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KPRCA 홍보팀장 될랍니다”
“올 한해, KPRCA 홍보팀장 될랍니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2.0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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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재만 한국PR기업협회 신임 회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인터뷰 내내 ‘KPRCA’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올 한해 KPRCA 홍보팀장으로 뛰겠다고 했다. PR업계의 구심점이 되는 데 조력자가 되겠다는 각오도 여러 차례 피력했다. 한국PR기업협(KPRCA) 15대 회장으로 선출된 안재만 애플트리PR컴퍼니 대표의 취임 포부다.

안 회장은 “PR업계가 어려운 이때 더욱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협회를 꾸려갈 생각”이라며 “협회 존재감을 보여줌으로써 PR이 필요하는 순간이면 가장 먼저 KPRCA를 떠올리고 먼저 의논하는 상대로 여기는 인식의 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한국pr기업협회 신임 회장이 된 안재만 애플트리pr컴퍼니 대표. /사진: 성혜련 기자

요즘 PR업계가 참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고민이 많으실 듯한데.

경기도 안 좋고 전통 미디어의 하향세가 빨라지면서 그 여파가 PR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제언론홍보만 맡아달라고 하는 클라이언트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특히 지난해 상반기엔 세월호 참사로 업계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는데, 하반기조차도 크게 나아지지 않아 더욱 어려웠다고들 합니다.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지점에서 PR회사들마다 고민이 많아요. 이런 때일수록 KPRCA(한국PR기업협회) 존립감 내지는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R업계 가장 큰 현안이라면.

먹고 사는 것이죠. 작년도 그랬고 재작년도 그랬지만 올해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신규 클라이언트 구경도 못해봤다는 회사도 있을 정도니까요. 지금과 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돌파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듯합니다. PR업 외의 다른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 시장 파이를 키우거나 개별 회사들이 각자 전문성을 강화하거나. 업계가 변화함으로써 PR서비스의 개념, PR회사의 정체성에 대한 규정도 새로 써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엔 몇몇 PR회사가 좋지 않은 일로 구설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PR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는데요, 그 과정에서 협회가 제 역할을 못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던 게 사실입니다.

문제를 일으킨 회사 중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도 있었고 아닌 회사도 있었는데요. 소속 여부를 떠나 PR업이란 연장선상에서 협회로 시선이 쏠렸고, 저희 내부에서도 해당 이슈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호된 질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협회를 꾸려갈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KPRCA 회원사라면 윤리적 문제에서 만큼은 보증할 수 있다는 일종의 ⓚ마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상반기는 그 부분에 주력할 것이고요. 세미나나 교육, 공청회 등을 통해 PR업계의 윤리적 문제를 공론화해 개선 방향성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여러 면에서 협회가 중심이 돼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올해 계획은 어떻습니까.

우선 KPRCA 자체의 홍보를 열심히 하려 합니다. 아직도 협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잠재 클라이언트가 많아요. 협회 존재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회장 타이틀을 달았지만 KPRCA 홍보대행을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그 기조에 맞춰 올해 협회 운영의 방향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장 엄청난 걸 할 순 없으니 협회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되는 홈페이지(www.kprca.or.kr),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prca)부터 활성화할 생각이에요. 홈페이지를 통해 각 회원사의 크고 작은 뉴스를 공유해 실무 차원에서 여러 콘텐츠와 아이디어가 있는 움직이는 공간으로 만들려 합니다. 실상 협회 안에서도 서로 간 정보에 목말라 있으니까요.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지난해 론칭했는데 아직 ‘좋아요’ 수가 200여명 선에 그쳐 있어요. 적어도 1000명 이상은 돼야 업계 소식이 순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홍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 디지털팀 멤버 한 사람을 협회 페이스북 담당자로 내정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약간 손해(?)일 순 있어도 직을 맡은 이상 잘 하기 위해 노력하고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희생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KPRCA 홍보를 보다 공격적으로 하자는 취지로 광고 집행도 계획하고 있어요. <더피알>과도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하려고요. 중견기업협회나 여러 연합회 등 PR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누구라도 가장 먼저 KPRCA를 떠올리고 먼저 의논하는 상대로 여기는 인식의 틀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협회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회원사들끼리도 경쟁관계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밀주의가 있긴 해요. 심지어 좋은 뉴스도 대외적으로 잘 알리지 않습니다. 감추기 바빠요. 클라이언트 홍보는 잘 하는 회사들이 정작 자기PR은 못하는, 어떻게 보면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앞으론 협회 회원사들끼리라도 비딩 공고나 결과 등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신규 클라이언트를 영입하면 협회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요. 소속 회원사가 잘 나간다는 건 협회 차원에서도 큰 자랑이니까. 그렇게 아주 조금씩이라도 서로 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려 합니다. 궁극적으로 회원사들은 소속감과 자긍심을 갖고, 바깥에선 PR업계의 이슈는 KPRCA를 통해 듣고 아는 구심점으로서 역할 할 수 있었으면 해요.

KPRCA는 2000년 말 창립돼 15년 역사를 갖고 있지만 몇 년 째 회원수가 30여개로 제자리걸음입니다. 협회가 PR업계 구심점으로써 힘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회원사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야 할 텐데요.

▲ 안재만 회장은 한국pr기업협회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협회 홈페이지(www.kprca.or.kr)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prca).
저희도 지금껏 회원사 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만,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협회가 줄 수 있는 메리트를 먼저 제시하자는 겁니다. 바깥에서 봤을 때 부러운 게 많은 집단이 되는 거죠. 올해 KPRCA 홍보라는 키워드를 제일 먼저 끄집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회원사들에게 실질적 혜택도 줘야겠죠? 가령 여행사를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와 MOU를 맺어 항공료 할인 등을 해준다든지 해서 사소한 것이지만 기분 좋은 일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저희는 버즈집단이니깐 PR이 필요한 단체·기관과 손잡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에서 회원사의 혜택을 고민해 볼 생각이에요. 해외 PR협회나 단체와도 MOU를 추진할 생각도 하고 있고요.

