘겨운 점유율 싸움을 벌여온 이통3사이지만 이번 만큼은 법적분쟁까지 이어질 정도로 눈에 띄게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세계최초로 3밴드 lte-a 사용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사진제공:sk텔레콤)

이번 논란은 SK텔레콤(이하 SKT)이 지난달 29일 세계최초로 3밴드 LTE-A 상용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SKT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유료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 평가단을 구성, ‘갤럭시 노트4 S-LTE’를 한정 출시해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세계최초’를 강조한 관련 광고도 온에어했다.

그러자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이하 LGU+)가 ‘행동개시’에 나섰다. SKT가 세계최초로 3밴드 LTE-A를 상용화 한 것이 아니라는 것. KT는 “편법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SKT를 비난했으며, LGU+는 “SKT가 펼치고 있는 세계 최초 상용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SKT는 ‘세계최초 상용화’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흠집잡기”라고 타사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이통3사가 이같은 첨예한 대립구도에 놓인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최초’ 3밴드 LTE-A 논란을 둘러싼 각 사의 입장을 쟁점별로 살펴본다.

판매용 단말기인가, 체험용 단말기인가?

KT는 “SKT는 삼성전자 측으로부터 고객 사전 체험용으로 수령한 ‘갤럭시 노트4 S-LTE’ 단말 100대를 근거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해당 단말은 ‘고객 판매용 단말’이 아닌 ‘체험단말’이므로 상용화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객 판매용 단말은 제조사 검수가 완료되고 단순 체험용이 아닌 고객 판매를 목적으로 하며 정상적인 가격으로 제조사에서 사업자에게 판매가 돼야 하지만,SKT가 고객에게 제공한 단말은 제조사 검수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 kt가 공개한 ‘갤럭시 노트4 s-lte’ 체험용 단말기(사진제공:kt)
아울러 KT는 “SKT가 상용화 했다고 주장하는 ‘갤럭시 노트4 S-LTE’ 단말을 일반 고객들은 SKT 대리점 및 콜센터 등 정상적인 유통 채널에서 구매할 수 없으며 심지어 공식 온라인 판매채널에서도 판매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업계에서 상용화된 단말기라고 하면 제조사가 공식 출시를 발표하고 출고가를 알려주게 돼 있는데 SKT가 팔았다는 단말기는 삼성전자가 출시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LGU+의 입장도 비슷하다. LGU+ 측은 “LGU+는 지난해 6월 이미 3band LTE-A 상용망에서 시험용 단말을 통한 속도 측정 등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완료했다”며 “실제 고객 판매용이 아닌 체험용 테스트 단말기로 최초 상용화를 주장하고 있는 SKT의 논리대로라면 LGU+는 이미 지난해 6월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SKT 관계자는 “고객에게 단말기를 판매했고 (구입한 고객은) 요금제를 통해 쓰고 있다”며 “상용화를 위한 조건은 네트워크와 단말기 판매, 그리고 고객이 요금제를 내고 쓰느냐인데 세 가지 모두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건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상용화가 맞다는 얘기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단말기의 수량이 적어서 한정으로 판매하면 무조건 상용화가 아닌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제조사인 삼성전자 관계자는 “(SKT와 KT) 양사에 체험용 단말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현재 KT는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단말기로 체험단을 운영 중이지만 체험기간이 끝나면 단말기를 모두 회수할 예정이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공한 단말기가) ‘판매용이다, 체험용이다’하는 것을 저희가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SKT가 공시한 판매가, 제조사 출고가와 맞을까?

SKT 관계자는 상용화 조건 충족 근거 중 하나로 갤럭시노트4 S-LTE의 출고가와 지원금을 공시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SKT가 운영하는 ‘T월드’ 사이트에는 해당 단말기의 판매가가 89만9900원, 지원금이 10만원으로 공시돼 있다.

그러나 KT 관계자는 “(단말기가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출고가를 어떻게 정할지는 모르는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제조사가 특정 통신사용이 아닌 보편적으로 단말기를 출시할 때는 출고가를 내게 돼 있고 (통신사는) 이를 통보받고 지원금을 어떻게 할지 정하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그런 프로세스를 거치게 돼있는데 그런 관행들을 다 깨고 제조사가 공식출시하기 전에 테스트폰을 받아 팔았다고 하면 그것도 상용화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SKT가 공시한 출고가와) 삼성전자의 출고가가 얼마나 정확하게 합이 맞는지도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GSA 보고서에 게재, 공식적인 ‘세계최초’ 인증인가?

SKT가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가 발간하는 LTE 관련 보고서에 자사의 3밴드 LTE-A 서비스가 세계최초 상용 서비스로 게재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GSA는 에릭슨, 퀄컴, 화웨이 등 글로벌 핵심 통신장비 사업자들이 이동통신 관련 진화 발전 및 통신장비와 단말 표준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단체라는 것이 SKT측의 설명이다.

SKT는 “GSA는 지난 7일 발간한 LTE 관련 보고서인 ‘LTE로의 진화 리포트(Evolution to LTE Report)’에서 SK텔레콤이 지난 해 12월 29일 ‘3band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SKT가 2014년 2분기 2.1GHz 대역에서 LTE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 12월29일 세계 최초로 3band LTE-A를 상용화했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SKT의 3밴드 LTE-A 광고에도 자막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KT 관계자는 “GSA가 월간 리포트를 내지만 실제 리포트를 보면 전세계 각국의 통신 이슈들을 모아 인용하고 브리핑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말 그대로 리포트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SKT의 보도자료를 요약 브리핑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GSA가) 공식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인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GSA에서 어떤 심의절차를 거쳐서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세계최초 3밴드 LTE-A’ 광고에 제동건 KT·LGU+

KT는 지난 10일 SKT의 ‘3밴드 LTE-A’ 광고에 대해 법원에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LGU+도 별도로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입장이다.

▲ sk텔레콤의 3밴드 lte-a 광고 (사진: 해당광고화면 캡쳐)

해당 광고에는 “SK텔레콤 20년 고객, 김일두 씨에게 LTE 보다 4배 빠른 광대역 LTE-A 세계최초 상용화 소식을 들려드렸습니다”라는 카피가 적시돼 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보고 네트워크를 이용해 보려 해도 당장 (3밴드 LTE-A 단말기가) 고객들에게 판매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오인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이 민감하기도 하다”며 “그런 이유로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LGU+ 관계자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SKT가)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에 너무 연연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SKT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KT와 LGU+의 움직임에) 어울려주는 것 자체가 논란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저희는 (세계최초 상용화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대응해야 할 이유조차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