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에서 소통 노하우 배워야
‘국제시장’에서 소통 노하우 배워야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5.01.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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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다른 사람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혁신 의지 필요

[더피알=최영택] 영화 <국제시장>이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작년 <명량>의 1761만 흥행기록을 넘어서진 못할 듯하지만, 윤제균 감독에게 국내 최초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쥐어주고, 주인공인 배우 황정민도 1000만을 넘긴 배우로 만들어 줬다.

▲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윤 감독은 ‘하루 12시간만 촬영한다. 연장시는 추가수당을 지급한다’등의 내용을 담은 ‘표준 근로계약서’라는 영화판에서 보기 드문 제도를 도입하고, 막내 스텝에게까지 1000만 관객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아가 국제시장의 흥행은 부산의 국제시장을 비롯 광명시장 등 재래시장에 관광객 증가와 먹거리 관광 등의 활기까지 불어넣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이 성공한 이유는 윤 감독이 아버지 세대가 살아 온 질곡의 근대사를 스토리텔링과 특수효과로 실감나게 재현했고, 경험세대인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70대 할아버지에서 10대 손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객층을 끌어 모은 데 있다.

실제 관객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려는 윤 감독의 의지가 스토리와 장면 하나하나에 배어있다. 지금껏 1000만 관객을 넘긴 12편의 영화를 봐도 현란한 특수효과보다 이처럼 감독이 연출하는 세계 속으로 관객이 빠져 들고 감독의 소통의지에 감동하는 힘이 있다.

반면 요즈음 청와대를 보면 위부터 아래까지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인(人)의 장막에 가려 국민들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지, 내편만 믿고 내편이 하는 듣기 좋은 얘기만 골라서 듣는 것인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용감한 신하(?)가 없는 것인지 전 언론이 ‘불통 청와대’를 비난한다. 이젠 ‘창조정부’가 아니라 ‘불통정부’라고 칭해야 할 것 같다.

영화 국제시장을 단체관람만 할 것이 아니라 윤 감독을 초청해 소통의 노하우에 대한 강연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어느 언론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고립’되었다는 표현까지 했다. 내 사람 아끼고 끝까지 신뢰하는 통치 스타일이 장점일 수 있지만, 지금은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때로는 과감하게 바꾸고 혁신하는 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국제시장' 관람을 위해 cj 손경식 회장, 감독 윤제균, 배우 김윤진 등과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기업 경영에도 감동과 소통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에게는 대학 졸업 시까지 1만달러만 주고, 자신의 소유주식 전부를 사회에 기증한다”는 유언장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모바일 메시지로 복사, 전파돼 큰 울림을 준다.

그에 비해 회사 상장으로 수조원의 이익을 챙겼다거나,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언론보도는 그 기업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

대한항공 오너 딸의 ‘땅콩회항’ 일탈 행위 뒤로 그 동안의 황제경영을 비난하는 임직원들의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SNS를 통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오직 변호사들만 대한항공 오너 일가를 감쌀 뿐이다. 평소 임직원을 한 배에 탄 식구로 존중하지 않고 돈 주고 고용한 하인이라는 개념으로 대하고 무시한 데서 나타난 결과다.

이제 기업의 경영 자세도 사내커뮤니케이션도 사회공헌 방식도 디지털 시대, 모바일 시대라는 사회흐름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수 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호의적인 기업이미지도 SNS 메시지 하나에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고 특히 오너의 일탈행위는 더욱 타격이 크다.

홍보팀은 이러한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SNS, 인터넷 플랫폼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기관리 시스템과 위기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오너나 CEO들이 영화 ‘국제시장’의 감독마냥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의지를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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