지난해 협회는 PR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서비스 피(fee) 기준 마련에 힘썼습니다. 학계와 함께 피 문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학회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이론을 현실에 도입하는 데 갭(gap)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야무야 돼버렸고요. 단가 700만원 이하는 안 하겠다고 협회 차원에서 선언을 해본들, 500만원만 받아도 하겠다는 곳이 사실상 너무 많아서 시장에서 의견이 관철되기 어렵습니다. 소속 회원사가 50개고 비회원사가 20개라면 가이드라인이 실효를 거둘 수 있겠지만, 아직은 협회가 소수자이기 때문에 시장지배력 있는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것이죠. 그래서 거듭 강조하지만 올해는 협회를 알려 존재감을 키우려 하는 것이고요.

PR산업으로 성장하려면 피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객관적 데이터들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됩니다. 개별 회사의 매출이나 수익에 대한 숫자가 집계되지 않으니 전체 PR산업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다는 거죠. 이 부분에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어떤 식으로든 문제제기를 해보겠습니다. 데이터를 공개하면 손해를 본다는 그런 인식이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이긴한데… 어쨌든 저 역시 그간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고, KPRCA를 알리겠다는 본질에도 꼭 필요한 일이기에 깊이 있게 고민하고 논의해보겠습니다.

최근엔 PR업계가 과·차장급 실무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직이 잦은 업종인 데다, 최근엔 출산과 육아를 위해 업계를 잠시 떠나는 분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서비스를 담당하는 에이전시 인력을 인하우스에서 빼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겁니다. PR회사 입장에선 실컷 트레이닝시키고 남 좋은 일만 하게 되는 격이죠.

직원들도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옮기면 마치 스스로 영전한다는 생각을 하는 듯합니다. 앞으론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로 이동하는 PR인들이 더 큰 자부심을 갖도록 건강한 토양을 만드는 일에 저를 포함한 선배 PR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서두에서 언급하셨듯 PR시장의 위축은 전통 미디어 시장의 어려움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PR업계가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퍼블리시티(대언론홍보)가 큰 축인 회사도 많은데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한시바삐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저희 회사를 예로 들면 6년 전 대비 디지털과 디자인 인력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홍보 비중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가 되겠죠.

업계 내부적으로 온라인 영역이 확장되면서 눈여겨볼 대목은 퇴사율이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기자를 상대하는 오프라인 홍보는 워낙 사람에 시달리고 고생들을 하니까 회사를 관두는 직원들이 꽤 있었는데, 온라인 홍보는 상대적으로 덜하니까요. 새로운 영역이다 보니 전문성을 더 많이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작용했겠죠.

여러 모로 향후 3~4년 내에 PR회사들도 오프라인(=언론홍보)을 제외한 온라인PR만으로도 다른 분야 에이전시들과도 대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퍼블리시티 외 차세대 서비스에 대해선 어느 PR회사나 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통합 커뮤니케이션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에이전시 간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광고회사, 웹에이전시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인데 PR회사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떤 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이종교배입니다. 다른 서비스 영역을 PR회사 체제에 맞게 최적화하는 겁니다. 실제 저희 회사도 그렇고 몇몇 회원사들이 전통적인 PR 서비스와는 전혀 다른, 참신한 영역을 개척하거나 이종 간 협력,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PR 1세대들이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합쳤다면 지금은 서비스를 다양화하기 위해 몸집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업계 발전을 위해 <더피알>에 건의하거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실무에 필요한 좀 더 구체화된 케이스들을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하나의 사안에 있어서도 다른 시각, 다양한 사람의 의견이 반영됐으면 합니다.

PR이란 건 정답이 없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전문가 풀(pool)이 한정돼 있다는 느낌이에요. 선진 PR시장의 사례를 번역한 글이나 정리한 기사, 교과서에 나올법한 정석을 얘기하는 것도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PR현장에서 실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생생한 스토리들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KPRCA가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며 흥미로운 사례,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할 수도 있겠네요.

KPRCA 신임 회장으로서 협회를 알리겠다는 마음이 인터뷰 내내 느껴질 정도로 각오가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협회 회장 자리는 기업체 홍보팀장과 같다고 봐요. 안으론 사내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있고, 바깥에선 다른 시장의 도전에 대한 부분도 풀어야 하고 지금처럼 미디어와의 관계도 염두에 둬야 하는 등 3~4개의 어려운 과제와 마주합니다. 일반적인 PR업무는 우선순위에 따라 해결하면 되지만 이건 균등하게 압박(?)이 들어오기 때문에(웃음) 어떻게 보면 더 어렵습니다.

회장이 됐다고 협회를 끌어가려 하기보다, 스스로 낮추고 회원사들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과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저 스스로 흠 잡힐 일을 안 하도록 노력해야겠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올해 KPRCA 자체의 홍보와 회원사 유치에 기여하는 일이 있다면 뭐든 하겠다가 제1 목표입니다. 또 지난해 PR업계를 강타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협회가 나서서 하나의 마크를 제시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고요.

KPRCA 홍보팀장으로서 (기자 명함에 새겨진 온전한커뮤니케이션이라는 더피알 회사명을 가리키며) 제가 할 일을 잘 하기 위해 온전하게 커뮤니케이션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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