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안선혜 기자] 남대문 신한은행 본점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길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이 대기행렬에 자꾸만 부딪힌다.
줄을 서 있는 사람도 지나가는 사람도 서로 신경 쓰이는 모습.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명 괄호라인 프로젝트가 발동했다.
괄호라인 프로젝트는 바닥에 ‘] ▶▶▶▶▶ [’ 모양의 괄호 스티커를 부착해 자연스럽게 동선을 정리한 것이다.
실제 스티커가 붙자 사람들은 꺽쇠 괄호 라인에 맞춰 줄을 서기 시작한다. 화살표가 그려진 부분은 자리를 비워 놓으면서 보행자를 위한 통행공간이 확보되고, 보행자와 대기행령이 뒤엉키는 불편함이 사라졌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가 LOUD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같은 시도는 서울시가 협력해 실행하고 노하우 큐레이션 미디어 ‘쉐어하우스’가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LOUD는 ‘Look over Our society Upgrade Daily life(우리 사회를 살펴보고 일상을 업그레이드하자)’의 약자로, 시민들의 힘으로 생활 속 현장의 문제를 개선해 작지만 큰 변화를 이루자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영상으로 제작된 괄호라인 프로젝트 외에도 후미진 골목 흡연 청소년을 직접 대상으로 한 금연 포스터, 성형광고 부작용 동시 표기 독려 캠페인 등 25개 가량의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행 인원은 고작 3명에 불과하지만 협력 파트너들은 다양하다. 앞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준 쉐어하우스를 비롯해 수제 가구 브랜드 ‘아이네클라이네 퍼니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린팅 슈즈 브랜드 ‘토레로’ 등이 참여하고 있고, 서울시 등 중앙정부 기관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강영호 사진작가와 같은 개인이 나서주기도 한다.
적은 인원임에도 다양한 공공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건 이 파트너들 덕분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실행 중인 장종원 공공소통연구원은 “버스정류장 (괄호라인) 프로젝트는 굉장히 반응이 좋아서 동영상 뷰 120만을 넘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문제였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충격을 받는 한편,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도전을 받았다는 의견들도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