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R회사에 부는 글로벌風
국내 PR회사에 부는 글로벌風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1.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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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제휴, 해외 네트워크 형성 등…보여주기식 한계도

[더피알=안선혜 기자] 국내 시장의 저성장세와 경기 불확실성은 PR회사에게도 글로벌화를 부채질하는 강력한 동인이 되고 있다.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논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 PR회사들은 글로벌 회사와의 제휴를 비롯해 권역별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별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역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08년 KPR이 퍼블리시스그룹(Publicis Groupe)의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MSL그룹과 손잡고 MSL코리아오피스를 설립하며 제휴관계를 맺은 후로, 2009년엔 미디컴이 중국 최대 규모 PR회사인 블루포커스와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런 일련의 전략적 제휴들은 선진 PR시스템을 교류하고 서로 간 고객사를 공유한다는 이점은 있으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질적이고 긴밀한 교류보다는 시장 동향을 알려주는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종사자는 “제휴를 통해 업무 상에서 얻는 실직적인 효과보다는 글로벌사와 제휴를 했다는 일종의 보여주기식 홍보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레인은 지난 2013년 케첨(Ketchum)과의 독점적 제휴 관계가 종료된 후 전략적 제휴보다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지역·대륙별 우수 에이전시를 찾아 그때그때 손잡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특정 회사만을 고집하기보다는 고객사의 요구나 예산의 범위 내에서 가장 적합한 현지 대행사를 찾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승봉 프레인 사장은 “글로벌 에이전시 같은 경우는 반드시 자기네 네트워크를 써야 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자유롭고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현지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함께 작업하면서 로컬 프랙티스를 배우는 중에 있다”고 전했다.

보여주기식 제휴 지양, 긴밀한 관계 형성이 관건

미디컴은 PR회사들의 아·태 연합 네트워크를 출범시킬 구상 중에 있다. 각국 정부가 EU의 모델을 본 따 아시아연합 블록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 역시 그런 흐름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기존 네트워크가 자칫 느슨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과 달리 한국,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터키, 폴란드, 호주, 인도네시아 등 국가별 독립 에이전시들이 하나처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서로 간 자원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자원관리시스템 구축이 현재 논의, 진행 단계에 있다. 하나의 데이터베이스(DB)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각사의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네트워크 구축과 더불어 법인 설립도 검토 중에 있는데, 아·태 네트워크 본부로 가장 유력한 곳은 홍콩이나 싱가포르로 점쳐지고 있다.

미디컴 관계자는 “향후 늘어날 PR 수요가 중국 쪽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과 관련성이 있고 같은 언어권에 있으면서도 지정학적으로 가운데 있는 도시가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하나의 강압적 통제 시스템이 아닌 각 기업이 독립적으로 돌아가되, 통합 관리되는 구조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마트와 같이 입점 업체의 주인은 다 다르나, 하나의 공간을 쓰면서 집객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PR회사들이 이렇듯 해외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건 고객사인 기업들이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영이란 키워드는 오래된 소재지만, 큰 기업을 넘어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까지 본격적으로 본류를 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재철 피알와이드 대표는 “중소·중견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 CEO들도 현지 정착을 위한 홍보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일련의 흐름을 전했다.

고객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이를 따라잡기 위한 PR회사들의 노력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사와의 제휴도 여전히 유효하다. 현지 시장을 모르고 글로벌 시스템을 모르는 상황에서 제휴는 여전히 PR회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되고 있다.

글로벌 PR사들 역시 국내 PR회사들과의 접촉을 꾸준히 타진하고 있는 추세다. 이 대표는 “피알와이드도 최근 몇 개 글로벌PR회사의 제안을 받아 그 중 한 곳과 제휴를 검토 중에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올해 안으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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